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인터넷 유서’ 네티즌이 자살 막아

입력 2010.02.10 (08:50) 수정 2010.02.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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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악플, 사이버 모욕, 흔히 말하는 인터넷의 부작용이죠.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들이 좋은 일에 힘을 모을 때도 많죠.



네, 이렇게 한 사람의생명을 구하기도 합니다.



이민우 기자, 네티즌들이 한 여성의 자살 시도를 막아냈다구요?



<리포트>



네, 사연은 이렇습니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자살을 암시하는 한 여성의 유서가 발견됐는데요, 네티즌들이 이를 모르는체 하지 않았습니다.



서로 긴박한 상황을 알려가며 유서의 주인공을 살리기 위해 애를 썼는데요, 결국 네티즌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자살 직전 극적으로 구해낸 것입니다.



따뜻한 마음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흐르는 거겠죠.



이틀 전, 자살을 암시하는 유서가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녹취> 정모씨(신고자) : "유서 내용은 이제는 편안해 지겠지 .자유롭게 날 수 있겠지."



이 유서는 곧바로 네티즌의 관심을 끌고, 트위터를 통해 순식간에 알려졌습니다.



경찰에도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녹취> 담당 경찰 관계자 : "신속하게 출동을 해서 이 사람을 일단 구해야 겠다고 생각으로..."



경찰이 출동해 극적으로 막은 20대 여성의 자살 시도 사건,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이틀 전 저녁 7시. 경기도 고양시 한 경찰 지구대에 다급한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한 여성이 자살을 시도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녹취> 담당 경찰 관계자 : "2월 8일 19시 29분 정도에 우리 112신고에 자살 의심되는 네티즌이 있다 신고가 들어와서..."



우리 수사차가 현장에 출동을 했습니다. 경찰이 긴급 출동했지만 문은 닫혀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뭔가 미심쩍은 분위기를 느낍니다.



<녹취> 담당 경찰 관계자 : "처음에 출동했을 때는 문을 두드렸지만 인기척은 있는데 사람이있구나 판단을 해서..."



다시 올라가서 문을 두드리고 설득을 하고 문을 잠근채 자살을 시도하려는 여성.



반대로 자살을 막으려는 경찰의 설득,결국 20여분 만에 이 여성은 문을 열었습니다.



<녹취> 담당 경찰 관계자 : "문을 열려서 보니까 상태가 약을 복용한 것 같이 몸을 가누지 못했고 좀 비몽사몽 했고 방 안에는 허리띠하고 노끈 약이 있기 때문에 자살 의심 할 수 있겠다."



이 여성은 119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습니다.이렇게 홀로 사는 그녀의 자살시도를 막은 건 가족도 친구도 아니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네티즌들이었습니다.



이틀전 오후 4시쯤, 이 여성은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죽음을 암시하는 유서를 올렸습니다.



<녹취> 정모씨(신고자) : "자기 영정 앞에는 국화꽃 대신 장미꽃을 놓아달라 라는 식으로 글이 있었고 그 밑에 줄이 전부다 힘들었던 내용들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이 유서는 개인 미니홈페이지뿐만 아니라 트위터에도 올라왔고, 순식간에 퍼지게 됩니다.



트위터로 짤막한 유서를 본 사람들이, 이 여성의 긴박한 상황을 서로 알리게 된 것입니다.



3개월 전부터 트위터를 시작한 정모씨, 그녀가 올린 유서를 보고 직접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녹취> 정모씨(신고자) : "어느 홈피에 자살 이야기가 나왔다. 전부 다 난리 났었어요. 사람 살리자고 장난식으로 받아 들이지 말고 진짜 일수 있으니까 급하다고 전부 다..."



정씨는 트위터를 통해 유서가 알려진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녹취> 정모씨(신고자) : "갑자기 트위터에 글이 올라오는 시간하고 사람들이 있는 시간이 타임라인이라고 하거든요. 그게 갑자기 북적북적 하더라구요."



결국 그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유서를 본 정씨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신고를 하게 된 것입니다.



<녹취> 경찰 관게자 : "트위터인가 그거 보고 전화하셨대요. 유서글이 있었고 그걸 보고 저희가 인적사항 확인해서 지역 지구대로 통보를 한거예요."



이 여성이 자살을 시도하려한 이유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자신의 처지를 심각하게 비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녀의 개인홈페이지에는 스스로 고민하는 글들이 최근 잇따라 올려왔습니다.



집 앞에서 만난 이 여성은 아직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녹취> 박모씨(유서의 주인공) : "(몸은 어떠세요) 몸은 그냥 그런 상태인데..."



결국 네티즌과 트위터리안들의 즉각적인 반응과 관심으로 한 여성의 목숨을 구하게 된 건데요.



그녀의 방명록엔 응원 글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진미(심리학 박사) : "(네티즌들의 이번행동은) 어떤 한 행동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 한 존재에 대한 이해가 (있어) 가능 했던 것(이다)."



네티즌들이 방관한 게 아니라 정말 도와주려고 애썼던 그 마음들이 굉장히 의미있다.



이번 사건은 인터넷이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악성 댓글.



사이버 모욕죄 같은 인터넷의 부정적 측면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동시에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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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인터넷 유서’ 네티즌이 자살 막아
    • 입력 2010-02-10 08:50:41
    • 수정2010-02-10 10: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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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악플, 사이버 모욕, 흔히 말하는 인터넷의 부작용이죠.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들이 좋은 일에 힘을 모을 때도 많죠.

네, 이렇게 한 사람의생명을 구하기도 합니다.

이민우 기자, 네티즌들이 한 여성의 자살 시도를 막아냈다구요?

<리포트>

네, 사연은 이렇습니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자살을 암시하는 한 여성의 유서가 발견됐는데요, 네티즌들이 이를 모르는체 하지 않았습니다.

서로 긴박한 상황을 알려가며 유서의 주인공을 살리기 위해 애를 썼는데요, 결국 네티즌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자살 직전 극적으로 구해낸 것입니다.

따뜻한 마음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흐르는 거겠죠.

이틀 전, 자살을 암시하는 유서가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녹취> 정모씨(신고자) : "유서 내용은 이제는 편안해 지겠지 .자유롭게 날 수 있겠지."

이 유서는 곧바로 네티즌의 관심을 끌고, 트위터를 통해 순식간에 알려졌습니다.

경찰에도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녹취> 담당 경찰 관계자 : "신속하게 출동을 해서 이 사람을 일단 구해야 겠다고 생각으로..."

경찰이 출동해 극적으로 막은 20대 여성의 자살 시도 사건,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이틀 전 저녁 7시. 경기도 고양시 한 경찰 지구대에 다급한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한 여성이 자살을 시도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녹취> 담당 경찰 관계자 : "2월 8일 19시 29분 정도에 우리 112신고에 자살 의심되는 네티즌이 있다 신고가 들어와서..."

우리 수사차가 현장에 출동을 했습니다. 경찰이 긴급 출동했지만 문은 닫혀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뭔가 미심쩍은 분위기를 느낍니다.

<녹취> 담당 경찰 관계자 : "처음에 출동했을 때는 문을 두드렸지만 인기척은 있는데 사람이있구나 판단을 해서..."

다시 올라가서 문을 두드리고 설득을 하고 문을 잠근채 자살을 시도하려는 여성.

반대로 자살을 막으려는 경찰의 설득,결국 20여분 만에 이 여성은 문을 열었습니다.

<녹취> 담당 경찰 관계자 : "문을 열려서 보니까 상태가 약을 복용한 것 같이 몸을 가누지 못했고 좀 비몽사몽 했고 방 안에는 허리띠하고 노끈 약이 있기 때문에 자살 의심 할 수 있겠다."

이 여성은 119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습니다.이렇게 홀로 사는 그녀의 자살시도를 막은 건 가족도 친구도 아니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네티즌들이었습니다.

이틀전 오후 4시쯤, 이 여성은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죽음을 암시하는 유서를 올렸습니다.

<녹취> 정모씨(신고자) : "자기 영정 앞에는 국화꽃 대신 장미꽃을 놓아달라 라는 식으로 글이 있었고 그 밑에 줄이 전부다 힘들었던 내용들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이 유서는 개인 미니홈페이지뿐만 아니라 트위터에도 올라왔고, 순식간에 퍼지게 됩니다.

트위터로 짤막한 유서를 본 사람들이, 이 여성의 긴박한 상황을 서로 알리게 된 것입니다.

3개월 전부터 트위터를 시작한 정모씨, 그녀가 올린 유서를 보고 직접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녹취> 정모씨(신고자) : "어느 홈피에 자살 이야기가 나왔다. 전부 다 난리 났었어요. 사람 살리자고 장난식으로 받아 들이지 말고 진짜 일수 있으니까 급하다고 전부 다..."

정씨는 트위터를 통해 유서가 알려진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녹취> 정모씨(신고자) : "갑자기 트위터에 글이 올라오는 시간하고 사람들이 있는 시간이 타임라인이라고 하거든요. 그게 갑자기 북적북적 하더라구요."

결국 그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유서를 본 정씨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신고를 하게 된 것입니다.

<녹취> 경찰 관게자 : "트위터인가 그거 보고 전화하셨대요. 유서글이 있었고 그걸 보고 저희가 인적사항 확인해서 지역 지구대로 통보를 한거예요."

이 여성이 자살을 시도하려한 이유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자신의 처지를 심각하게 비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녀의 개인홈페이지에는 스스로 고민하는 글들이 최근 잇따라 올려왔습니다.

집 앞에서 만난 이 여성은 아직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녹취> 박모씨(유서의 주인공) : "(몸은 어떠세요) 몸은 그냥 그런 상태인데..."

결국 네티즌과 트위터리안들의 즉각적인 반응과 관심으로 한 여성의 목숨을 구하게 된 건데요.

그녀의 방명록엔 응원 글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진미(심리학 박사) : "(네티즌들의 이번행동은) 어떤 한 행동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 한 존재에 대한 이해가 (있어) 가능 했던 것(이다)."

네티즌들이 방관한 게 아니라 정말 도와주려고 애썼던 그 마음들이 굉장히 의미있다.

이번 사건은 인터넷이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악성 댓글.

사이버 모욕죄 같은 인터넷의 부정적 측면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동시에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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