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소음으로 한우 육질 저하…“피해 배상”

<앵커 멘트>

공사장 소음 때문에 한우 육질이 나빠졌다, 아니다, 다툼이 있었죠.

환경분쟁 조정위원회가 축산 농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유지향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0년 넘도록 한우를 전문적으로 키워온 농가입니다.

이곳 소들이 몇 년 전부터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소들이 놀라 한꺼번에 뛰다가 다치는가 하면, 먹이를 먹지 않아 비쩍 마른 소들도 늘었습니다.

<인터뷰> 윤상헌(한우농장 주인) : "먹질 않아서 수의사를 불렀더니 소화불량이라고 해서... 이 소들같은 경우는 지금 다른 소보다 60~70kg 정도는 덜 나간다고 생각됩니다."

근처 축산 농가에선 최상급 육질이 80% 이상 나왔지만 여기서는 40%에 불과했습니다.

당시 축사 바로 옆에서는 지방도로 건설 공사가 한창 벌어졌습니다.

6년 전부터 시작해 지금은 거의 마무리된 이 도로는 우사로부터 불과 50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농장주인은 공사장의 소음과 진동 때문에 이런 피해를 봤다며 업체 측에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앙환경분쟁 조정위원회는 시공사가 축산농가에 4천7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소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육질 등급이 떨어졌다는 점을 인정한 것입니다.

<인터뷰>민재홍(중앙환경분쟁조정위 심사관) : "소음이 고속도로 수준으로 세게 나와 가축 피해를 줬다고 봤고, 업체 측이 방음벽 설치 등의 노력도 부족해서"

현행 소음진동규제법은 사람에 대한 피해기준만 명시하고 있습니다.

가축에 대한 피해기준도 법제화할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