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이었던 법정 스님의 마지막 모습

입력 2010.03.14 (21:44) 수정 2010.03.15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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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법정스님의 마지막 공양은 그저 평범한 단팥죽 한 그릇이었다고 합니다.



여전히 소탈하기 그지없었던 법정 스님의 마지막 삶의 모습을 김석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1997년 법정스님이 창건한 서울 성북동 길상사.



스님은 평생 이곳에서 법문을 하며 불자들과 부단히 호흡했지만, 정작 자신이 세운 사찰에서조차 단 하룻밤을 머문 적이 없었습니다.



입적이 가까워질 즈음 자신이 지내온 강원도 산골 오두막 ’수류산방’에 가고 싶다 했을 만큼, 평생 자연에서 살고자 했던 법정스님.



세속에서 맺은 인연의 마지막은 ’맑고 향기로운’이란 뜻을 가진 길상사에서의 2시간입니다.



<인터뷰>만종스님(길상사): "그것이야말로 이곳이 생기게 된 연유와 또 어른스님의 삶이 잘 조화롭게 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열반에 들기 전 스님이 가장 먹고 싶어 한 음식은 바로 이 식당에서 만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단팥죽.



공교롭게도 그 단팥죽 한 그릇이 생에 마지막 ’공양’이었습니다.



<인터뷰>김은숙(식당 주인): "요 며칠 전인데 길상사 스님이 오셔서 단팥죽을 사가시면서 이것이 이제 아픈 사람이 드시는 거라고만 말씀하셨지 우리는 법정스님이 드시는 줄 몰랐습니다."



병상에서부터 다비식에 이르기까지 법정스님을 그림자처럼 따르며 곁을 지킨 길상사 상좌스님들.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스님이 지상에 남긴 마지막 언어는 바로 누구보다 아끼는 제자들을 향한 당부였습니다.



어디서든지 내 제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라. 정진의 힘으로 죽을 때 어지럽지 않게 하라.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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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적’이었던 법정 스님의 마지막 모습
    • 입력 2010-03-14 21:44:14
    • 수정2010-03-15 07: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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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법정스님의 마지막 공양은 그저 평범한 단팥죽 한 그릇이었다고 합니다.

여전히 소탈하기 그지없었던 법정 스님의 마지막 삶의 모습을 김석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1997년 법정스님이 창건한 서울 성북동 길상사.

스님은 평생 이곳에서 법문을 하며 불자들과 부단히 호흡했지만, 정작 자신이 세운 사찰에서조차 단 하룻밤을 머문 적이 없었습니다.

입적이 가까워질 즈음 자신이 지내온 강원도 산골 오두막 ’수류산방’에 가고 싶다 했을 만큼, 평생 자연에서 살고자 했던 법정스님.

세속에서 맺은 인연의 마지막은 ’맑고 향기로운’이란 뜻을 가진 길상사에서의 2시간입니다.

<인터뷰>만종스님(길상사): "그것이야말로 이곳이 생기게 된 연유와 또 어른스님의 삶이 잘 조화롭게 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열반에 들기 전 스님이 가장 먹고 싶어 한 음식은 바로 이 식당에서 만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단팥죽.

공교롭게도 그 단팥죽 한 그릇이 생에 마지막 ’공양’이었습니다.

<인터뷰>김은숙(식당 주인): "요 며칠 전인데 길상사 스님이 오셔서 단팥죽을 사가시면서 이것이 이제 아픈 사람이 드시는 거라고만 말씀하셨지 우리는 법정스님이 드시는 줄 몰랐습니다."

병상에서부터 다비식에 이르기까지 법정스님을 그림자처럼 따르며 곁을 지킨 길상사 상좌스님들.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스님이 지상에 남긴 마지막 언어는 바로 누구보다 아끼는 제자들을 향한 당부였습니다.

어디서든지 내 제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라. 정진의 힘으로 죽을 때 어지럽지 않게 하라.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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