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염화칼슘 마구 뿌려도 되나?

입력 2009.12.3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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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렇게 눈이 오면 길에 뿌리는 제설제죠. '염화칼슘'이 도로와 환경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용덕 기자가 심층취재 했습니다.

<리포트>

사흘 전 갑자기 2.6센티미터의 눈이 내리자 도로에 제설제가 뿌려졌습니다.

하룻 만에 염화칼슘과 소금 7천 톤이 들어갔습니다.

하루 사용량으로 최고 기록입니다.

염화칼슘은 눈에 닿으면 열을 내 눈을 녹입니다.

추운 날씨에 갑자기 열이 나면 아스팔트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해 도로가 쉽게 갈라질 수도 있습니다.

또, 금속을 녹슬게 해 철제 구조물과 차량을 오래 쓰는 데도 지장을 줍니다.

<인터뷰>박흥구(경기도 고양시) : "세차를 해도 안씻겨지는 부분이 있는데 상할 것 아니에요."

특히 하천과 땅에 스며들어 환경을 오염시키기도 합니다.

<녹취> "잎 끝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습니다. 눈길 사고를 막기 위해 뿌리는 '염화칼슘'으로 인한 염류성 장애 때문입니다."

그래서 염화칼슘과 소금을 절반씩 섞어 농도를 낮춰 쓰기도 하지만 제설효과를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소금도 환경오염이나 철을 녹슬게 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한어수(고양시청 건설과장) : "오히려 추운 날씨엔 저염화 쓰면 더 많이 써서 환경 친화 효과 못낸다."

염화칼슘을 대체한다는 이른바 친환경 제설제입니다.

염분 농도를 낮춰 환경 오염 위험과 부식성을 최소화했다지만 실제 현장에선 극히 적은 량만이 쓰이고 있습니다.

<인터뷰>강안회(광진구청 도로과) : "효과는 염화칼슘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 같진 않은데 단가가 비싸서 대량 구매하긴 부담스럽다."

미국에선 알래스카 등 추운 지방의 주요도로 아래 열선을 깔아 두는 등 선진국들은 염화 제설제 사용을 줄이거나 피해를 막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설계할 때부터 제설 시스템을 갖춘 인천대교는 눈이 오면 자동으로 염화칼슘이 섞인 물을 뿌려 얼지 않도록 막습니다.

다리 표면과 철제 구조물에 제설제가 스며들지 않도록 시공됐습니다.

<인터뷰> 정하영(인천대교주식회사 도로관리과장) : "새로운 공법이 방수 효과를 가지고 온다."

정부는 지난 2006년 교량이나 상수원 구역 등에 염화 제설제 사용을 피하란 지침을 냈습니다.

그러나 친환경 제설제 대량 도입을 위한 예산 지원 등 후속 대책은 더디기만 합니다.

<인터뷰>조원철 교수(연세대 교수) : "구조물 파괴 등 피해로 손해가 더 큰 상황이다. 대체제 개발 등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올 겨울을 대비해 서울시는 2만 2천 톤, 국토해양부는 20만 톤의 염화칼슘과 소금을 비축해 뿌릴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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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염화칼슘 마구 뿌려도 되나?
    • 입력 2009-12-30 22: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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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렇게 눈이 오면 길에 뿌리는 제설제죠. '염화칼슘'이 도로와 환경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다른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용덕 기자가 심층취재 했습니다. <리포트> 사흘 전 갑자기 2.6센티미터의 눈이 내리자 도로에 제설제가 뿌려졌습니다. 하룻 만에 염화칼슘과 소금 7천 톤이 들어갔습니다. 하루 사용량으로 최고 기록입니다. 염화칼슘은 눈에 닿으면 열을 내 눈을 녹입니다. 추운 날씨에 갑자기 열이 나면 아스팔트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해 도로가 쉽게 갈라질 수도 있습니다. 또, 금속을 녹슬게 해 철제 구조물과 차량을 오래 쓰는 데도 지장을 줍니다. <인터뷰>박흥구(경기도 고양시) : "세차를 해도 안씻겨지는 부분이 있는데 상할 것 아니에요." 특히 하천과 땅에 스며들어 환경을 오염시키기도 합니다. <녹취> "잎 끝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습니다. 눈길 사고를 막기 위해 뿌리는 '염화칼슘'으로 인한 염류성 장애 때문입니다." 그래서 염화칼슘과 소금을 절반씩 섞어 농도를 낮춰 쓰기도 하지만 제설효과를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소금도 환경오염이나 철을 녹슬게 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한어수(고양시청 건설과장) : "오히려 추운 날씨엔 저염화 쓰면 더 많이 써서 환경 친화 효과 못낸다." 염화칼슘을 대체한다는 이른바 친환경 제설제입니다. 염분 농도를 낮춰 환경 오염 위험과 부식성을 최소화했다지만 실제 현장에선 극히 적은 량만이 쓰이고 있습니다. <인터뷰>강안회(광진구청 도로과) : "효과는 염화칼슘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 같진 않은데 단가가 비싸서 대량 구매하긴 부담스럽다." 미국에선 알래스카 등 추운 지방의 주요도로 아래 열선을 깔아 두는 등 선진국들은 염화 제설제 사용을 줄이거나 피해를 막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설계할 때부터 제설 시스템을 갖춘 인천대교는 눈이 오면 자동으로 염화칼슘이 섞인 물을 뿌려 얼지 않도록 막습니다. 다리 표면과 철제 구조물에 제설제가 스며들지 않도록 시공됐습니다. <인터뷰> 정하영(인천대교주식회사 도로관리과장) : "새로운 공법이 방수 효과를 가지고 온다." 정부는 지난 2006년 교량이나 상수원 구역 등에 염화 제설제 사용을 피하란 지침을 냈습니다. 그러나 친환경 제설제 대량 도입을 위한 예산 지원 등 후속 대책은 더디기만 합니다. <인터뷰>조원철 교수(연세대 교수) : "구조물 파괴 등 피해로 손해가 더 큰 상황이다. 대체제 개발 등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올 겨울을 대비해 서울시는 2만 2천 톤, 국토해양부는 20만 톤의 염화칼슘과 소금을 비축해 뿌릴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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