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 유골 수습…‘한 줌의 재로 남다’

입력 2010.03.1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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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다비식을 마친 법정스님의 유골이 오늘 수습됐습니다.

이제 한 줌 재로 남은 고인은 생전의 유지대로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남승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장음> "법정 대종사! 불 들어갑니다!"

연꽃처럼 피어난 불꽃은 밤이 깊도록 타고, 또 타올랐습니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샌 추모객들, 새 날이 밝았고 불꽃도 사그러 들었습니다.

오전 10시, 산골을 울리는 독경 속에 수습된 유골이 새하얀 함에 옮겨졌습니다.

유지에 따라 사리는 찾지 않았습니다.

번거로운 육신의 옷을 벗은 스님의 유골함 7개가 송광사로 왔습니다.

종교의 벽을 넘어 오늘도, 천여명의 추모객들이 무소유의 참뜻을 기렸습니다.

<인터뷰>이동우(추모객): "제가 비록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진정 불교의 참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살아가신 존경할 분이란 생각에 왔습니다."

스님이 17년을 정진한 송광사 불일암에, 유골함 2개가 모셔졌습니다.

<녹취>영조 스님(송광사 주지): "앞으로 스님의 가르침과 유지를 본받아 소박함과 검소함을 이어가겠습니다."

남은 유골함 5개는, 스님이 이승에서의 마지막을 함께 한 서울 길상사로 돌아갔습니다.

유골은 49재를 지낸 뒤 송광사 불일암과 입적 순간까지 그리워한 강원도 '수류산방' 토굴에 나눠 뿌려질 예정입니다.

스님의 제자들은 생전 업적을 기려 훈장을 추서하겠다는 정부의 제안을 정중히 사양하며, 무소유의 뜻을 이어갔습니다.

KBS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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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 스님 유골 수습…‘한 줌의 재로 남다’
    • 입력 2010-03-14 21:44:13
    뉴스 9
<앵커 멘트> 다비식을 마친 법정스님의 유골이 오늘 수습됐습니다. 이제 한 줌 재로 남은 고인은 생전의 유지대로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남승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장음> "법정 대종사! 불 들어갑니다!" 연꽃처럼 피어난 불꽃은 밤이 깊도록 타고, 또 타올랐습니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샌 추모객들, 새 날이 밝았고 불꽃도 사그러 들었습니다. 오전 10시, 산골을 울리는 독경 속에 수습된 유골이 새하얀 함에 옮겨졌습니다. 유지에 따라 사리는 찾지 않았습니다. 번거로운 육신의 옷을 벗은 스님의 유골함 7개가 송광사로 왔습니다. 종교의 벽을 넘어 오늘도, 천여명의 추모객들이 무소유의 참뜻을 기렸습니다. <인터뷰>이동우(추모객): "제가 비록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진정 불교의 참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살아가신 존경할 분이란 생각에 왔습니다." 스님이 17년을 정진한 송광사 불일암에, 유골함 2개가 모셔졌습니다. <녹취>영조 스님(송광사 주지): "앞으로 스님의 가르침과 유지를 본받아 소박함과 검소함을 이어가겠습니다." 남은 유골함 5개는, 스님이 이승에서의 마지막을 함께 한 서울 길상사로 돌아갔습니다. 유골은 49재를 지낸 뒤 송광사 불일암과 입적 순간까지 그리워한 강원도 '수류산방' 토굴에 나눠 뿌려질 예정입니다. 스님의 제자들은 생전 업적을 기려 훈장을 추서하겠다는 정부의 제안을 정중히 사양하며, 무소유의 뜻을 이어갔습니다. KBS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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