외국 음식점에 외국인 요리사 없다?

입력 2009.12.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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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베트남이나 태국 같은 동남아 음식 전문 식당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지역의 경우 현지 출신 외국인 요리사를 보기 어려운데요.

어찌된 사정인지 정연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20곳 넘는 외국 음식점들이 밀집한 경기도 안산 다문화 마을입니다.

정락범씨는 지난 5월 이곳에 태국 음식점을 내기 위해 태국에서 직접 현지인 요리사를 데려왔습니다.

정식 채용을 위해 취업 비자까지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출입국관리사무소는 관광협회가 지정하는 '관광식당'에 취업하려는 경우에만 비자를 내줄 수 있다며 비자 발급을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정 씨는 관광식당 지정을 받기 위해 관광협회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협회는 태국 음식 전문 요리사가 먼저 채용돼 있어야 관광식당으로 지정해줄 수 있다며 퇴짜를 놓았습니다.

관광식당 지정이 먼저다, 요리사 채용이 먼저다 라며 두 기관이 모순되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정락범(음식점 운영) : "3개월 동안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갔다가 관광협회 갔다가.. 다시 출입국관리사무소 갔다가.. 문을 닫아야되겠다는 생각밖에 안들죠."

이처럼 외국 음식점을 내려는 사람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는 상황은 규제가 완화된 서울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 밀집지역에서도 현지 맛을 제대로 내는 식당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파키스탄 식당주인 : "저희 외국인 식당에는 요리사가 제일 중요해요. 왜그러냐면은 지금 저희 가족들이 요리를 하는 것은 사람들이 맛이 없어가지고 안 들어오는거에요."

상충하는 두 기관의 법 적용 속에 다문화의 한켠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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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 음식점에 외국인 요리사 없다?
    • 입력 2009-12-12 09:00:32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요즘 베트남이나 태국 같은 동남아 음식 전문 식당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지역의 경우 현지 출신 외국인 요리사를 보기 어려운데요. 어찌된 사정인지 정연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20곳 넘는 외국 음식점들이 밀집한 경기도 안산 다문화 마을입니다. 정락범씨는 지난 5월 이곳에 태국 음식점을 내기 위해 태국에서 직접 현지인 요리사를 데려왔습니다. 정식 채용을 위해 취업 비자까지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출입국관리사무소는 관광협회가 지정하는 '관광식당'에 취업하려는 경우에만 비자를 내줄 수 있다며 비자 발급을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정 씨는 관광식당 지정을 받기 위해 관광협회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협회는 태국 음식 전문 요리사가 먼저 채용돼 있어야 관광식당으로 지정해줄 수 있다며 퇴짜를 놓았습니다. 관광식당 지정이 먼저다, 요리사 채용이 먼저다 라며 두 기관이 모순되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정락범(음식점 운영) : "3개월 동안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갔다가 관광협회 갔다가.. 다시 출입국관리사무소 갔다가.. 문을 닫아야되겠다는 생각밖에 안들죠." 이처럼 외국 음식점을 내려는 사람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는 상황은 규제가 완화된 서울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 밀집지역에서도 현지 맛을 제대로 내는 식당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파키스탄 식당주인 : "저희 외국인 식당에는 요리사가 제일 중요해요. 왜그러냐면은 지금 저희 가족들이 요리를 하는 것은 사람들이 맛이 없어가지고 안 들어오는거에요." 상충하는 두 기관의 법 적용 속에 다문화의 한켠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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