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제방 헐고 갯벌 복원

입력 2009.12.2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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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토의 95%가 간척지인 네덜란드가 몇년 전 부터 제방 일부를 허물고 있습니다.

갯벌을 살리기 위해서인데요.

박순서 기자가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끝없이 펼쳐진 갯벌 위로 노을이 내려앉습니다.

황금 들녘으로 바뀐 갯벌은 철새들 차지가 됐습니다.

몸을 웅크리고 잠을 청하기도 하고 갯벌에 숨은 먹이를 찾아 부지런히 부리를 움직입니다.

이런 풍경이 저절로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갯벌복원을 위해 곳곳에 박힌 말뚝제방 일부를 허물면서 일어난 변화입니다.

땅을 만들기 위해 퇴적물을 가두던 말뚝제방에 물길을 내면서 썩어가던 갯벌이 되살아난 것입니다.

떠났던 철새들도 돌아왔습니다.

육지와 갯벌 사이 염생습지에도 제방을 뚫어 물길을 냈습니다.

제방을 쌓아서 땅을 넓히거나 홍수를 막는 것보다는 갯벌 복원이 더 가치있다는 것을 시행착오 끝에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욥 헬링카(홀워드 자연보호협회장) : "바닷물을 흐르게 해 간척지를 예전 상태로 돌려 이 지역을 훨씬 더 가치있게 활용하고 있다."

염생습지가 살아나면서 홍수피해도 줄었습니다.

습지가 물을 가둬 물이 넘치는 걸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잃었던 생태계도 되살아났습니다.

네덜란드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염생습지의 복원입니다.

이렇게 되살아난 습지들은 소나 양을 키우는 방목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염생습지가 끝없이 펼쳐져 있는 이곳 아믈랜드도 모래언덕처럼 보이는 제방들이 바닷물이 드나드는 걸 막아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곳곳에 물길을 내 바닷물이 흐르게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미하엘 키비츠(자연보호협회장) : "네덜란드는 95%가 간척지라 5% 정도만 자연 그대로 남아있다. 이렇게 자연이 보존된 지역은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네덜란드 북쪽해안에 자리 잡은 작고 아담한 이 섬에 해마다 6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이유입니다.

바닷물이 드나들면서 되살아난 갯벌, 네덜란드 사람들은 제방을 쌓는 일보다 자연상태로 되돌리는 일이 더 어렵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KBS 뉴스 박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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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 제방 헐고 갯벌 복원
    • 입력 2009-12-25 22:00:54
    뉴스 9
<앵커 멘트> 국토의 95%가 간척지인 네덜란드가 몇년 전 부터 제방 일부를 허물고 있습니다. 갯벌을 살리기 위해서인데요. 박순서 기자가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끝없이 펼쳐진 갯벌 위로 노을이 내려앉습니다. 황금 들녘으로 바뀐 갯벌은 철새들 차지가 됐습니다. 몸을 웅크리고 잠을 청하기도 하고 갯벌에 숨은 먹이를 찾아 부지런히 부리를 움직입니다. 이런 풍경이 저절로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갯벌복원을 위해 곳곳에 박힌 말뚝제방 일부를 허물면서 일어난 변화입니다. 땅을 만들기 위해 퇴적물을 가두던 말뚝제방에 물길을 내면서 썩어가던 갯벌이 되살아난 것입니다. 떠났던 철새들도 돌아왔습니다. 육지와 갯벌 사이 염생습지에도 제방을 뚫어 물길을 냈습니다. 제방을 쌓아서 땅을 넓히거나 홍수를 막는 것보다는 갯벌 복원이 더 가치있다는 것을 시행착오 끝에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욥 헬링카(홀워드 자연보호협회장) : "바닷물을 흐르게 해 간척지를 예전 상태로 돌려 이 지역을 훨씬 더 가치있게 활용하고 있다." 염생습지가 살아나면서 홍수피해도 줄었습니다. 습지가 물을 가둬 물이 넘치는 걸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잃었던 생태계도 되살아났습니다. 네덜란드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염생습지의 복원입니다. 이렇게 되살아난 습지들은 소나 양을 키우는 방목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염생습지가 끝없이 펼쳐져 있는 이곳 아믈랜드도 모래언덕처럼 보이는 제방들이 바닷물이 드나드는 걸 막아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곳곳에 물길을 내 바닷물이 흐르게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미하엘 키비츠(자연보호협회장) : "네덜란드는 95%가 간척지라 5% 정도만 자연 그대로 남아있다. 이렇게 자연이 보존된 지역은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네덜란드 북쪽해안에 자리 잡은 작고 아담한 이 섬에 해마다 6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이유입니다. 바닷물이 드나들면서 되살아난 갯벌, 네덜란드 사람들은 제방을 쌓는 일보다 자연상태로 되돌리는 일이 더 어렵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KBS 뉴스 박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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