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청소년 성매매’가 낳은 범죄 사슬

입력 2010.02.23 (09: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요즘 청소년 범죄, 도를 넘어도 한참 넘고 있습니다.



택시 강도에, 어른들을 협박해 돈을 뜯기도 합니다.



어른들의 범죄가 또 다른 청소년 범죄를 낳는 악순환도 거듭되고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 이번엔 원조교제에 나선 어른의 약점을 노리고 돈을 빼앗은 10대들이 붙잡혔다죠?



<리포트>



수법만 보면 정말 10대인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역할까지 분담했습니다.



10대 소녀들이 원조교제를 제안하면, 나중에 남자들이 그 현장을 덮쳐 돈을 빼앗는 식이죠.



원조교제 자체가 범죄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원조교제에 나선 어른들이 돈을 뺏겨도 결코 신고하지 못할 것이다, 바로 이 점을 노린 것이죠.



누가 우리 청소년들,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지난 11일 밤 10시 30분쯤, 택시운전기사 48살, 조 모씨는 경기도 수원에서 남녀 손님 5명을 택시에 태웠습니다.



<녹취> 조00(택시 운전기사) : “여자 3명이 가출을 해서 수원에서 찾아서 집에 데리고 간다고 하더라고요. 남자들은 (한 명은) 오빠, (또 한 명은) 친구라고 해서 그냥 믿었죠. (목적지는) 충남 공주라고 하더라고요.”



공주에 도착하자, 이번엔 갑자기 논산의 한 저수지로 갈 것을 요구했는데요.



<녹취> 조00(택시 운전기사) : “(남자 중 한 명이) 아버지가 논산 호수에서 낚시하고 있다고, 애들을 데리고 오라고 그랬대요. 여기가나 저기가나 택시비는 나오니까 거침없이 갔죠.”



인적이 드문 저수지 인근에 이르자, 이들은 순식간에 강도로 돌변했습니다.



흉기를 휘두르며 조씨를 위협해 현금 30여만 원과 택시를 빼앗아,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녹취> 조00(택시 운전기사) : “한 명은 반대편에 있고 한 명은 다가와서 칼을 목에 들이대더니 운전석에서 (저를) 끌어 내려서 그 때부터 얻어맞았죠. (나이는) 열여섯쯤 되어 보이더라고요. 세상이 너무 무서워요.”



곧바로 경찰 수사가 시작돼, 엿새만 인 지난 17일, 용의자들이 검거됐는데요.



범인들의 모습이, 수원의 한 PC방 CCTV 화면에 찍힌 겁니다.



<인터뷰> 박민수(팀장/논산경찰서 강력1팀) : “피의자들이 자주 다녔던 PC방을 대전권에서 탐문을 하다가, PC방을 이용한 용의자와 비슷한 인적사항을 발견하고...”



강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일당 5명 가운데 4명은 10대 청소년들이었는데요.



<녹취> 남자 피의자 : “아이들이 다 가출해서 돈도 없고 그래서요.”



<인터뷰> 박민수(팀장/논산경찰서 강력1팀) : "(훔친 돈은) PC방 같은 곳을 다니면서 유흥비로 다 사용했습니다. PC방 생활을 전전하다, 용돈이 필요해서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전에는 다른 범죄로 용돈을 조달한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이른바, 원조교제를 미끼로 한 강도였습니다.



범행모의 장소는 PC방이었습니다.



<녹취> PC방 주인 : “여자 아이들 2명인가, 어떤 모르는 남자 아이 한 명하고 어울려 다니는 것 같더라고요. (PC방에서 무엇을 했는지?) 주로 채팅, (사건이 있던) 당일 날에도 채팅을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지난 4일 새벽 1시쯤, 유 모양 등 여자 2명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31살 박 모씨를 만났는데요.



그리고 원조교제를 하자며, 박씨를 공주의 한 여관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그러나 여관은 이들의 함정이었습니다.



때를 기다리던 한 모군 등 남자들이 원조교제 현장을 덮쳐, 유혹에 넘어간 박씨로부터 현금 20만 원을 빼앗았는데요.



<녹취> 남자 피의자 : “(여관에) 들어가는 남자가 못 도망가게 막고, 때리고, 돈을 빼앗았어요.”



10대 여자 청소년들은 인터넷 채팅으로 원조교제를 제안해 남자를 끌어들이고, 10대 남자 청소년들은 그 현장을 덮쳐, 돈을 빼앗는 역할 분담을 한 것입니다.



<인터뷰> 박민수(팀장/논산경찰서 강력1팀) : “원조교제 대상자(역할)로 여자가 들어가고, 밖에서 대기했던 남자들이 들어가서 그 돈을 강취하는 방법으로...”



이들 10대 청소년들은 일주일 동안 6차례에 걸쳐 이런 원조교제 미끼 범죄를 저질러, 200여만 원의 돈을 빼앗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피해 남성들은 청소년 성매매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제대로 신고조차 하지 못해왔습니다.



<녹취> 피의자 : “(여자들이) 미성년자니까 신고를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이들 10대 청소년들도 어른들의 이런 약점을 노려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박민수(팀장/논산경찰서 강력1팀) : “성인들이 이런 원조교제들을 응하다 보니, 피해도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성인들이 자각을 해서 원조교제라든지 (이런 것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주일 동안 충남 논산에서 이런 범죄를 저지른 이들 청소년들, 꼬리가 길면 잡힐 것을 우려해 범행지역을 수원으로 옮겼습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택시 강도에 나서게 됐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인터뷰> 박민수>팀장/논산경찰서 강력1팀) : “(수원에) 올라가면서 경비를 쓰고 하다보니까 돈이 한 푼도 없어서 택시 강도를 하기로 선택을 한 겁니다.”



경찰은 남녀 강도 일당 6명을 구속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원조교제에 나선 어른들의 삐뚤어진 욕망이 10대 청소년 범죄라는 제2의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 범죄에 손을 댄 청소년들이 택시 강조라는 제3의 범죄로 빠져드는, 이른바 ‘범죄의 사슬’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청소년 성매매’가 낳은 범죄 사슬
    • 입력 2010-02-23 09:06:41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요즘 청소년 범죄, 도를 넘어도 한참 넘고 있습니다.

택시 강도에, 어른들을 협박해 돈을 뜯기도 합니다.

어른들의 범죄가 또 다른 청소년 범죄를 낳는 악순환도 거듭되고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 이번엔 원조교제에 나선 어른의 약점을 노리고 돈을 빼앗은 10대들이 붙잡혔다죠?

<리포트>

수법만 보면 정말 10대인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역할까지 분담했습니다.

10대 소녀들이 원조교제를 제안하면, 나중에 남자들이 그 현장을 덮쳐 돈을 빼앗는 식이죠.

원조교제 자체가 범죄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원조교제에 나선 어른들이 돈을 뺏겨도 결코 신고하지 못할 것이다, 바로 이 점을 노린 것이죠.

누가 우리 청소년들,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지난 11일 밤 10시 30분쯤, 택시운전기사 48살, 조 모씨는 경기도 수원에서 남녀 손님 5명을 택시에 태웠습니다.

<녹취> 조00(택시 운전기사) : “여자 3명이 가출을 해서 수원에서 찾아서 집에 데리고 간다고 하더라고요. 남자들은 (한 명은) 오빠, (또 한 명은) 친구라고 해서 그냥 믿었죠. (목적지는) 충남 공주라고 하더라고요.”

공주에 도착하자, 이번엔 갑자기 논산의 한 저수지로 갈 것을 요구했는데요.

<녹취> 조00(택시 운전기사) : “(남자 중 한 명이) 아버지가 논산 호수에서 낚시하고 있다고, 애들을 데리고 오라고 그랬대요. 여기가나 저기가나 택시비는 나오니까 거침없이 갔죠.”

인적이 드문 저수지 인근에 이르자, 이들은 순식간에 강도로 돌변했습니다.

흉기를 휘두르며 조씨를 위협해 현금 30여만 원과 택시를 빼앗아,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녹취> 조00(택시 운전기사) : “한 명은 반대편에 있고 한 명은 다가와서 칼을 목에 들이대더니 운전석에서 (저를) 끌어 내려서 그 때부터 얻어맞았죠. (나이는) 열여섯쯤 되어 보이더라고요. 세상이 너무 무서워요.”

곧바로 경찰 수사가 시작돼, 엿새만 인 지난 17일, 용의자들이 검거됐는데요.

범인들의 모습이, 수원의 한 PC방 CCTV 화면에 찍힌 겁니다.

<인터뷰> 박민수(팀장/논산경찰서 강력1팀) : “피의자들이 자주 다녔던 PC방을 대전권에서 탐문을 하다가, PC방을 이용한 용의자와 비슷한 인적사항을 발견하고...”

강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일당 5명 가운데 4명은 10대 청소년들이었는데요.

<녹취> 남자 피의자 : “아이들이 다 가출해서 돈도 없고 그래서요.”

<인터뷰> 박민수(팀장/논산경찰서 강력1팀) : "(훔친 돈은) PC방 같은 곳을 다니면서 유흥비로 다 사용했습니다. PC방 생활을 전전하다, 용돈이 필요해서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전에는 다른 범죄로 용돈을 조달한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이른바, 원조교제를 미끼로 한 강도였습니다.

범행모의 장소는 PC방이었습니다.

<녹취> PC방 주인 : “여자 아이들 2명인가, 어떤 모르는 남자 아이 한 명하고 어울려 다니는 것 같더라고요. (PC방에서 무엇을 했는지?) 주로 채팅, (사건이 있던) 당일 날에도 채팅을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지난 4일 새벽 1시쯤, 유 모양 등 여자 2명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31살 박 모씨를 만났는데요.

그리고 원조교제를 하자며, 박씨를 공주의 한 여관으로 불러들였습니다.

그러나 여관은 이들의 함정이었습니다.

때를 기다리던 한 모군 등 남자들이 원조교제 현장을 덮쳐, 유혹에 넘어간 박씨로부터 현금 20만 원을 빼앗았는데요.

<녹취> 남자 피의자 : “(여관에) 들어가는 남자가 못 도망가게 막고, 때리고, 돈을 빼앗았어요.”

10대 여자 청소년들은 인터넷 채팅으로 원조교제를 제안해 남자를 끌어들이고, 10대 남자 청소년들은 그 현장을 덮쳐, 돈을 빼앗는 역할 분담을 한 것입니다.

<인터뷰> 박민수(팀장/논산경찰서 강력1팀) : “원조교제 대상자(역할)로 여자가 들어가고, 밖에서 대기했던 남자들이 들어가서 그 돈을 강취하는 방법으로...”

이들 10대 청소년들은 일주일 동안 6차례에 걸쳐 이런 원조교제 미끼 범죄를 저질러, 200여만 원의 돈을 빼앗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피해 남성들은 청소년 성매매 사실이 드러날까 두려워, 제대로 신고조차 하지 못해왔습니다.

<녹취> 피의자 : “(여자들이) 미성년자니까 신고를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이들 10대 청소년들도 어른들의 이런 약점을 노려 이 같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박민수(팀장/논산경찰서 강력1팀) : “성인들이 이런 원조교제들을 응하다 보니, 피해도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성인들이 자각을 해서 원조교제라든지 (이런 것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주일 동안 충남 논산에서 이런 범죄를 저지른 이들 청소년들, 꼬리가 길면 잡힐 것을 우려해 범행지역을 수원으로 옮겼습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택시 강도에 나서게 됐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인터뷰> 박민수>팀장/논산경찰서 강력1팀) : “(수원에) 올라가면서 경비를 쓰고 하다보니까 돈이 한 푼도 없어서 택시 강도를 하기로 선택을 한 겁니다.”

경찰은 남녀 강도 일당 6명을 구속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원조교제에 나선 어른들의 삐뚤어진 욕망이 10대 청소년 범죄라는 제2의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번 범죄에 손을 댄 청소년들이 택시 강조라는 제3의 범죄로 빠져드는, 이른바 ‘범죄의 사슬’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