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친왕, ‘미국정부에 이민 타진’

입력 2010.01.29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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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이 일제 패망이후 사실상 무국적자로 전락하자 미국정부에 이민을 타진했던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도 한 때 이를 진지하게 검토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KBS가 단독으로 입수한 미 외교문서, 워싱턴의 홍기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1948년 주일 미 군정청이 미 국무부에 보고한 비밀 문서입니다.

대한제국 이은 황태자 즉, 영친왕이 당시 일본을 다스리던 미 군정청과 접촉했다는 내용입니다.

영친왕은 한국으로 귀국할 생각이 없으며 장기체류 허가나 영주권을 얻어 미국으로 가고 싶다고 희망합니다.

또 당시 16살인, 아들 이구 씨가 미국에서 고등교육을 받기를 희망했습니다.

영친왕이 미국 정착, 이민을 타진한 사실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터뷰> 이공재(이방자 여사 비서실장) : "그 때는 우리 나라에 올 수가 없었으니까 미국에라도 가겠다는 얘기입니다. 그 때는 받아주지를 않으니까."

당시 이승만 정부의 반대로 귀국이 가로막혔다는 겁니다.

한 해 전 일본 황족 신분을 박탈당한 영친왕 일가는 사실상 무국적자 신세였습니다.

미국측은 영친왕의 희망을 적극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결과 영친왕의 미국행은 이뤄지지 않았어도, 그의 아들,이구씨의 미국 유학은 2년후에 성사됐습니다.

<인터뷰> 이구(영친왕 아들) : " 여권을 받을 수 없었어요.미군정 법률고문이 준 종이 한장을 들고 (미국에)간 겁니다.그 사람이 내 미국행과 유학을 주선해줬어요."

결국 영친왕은 일본으로 간 지 56년만인, 1963년에야 고국 땅을 밟고 한국 국적을 얻었지만 들것에 실려올 만큼 이미 늙고 병든 몸이었습니다.

대한제국의 황실을 볼모로 조선독립의 싹을 자르려 했던 일제의 만행은 영친왕의 미국이민 타진을 통해서도 다시한번 확인된 셈입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홍기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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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친왕, ‘미국정부에 이민 타진’
    • 입력 2010-01-29 08: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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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이 일제 패망이후 사실상 무국적자로 전락하자 미국정부에 이민을 타진했던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도 한 때 이를 진지하게 검토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KBS가 단독으로 입수한 미 외교문서, 워싱턴의 홍기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1948년 주일 미 군정청이 미 국무부에 보고한 비밀 문서입니다. 대한제국 이은 황태자 즉, 영친왕이 당시 일본을 다스리던 미 군정청과 접촉했다는 내용입니다. 영친왕은 한국으로 귀국할 생각이 없으며 장기체류 허가나 영주권을 얻어 미국으로 가고 싶다고 희망합니다. 또 당시 16살인, 아들 이구 씨가 미국에서 고등교육을 받기를 희망했습니다. 영친왕이 미국 정착, 이민을 타진한 사실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터뷰> 이공재(이방자 여사 비서실장) : "그 때는 우리 나라에 올 수가 없었으니까 미국에라도 가겠다는 얘기입니다. 그 때는 받아주지를 않으니까." 당시 이승만 정부의 반대로 귀국이 가로막혔다는 겁니다. 한 해 전 일본 황족 신분을 박탈당한 영친왕 일가는 사실상 무국적자 신세였습니다. 미국측은 영친왕의 희망을 적극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결과 영친왕의 미국행은 이뤄지지 않았어도, 그의 아들,이구씨의 미국 유학은 2년후에 성사됐습니다. <인터뷰> 이구(영친왕 아들) : " 여권을 받을 수 없었어요.미군정 법률고문이 준 종이 한장을 들고 (미국에)간 겁니다.그 사람이 내 미국행과 유학을 주선해줬어요." 결국 영친왕은 일본으로 간 지 56년만인, 1963년에야 고국 땅을 밟고 한국 국적을 얻었지만 들것에 실려올 만큼 이미 늙고 병든 몸이었습니다. 대한제국의 황실을 볼모로 조선독립의 싹을 자르려 했던 일제의 만행은 영친왕의 미국이민 타진을 통해서도 다시한번 확인된 셈입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홍기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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