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구호 박차…복구는 먼 길

입력 2010.01.31 (09:05) 수정 2010.01.3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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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이티 지진 관련 소식이 국제 뉴스 무대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파괴된 아이티를 다시 세우려는 논의는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국가를 리모델링한다고 해도 좋을만한 대규모의 재건 계획이 국제 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아이티인의 의지겠죠.



1월 마지막 주 특파원현장보고, 아이티 소식과 함께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폐허의 땅 아이티에서 몇 가지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발전소가 다시 돌아가고 은행도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지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하는 아이티인들에게 현실은 여전히 암울하기만 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아이티 현지에서 취재 중인 특파원을 위성으로 연결합니다.



이동채 특파원, 지진 발생 보름이 넘었는데 인명 피해 규모가 정확히 나왔습니까?



<리포트>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는 아이티 정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틀 전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은 시신 17만 구를 수습했다고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를 했고요, 이 발표 사흘 전에는 아이티 총리가사망자 수를 15만 명으로 발표했습니다. 사망자 수가 2만 명이나 늘어난 것입니다.



아직도 무너진 건물 속에 깔려 제대로 수습되지 못한 시신들이 상당히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이번 아이티 지진으로 사망한 사람은 35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지나친 추측만은 아닐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구조작업은 시신 발굴작업으로 전환된 상태여서 추가로 발굴되는 시신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사망자 숫자가 많다 보니 부상자 수는 아예 집계조차 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지금까지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구조된 생존자는 140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진 발생 보름 만에 16살 소녀가 기적적으로 구조되고 지진 잔해 제거 작업 중에 30대 남성 생존자가 12일 만에 발견돼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질문> “주민들에게 식량과 구호품을 제 때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할텐데.. 현장에서 보기에 어떻습니까?”



<답변>



세계 각국에서 구호품이 속속 도착하고 있지만 구호품이 주민들에게 골고루 배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몰려든 온정의 물결은 지금까지 20억 달러가 넘었습니다.



하지만, 구호품이 절박한 생존자들은 구호품을 타기 위해 서로 쟁탈전을 벌이기 일쑤입니다. 구호품이 도착할 때마다 생필품을 나눠주는 현장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트럭 위로 올라와 구호품을 마구 집어가는 등 약탈 행위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워낙 굶주린 탓입니다. 구호물품이 제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은 아이티 현지 도로망이 매우 열악한 것도 하나의 이유입니다.



물자 부족에다 지진으로 도로와 통신망마저 제구실을 다하지 못해 신속하고 체계적인 구호 활동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가 제대로 구호품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과 분노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 “무너진 건물과 집들은 어떻습니까.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까?”



<답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집과 건물은 75%가 무너졌습니다. 무너진 건물 더미에 깔린 자동차도 길가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참혹한 지진 현장에서 복구는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판자촌을 연상시키는 대부분의 아이티 가옥들은 일부 자체적으로 복구하고 있으나 큰 건물은 아예 손을 놓을 정도입니다. 잔해 속에서 부서진 철근이나 목재 등을 가져가 판자 집을 고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형 건물입니다. 대통령 궁과 UN 지원단 건물은 물론 큰 도로에 있는 2~3층 규모의 상가는 지진 당시 피해 모습 그대로 방치 되다시피 합니다. 많은 인명피해가 났던 일부 호텔이 해체되고 있는데 포르토프랭스를 임시 복구하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완전 복구를 위해선 10년 이상의 긴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발전소가 다시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전기 공급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아이티에서 가장 큰 기업 가운데 하나가 전력 회사입니다. 내세울 만한 다른 기업체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포르토프랭스에 전기를 공급하는 디젤 발전소 4곳과 수력 발전소 1곳 가운데 현재 정상적으로 가동이 되는 곳은 한국기업이 운영하는 디젤 발전소 1곳뿐입니다. 나머지 발전소는 피해를 얼마나 입었는지, 제대로 가동될 수 있는지 점검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의 디젤발전소가 가동되지만 도심 곳곳의 변전소와 전봇대가 파괴돼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정에 전기 공급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아이티 밤거리의 불빛은 자동차 전조등이 대부분이고 고지대에서 새나오는 불빛은 자가발전을 갖춘 일부 부유층 집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신문도 발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질문> “우리나라 의료진과 구호팀은 지금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답변>



1주일 동안 아이티에서 인명 구조활동을 벌인 우리 119구조대는 인명 구조를 목적으로 투입됐지만,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습니다.



워낙 먼 거리를 돌아오다 보니 아이티 현장 도착이 늦어져 생존자 구조에 차질을 빚은 것입니다. 생존자 구조 대신에 시신 수습과 방역 작업도 수행했고 민간 구조대 활동이 곳곳에서 펼쳐졌습니다.



우리 정부가 파견한 아이티 지진 2차 긴급구호대는 현지에서 의료와 방역을 중심으로 구호활동을 벌였습니다. 특히 현지에 설치한 임시진료소에서는 부상당한 많은 환자를 치료했으며 난민촌에서는 차량을 이용한 방역 활동을 펼쳤습니다.



<질문> “초기에 아주 혼란스러웠던 치안 상태가 지금은 많이 안정됐다구요?”



<답변>



지진 발생 초기에 비해 치안은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유엔과 미군의 경비 병력 지원으로 질서를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당장의 배고픔입니다. 먹을 것이 없다 보니 취재진에게도 먹을 것을 달라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강도로 변한 일부 아이티 주민들은 위협을 가해서 물과 음식 등 먹을 것만 빼앗고 다른 물품에는 아예 관심도 없을 정도입니다.



아이티 주민들이 얼마나 지독하게 굶주렸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열악한 상황이 계속 될 경우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아직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아이티의 난민촌과 천막촌 주변에선 여성과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괴롭히거나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현지 경찰국장이 밝혀 아직까지도 아이티의 치안은 점차 호전되면서도 여전히 불안 그 자체입니다.



<질문> “당장 살 곳이 턱없이 부족하지 않습니까. 어떤 대책이 마련되고 있나요?”



<답변>



말씀드렸다시피 주택과 건물 75%가 무너졌습니다. 당장 거주할 곳이 모자라 아이티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구호품 목록으로 텐트 20만 개를 구체적으로 호소했습니다.



지진 피해 이재민이 40만 명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임시 주거 공간을 마련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이티 정부는 수도 외곽에 10여 군데 초대형 텐트촌을 조성중입니다.



지금 방송을 하고 있는 곳은 건물 일부가 무너진 크레올 호텔 인데, 이곳의 투숙객들도 호텔 객실이 아니라 앞마당에 설치한 텐트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각국에서 온 기자들이 아아티에서 철수할 때 사용하던 텐트를 그냥 두고 가면 고맙겠다는 안내문은 절박한 실상을 한마디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지진으로 잘 곳을 빼앗겨버린 아이티의 처참한 현주소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습니다.



<질문> “중장기적 재건을 위해 아이티가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답변>



네, 당장은 위생상태가 나빠 전염병 창궐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빈민촌에서는 물을 구하지 못한 어린이가 길바닥에 고인 물을 담아 가고 난민촌에는 아직 복구 작업이 시작되지도 않아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파리와 모기 등 해충이 크게 늘면서 전염병이 확산이 우려되고 지진으로 팔다리 등을 다친 환자들이 파상풍 등 2차 감염 피해를 받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위생보건과 의료 확대가 시급해 보입니다.



또, 붕괴된 건물을 치우고 임시 복구를 완료해야겠지만 장기적으론 항구적인 복구와 먹고사는 일을 해결하는 점입니다.



비공식 통계지만 국민의 80%가 실업자이고, 이들은 2달러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천연자원이 절대 부족하고, 땅도 척박해 농사도 힘든 나라여서 가난을 떨쳐낼 수 있도록 전 세계가 아이티 재건에 지원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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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티 구호 박차…복구는 먼 길
    • 입력 2010-01-31 09:05:39
    • 수정2010-01-31 09:09:30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이티 지진 관련 소식이 국제 뉴스 무대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파괴된 아이티를 다시 세우려는 논의는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국가를 리모델링한다고 해도 좋을만한 대규모의 재건 계획이 국제 사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아이티인의 의지겠죠.

1월 마지막 주 특파원현장보고, 아이티 소식과 함께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폐허의 땅 아이티에서 몇 가지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발전소가 다시 돌아가고 은행도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지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하는 아이티인들에게 현실은 여전히 암울하기만 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아이티 현지에서 취재 중인 특파원을 위성으로 연결합니다.

이동채 특파원, 지진 발생 보름이 넘었는데 인명 피해 규모가 정확히 나왔습니까?

<리포트>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는 아이티 정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틀 전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은 시신 17만 구를 수습했다고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를 했고요, 이 발표 사흘 전에는 아이티 총리가사망자 수를 15만 명으로 발표했습니다. 사망자 수가 2만 명이나 늘어난 것입니다.

아직도 무너진 건물 속에 깔려 제대로 수습되지 못한 시신들이 상당히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이번 아이티 지진으로 사망한 사람은 35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지나친 추측만은 아닐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구조작업은 시신 발굴작업으로 전환된 상태여서 추가로 발굴되는 시신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사망자 숫자가 많다 보니 부상자 수는 아예 집계조차 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지금까지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구조된 생존자는 140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진 발생 보름 만에 16살 소녀가 기적적으로 구조되고 지진 잔해 제거 작업 중에 30대 남성 생존자가 12일 만에 발견돼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질문> “주민들에게 식량과 구호품을 제 때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할텐데.. 현장에서 보기에 어떻습니까?”

<답변>

세계 각국에서 구호품이 속속 도착하고 있지만 구호품이 주민들에게 골고루 배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몰려든 온정의 물결은 지금까지 20억 달러가 넘었습니다.

하지만, 구호품이 절박한 생존자들은 구호품을 타기 위해 서로 쟁탈전을 벌이기 일쑤입니다. 구호품이 도착할 때마다 생필품을 나눠주는 현장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트럭 위로 올라와 구호품을 마구 집어가는 등 약탈 행위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워낙 굶주린 탓입니다. 구호물품이 제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은 아이티 현지 도로망이 매우 열악한 것도 하나의 이유입니다.

물자 부족에다 지진으로 도로와 통신망마저 제구실을 다하지 못해 신속하고 체계적인 구호 활동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가 제대로 구호품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과 분노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 “무너진 건물과 집들은 어떻습니까.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까?”

<답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집과 건물은 75%가 무너졌습니다. 무너진 건물 더미에 깔린 자동차도 길가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참혹한 지진 현장에서 복구는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판자촌을 연상시키는 대부분의 아이티 가옥들은 일부 자체적으로 복구하고 있으나 큰 건물은 아예 손을 놓을 정도입니다. 잔해 속에서 부서진 철근이나 목재 등을 가져가 판자 집을 고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형 건물입니다. 대통령 궁과 UN 지원단 건물은 물론 큰 도로에 있는 2~3층 규모의 상가는 지진 당시 피해 모습 그대로 방치 되다시피 합니다. 많은 인명피해가 났던 일부 호텔이 해체되고 있는데 포르토프랭스를 임시 복구하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완전 복구를 위해선 10년 이상의 긴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발전소가 다시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전기 공급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아이티에서 가장 큰 기업 가운데 하나가 전력 회사입니다. 내세울 만한 다른 기업체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포르토프랭스에 전기를 공급하는 디젤 발전소 4곳과 수력 발전소 1곳 가운데 현재 정상적으로 가동이 되는 곳은 한국기업이 운영하는 디젤 발전소 1곳뿐입니다. 나머지 발전소는 피해를 얼마나 입었는지, 제대로 가동될 수 있는지 점검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의 디젤발전소가 가동되지만 도심 곳곳의 변전소와 전봇대가 파괴돼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정에 전기 공급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아이티 밤거리의 불빛은 자동차 전조등이 대부분이고 고지대에서 새나오는 불빛은 자가발전을 갖춘 일부 부유층 집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신문도 발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질문> “우리나라 의료진과 구호팀은 지금 어떤 활동을 하고 있습니까?”

<답변>

1주일 동안 아이티에서 인명 구조활동을 벌인 우리 119구조대는 인명 구조를 목적으로 투입됐지만,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습니다.

워낙 먼 거리를 돌아오다 보니 아이티 현장 도착이 늦어져 생존자 구조에 차질을 빚은 것입니다. 생존자 구조 대신에 시신 수습과 방역 작업도 수행했고 민간 구조대 활동이 곳곳에서 펼쳐졌습니다.

우리 정부가 파견한 아이티 지진 2차 긴급구호대는 현지에서 의료와 방역을 중심으로 구호활동을 벌였습니다. 특히 현지에 설치한 임시진료소에서는 부상당한 많은 환자를 치료했으며 난민촌에서는 차량을 이용한 방역 활동을 펼쳤습니다.

<질문> “초기에 아주 혼란스러웠던 치안 상태가 지금은 많이 안정됐다구요?”

<답변>

지진 발생 초기에 비해 치안은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유엔과 미군의 경비 병력 지원으로 질서를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당장의 배고픔입니다. 먹을 것이 없다 보니 취재진에게도 먹을 것을 달라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강도로 변한 일부 아이티 주민들은 위협을 가해서 물과 음식 등 먹을 것만 빼앗고 다른 물품에는 아예 관심도 없을 정도입니다.

아이티 주민들이 얼마나 지독하게 굶주렸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열악한 상황이 계속 될 경우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아직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아이티의 난민촌과 천막촌 주변에선 여성과 어린이들을 성적으로 괴롭히거나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현지 경찰국장이 밝혀 아직까지도 아이티의 치안은 점차 호전되면서도 여전히 불안 그 자체입니다.

<질문> “당장 살 곳이 턱없이 부족하지 않습니까. 어떤 대책이 마련되고 있나요?”

<답변>

말씀드렸다시피 주택과 건물 75%가 무너졌습니다. 당장 거주할 곳이 모자라 아이티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구호품 목록으로 텐트 20만 개를 구체적으로 호소했습니다.

지진 피해 이재민이 40만 명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임시 주거 공간을 마련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이티 정부는 수도 외곽에 10여 군데 초대형 텐트촌을 조성중입니다.

지금 방송을 하고 있는 곳은 건물 일부가 무너진 크레올 호텔 인데, 이곳의 투숙객들도 호텔 객실이 아니라 앞마당에 설치한 텐트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각국에서 온 기자들이 아아티에서 철수할 때 사용하던 텐트를 그냥 두고 가면 고맙겠다는 안내문은 절박한 실상을 한마디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지진으로 잘 곳을 빼앗겨버린 아이티의 처참한 현주소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습니다.

<질문> “중장기적 재건을 위해 아이티가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답변>

네, 당장은 위생상태가 나빠 전염병 창궐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빈민촌에서는 물을 구하지 못한 어린이가 길바닥에 고인 물을 담아 가고 난민촌에는 아직 복구 작업이 시작되지도 않아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파리와 모기 등 해충이 크게 늘면서 전염병이 확산이 우려되고 지진으로 팔다리 등을 다친 환자들이 파상풍 등 2차 감염 피해를 받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위생보건과 의료 확대가 시급해 보입니다.

또, 붕괴된 건물을 치우고 임시 복구를 완료해야겠지만 장기적으론 항구적인 복구와 먹고사는 일을 해결하는 점입니다.

비공식 통계지만 국민의 80%가 실업자이고, 이들은 2달러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천연자원이 절대 부족하고, 땅도 척박해 농사도 힘든 나라여서 가난을 떨쳐낼 수 있도록 전 세계가 아이티 재건에 지원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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