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억 횡령해 9년간 도피생활…지금은 무일푼

입력 2010.03.0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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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증권사들이 모은 돈 수십억을 들고 해외로 도피한 증권업협회 직원이 붙잡혔습니다.

9년 동안의 도피 생활 끝에 이 직원은 다시 무일푼 신세가 됐다고 합니다.

임종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1년 6월, 옛 증권업협회 직원 이 모씨는 회사 소유의 국고채 28억원을 한꺼번에 매각했습니다.

30여개 증권사가 낸 회비를 모아 만든 국고채는 협회의 전 재산이었습니다.

매각한 돈은 회사 통장으로 입금 받았고, 며칠 뒤, 모두 수표로 인출했습니다.

브로커를 통해 수표를 현금으로 바꾼 이 씨는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경찰은 이 씨를 인터폴에 공개수배했고 8년 6개월 뒤, 이 씨는 위조 여권으로 생활하다 태국에서 붙잡혔습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도피생활을 하면서 사용한 돈은 28억원 가운데 고작 2억원에 불과하다고 진술했습니다.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면서 17억원은 브로커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줬고, 8억원은 출국 직전에 이혼한 부인에게 부쳐줬다는 겁니다.

태국에서는 한국인에게 사기를 당해 수중에 남은 돈 3억원 가운데 1억원을 잃었습니다.

고졸 출신으로 입사한 이 씨는 구조조정을 당할까봐 회삿돈에 손을 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이00(피의자/음성변조) : "IMF 이후에 한국사회의 모든 회사가 정리해고 열풍이 불었습니다. 언제든지 그 당시에는 빚보증만 잘못서도 쫓겨나니까요."

지난 2001년 당시, 13년 동안 증권업협회에서 일한 이 씨는 연봉 6천만원을 받는 과장급 직원이었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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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억 횡령해 9년간 도피생활…지금은 무일푼
    • 입력 2010-03-06 08:59:46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증권사들이 모은 돈 수십억을 들고 해외로 도피한 증권업협회 직원이 붙잡혔습니다. 9년 동안의 도피 생활 끝에 이 직원은 다시 무일푼 신세가 됐다고 합니다. 임종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1년 6월, 옛 증권업협회 직원 이 모씨는 회사 소유의 국고채 28억원을 한꺼번에 매각했습니다. 30여개 증권사가 낸 회비를 모아 만든 국고채는 협회의 전 재산이었습니다. 매각한 돈은 회사 통장으로 입금 받았고, 며칠 뒤, 모두 수표로 인출했습니다. 브로커를 통해 수표를 현금으로 바꾼 이 씨는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경찰은 이 씨를 인터폴에 공개수배했고 8년 6개월 뒤, 이 씨는 위조 여권으로 생활하다 태국에서 붙잡혔습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도피생활을 하면서 사용한 돈은 28억원 가운데 고작 2억원에 불과하다고 진술했습니다.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면서 17억원은 브로커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줬고, 8억원은 출국 직전에 이혼한 부인에게 부쳐줬다는 겁니다. 태국에서는 한국인에게 사기를 당해 수중에 남은 돈 3억원 가운데 1억원을 잃었습니다. 고졸 출신으로 입사한 이 씨는 구조조정을 당할까봐 회삿돈에 손을 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이00(피의자/음성변조) : "IMF 이후에 한국사회의 모든 회사가 정리해고 열풍이 불었습니다. 언제든지 그 당시에는 빚보증만 잘못서도 쫓겨나니까요." 지난 2001년 당시, 13년 동안 증권업협회에서 일한 이 씨는 연봉 6천만원을 받는 과장급 직원이었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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