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주차장 사업자에 돈 떼인 서울시

입력 2010.02.1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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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민간 사업자에게 공영 주차장 운영을 맡긴 서울시가 임대료를 자주 떼이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빚이 많은 서울시, 왜 이렇게 엉성한 행정을 하는 걸까요?

조태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차량 3천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잠실 종합운동장 공영주차장입니다.

한 업체가 서울시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1년 임대료가 15억 원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1억 원 정도만 냈습니다.

<녹취> 공영주차장 위탁업체 관계자 : "경영 적자가 누적되면 차입금이 있을 거 아닙니까. 그거 변제부터 우선 하고, (입금이) 좀 늦게 지체될 수밖에 없다, 양해를 바란다는 문서도 보냈고…"

서울시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 보통 계약 전에 미리 받는 보증금도 받지 않았습니다.

<녹취> 서울시 체육시설 관리사업소 담당자 : "납부를 하겠다는 의사가 있어서, 그것을 신뢰를 했던 부분인데, 결과적으로 그게 안지켜졌습니다."

서울시는 소송을 냈지만 밀린 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합니다.

이런 일은 공영주차장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의 최고가 입찰제도가 이런 사례들을 구조적으로 발생시킨다는 겁니다.

입찰할 때 누구나 최고액만 적어내면 사업권을 따낼 수 있는 까닭에 사업으로 발생할 이익을 정확히 따지기보단 일단 높은 액수부터 써내고 보는 겁니다.

결국, 낙찰은 받았지만 약속한 고가의 임대료를 내지 못해 서울시가 돈을 떼이게 됩니다.

<인터뷰> 권영인(한국교통연구원 박사) : "사업자의 재무적인 능력이나 운영 경험, 운영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전 심사제도, 즉 PQ제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업계는 사업자 가운데 10% 정도가 관할 지자체에 임대료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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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실 주차장 사업자에 돈 떼인 서울시
    • 입력 2010-02-12 22: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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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민간 사업자에게 공영 주차장 운영을 맡긴 서울시가 임대료를 자주 떼이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빚이 많은 서울시, 왜 이렇게 엉성한 행정을 하는 걸까요? 조태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차량 3천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잠실 종합운동장 공영주차장입니다. 한 업체가 서울시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1년 임대료가 15억 원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1억 원 정도만 냈습니다. <녹취> 공영주차장 위탁업체 관계자 : "경영 적자가 누적되면 차입금이 있을 거 아닙니까. 그거 변제부터 우선 하고, (입금이) 좀 늦게 지체될 수밖에 없다, 양해를 바란다는 문서도 보냈고…" 서울시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 보통 계약 전에 미리 받는 보증금도 받지 않았습니다. <녹취> 서울시 체육시설 관리사업소 담당자 : "납부를 하겠다는 의사가 있어서, 그것을 신뢰를 했던 부분인데, 결과적으로 그게 안지켜졌습니다." 서울시는 소송을 냈지만 밀린 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합니다. 이런 일은 공영주차장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의 최고가 입찰제도가 이런 사례들을 구조적으로 발생시킨다는 겁니다. 입찰할 때 누구나 최고액만 적어내면 사업권을 따낼 수 있는 까닭에 사업으로 발생할 이익을 정확히 따지기보단 일단 높은 액수부터 써내고 보는 겁니다. 결국, 낙찰은 받았지만 약속한 고가의 임대료를 내지 못해 서울시가 돈을 떼이게 됩니다. <인터뷰> 권영인(한국교통연구원 박사) : "사업자의 재무적인 능력이나 운영 경험, 운영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전 심사제도, 즉 PQ제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업계는 사업자 가운데 10% 정도가 관할 지자체에 임대료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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