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중소기업을 동반자로

입력 2010.03.02 (07:24) 수정 2010.03.0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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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모 해설위원]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리콜사태를 계기로 부품소재산업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부품의 결함에서 비롯됐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에 소재부품을 납품하는 업체 가운데는 중소기업이 많습니다. 그런 만큼 제품의 질을 높이는 데는 이들 중소기업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과연 공생협력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서 드러난 사롑니다. 완성차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17개 업체의 평균 영업이익은 4년 새 22% 넘게 줄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완성차업체의 영업이익은 5% 남짓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대기업이 자신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 납품업체에 적지 않은 비용을 떠넘겼음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모든 납품업체가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이 완성차업체 계열 11개 납품업체의 지난해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9%가 넘습니다. 이에 비해 계열사가 아닌 31개 납품업체의 영업이익률은 2%에 불과합니다. 계열사에게는 납품 단가를 후하게 쳐준 반면, 비계열사에 대해서는 오히려 단가를 후려친 결과로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역대 정부치고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약하지 않은 정부는 없습니다. 현 정부도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18년까지 1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올 한 해 3천7백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모바일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대기업들도 틈만 나면 중소기업과 상생경영을 하겠다고 외칩니다. 그러나 실천하지 않는다면, 한낱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벤처신화를 일궈낸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이익을 빼앗아 가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주로 중소기업들이 생산하기에 적합한 부품소재나 소프트웨어는 더 이상 단순한 원가절감의 대상이 아닙니다. 완제품의 경쟁력과 부가가치 창출의 핵심 요솝니다. 나라마다 경쟁적으로 이들 산업을 육성하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제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를 빼앗고 빼앗기는 먹이사슬식 관계가 아닌 상생협력의 동반자 관계로 바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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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중소기업을 동반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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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0-03-02 07: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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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모 해설위원]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리콜사태를 계기로 부품소재산업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부품의 결함에서 비롯됐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에 소재부품을 납품하는 업체 가운데는 중소기업이 많습니다. 그런 만큼 제품의 질을 높이는 데는 이들 중소기업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과연 공생협력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서 드러난 사롑니다. 완성차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17개 업체의 평균 영업이익은 4년 새 22% 넘게 줄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완성차업체의 영업이익은 5% 남짓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대기업이 자신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 납품업체에 적지 않은 비용을 떠넘겼음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모든 납품업체가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이 완성차업체 계열 11개 납품업체의 지난해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9%가 넘습니다. 이에 비해 계열사가 아닌 31개 납품업체의 영업이익률은 2%에 불과합니다. 계열사에게는 납품 단가를 후하게 쳐준 반면, 비계열사에 대해서는 오히려 단가를 후려친 결과로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역대 정부치고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약하지 않은 정부는 없습니다. 현 정부도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오는 2018년까지 1조 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올 한 해 3천7백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모바일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대기업들도 틈만 나면 중소기업과 상생경영을 하겠다고 외칩니다. 그러나 실천하지 않는다면, 한낱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벤처신화를 일궈낸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이익을 빼앗아 가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겁니다.’ 주로 중소기업들이 생산하기에 적합한 부품소재나 소프트웨어는 더 이상 단순한 원가절감의 대상이 아닙니다. 완제품의 경쟁력과 부가가치 창출의 핵심 요솝니다. 나라마다 경쟁적으로 이들 산업을 육성하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제라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를 빼앗고 빼앗기는 먹이사슬식 관계가 아닌 상생협력의 동반자 관계로 바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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