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유기 등 만취 범행 의문 여전

입력 2010.03.1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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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하지만 '만취' 상태에서 벌였다는 납치나 시신유기 과정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우발적 살인으로 가장하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공웅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경찰이 밝힌 김길태의 주량은 소주 한 병입니다.

하지만, 김씨는 범행 당일 인근 슈퍼에서 소주 4~5병을 사서 마셨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김희웅(부산 사상경찰서장) : "23일 이후로 경찰이 쫓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자신의 처지가 괴롭고 두려워서 배회하면서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습니다."

소주 4병을 한꺼번에 마셨다면 혈중 알코올농도 0.2% 이상으로 몸을 가누기도 힘든 상태.

<인터뷰>이동기(정신과 전문의) : "치밀한 계획 하에서는 그런 행동을 수행할 수 없고 충동적이고 정신병적인 상태에서 그런 행동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진술을 종합해 추정해보면 김길태는 이런 만취 상태에서 다락방 창문을 넘어 이 양 집에 들어갔고 납치한 이 양을 100미터 이상 떨어진 곳까지 끌고 간 셈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목격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도 선뜻 이해하기 힘듭니다.

시신 유기 과정은 더 의문입니다.

만취한 김길태가 40Kg가량 되는 이 양을 어깨에 메고 50m 이상을 움직인 뒤 치밀하게 시신을 유기했다는 것도 상식 밖의 일입니다.

혐의 사실 대부분을 인정했지만 김길태는 아직 납치와 시신 유기 과정에 대해서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발적인 살인으로 가장해 형량을 줄여보기 위해 음주사실을 과장했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범행 당시 김씨가 신었던 운동화, 이양의 속옷 등 결정적인 물증이 확보돼야 김씨의 범행 행적이 보다 정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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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신 유기 등 만취 범행 의문 여전
    • 입력 2010-03-15 21: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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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하지만 '만취' 상태에서 벌였다는 납치나 시신유기 과정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우발적 살인으로 가장하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공웅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경찰이 밝힌 김길태의 주량은 소주 한 병입니다. 하지만, 김씨는 범행 당일 인근 슈퍼에서 소주 4~5병을 사서 마셨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김희웅(부산 사상경찰서장) : "23일 이후로 경찰이 쫓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자신의 처지가 괴롭고 두려워서 배회하면서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습니다." 소주 4병을 한꺼번에 마셨다면 혈중 알코올농도 0.2% 이상으로 몸을 가누기도 힘든 상태. <인터뷰>이동기(정신과 전문의) : "치밀한 계획 하에서는 그런 행동을 수행할 수 없고 충동적이고 정신병적인 상태에서 그런 행동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진술을 종합해 추정해보면 김길태는 이런 만취 상태에서 다락방 창문을 넘어 이 양 집에 들어갔고 납치한 이 양을 100미터 이상 떨어진 곳까지 끌고 간 셈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목격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도 선뜻 이해하기 힘듭니다. 시신 유기 과정은 더 의문입니다. 만취한 김길태가 40Kg가량 되는 이 양을 어깨에 메고 50m 이상을 움직인 뒤 치밀하게 시신을 유기했다는 것도 상식 밖의 일입니다. 혐의 사실 대부분을 인정했지만 김길태는 아직 납치와 시신 유기 과정에 대해서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발적인 살인으로 가장해 형량을 줄여보기 위해 음주사실을 과장했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범행 당시 김씨가 신었던 운동화, 이양의 속옷 등 결정적인 물증이 확보돼야 김씨의 범행 행적이 보다 정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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