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만 팔고, 수리는 ‘나 몰라라’

입력 2010.03.1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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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렇게 친절하던 자동차 회사가 막상 수리를 하러 갔더니 부품이 없다며 나 몰라라 한다면, 심정이 어떨까요? 더구나 차가 생계 수단이라면 기가 막히겠죠?



장덕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8년 구입한 1톤 화물트럭으로 운송업을 하는 양천일 씨, 벌써 2주째 일을 못하고 매일 이 정비소에 들르고 있습니다.



고장 난 차를 맡겼는데, 부품이 없어서 수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양천일(경북 구미) : "차를 가지고 생업을 유지하는 사람인데 영업용 차를 갖다가 세워놓고 부품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4년 전에 승용차를 샀던 황성주 씨는 정비소에 차를 맡겨 놓은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부탁해서 차를 빌려 타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성주(경북 상주) : "한 달 동안 차는 처박혀있고 렌터카 빌릴 돈은 없고…친구 차, 아는 사람 차를 빌려 타니까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습니다."



두 차 모두 고장이 난 부품은 엔진에서 차량 구석구석으로 연결되는 배선.



그런데 이 부품들은 국내에서는 생산도 되지 않고, 고장에 대비해 확보하고 있는 물량도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녹취> 현대 모비스 관계자 : "동일한 배선인데 차에 대해서 종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백 퍼센트 다 갖춰놓는 것은 사실 힘들고요."



결국, 고장 난 자동차가 정비소에 찾아오면 그때서야 중국의 하도급업체에 해당부품을 주문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입니다.



더 황당한 것은 자동차 제조업체의 반응, 고장 난 차 모두 기아자동차에서 생산된 것입니다.



하지만, 기아자동차는 모든 책임을 부품 업체에 떠넘기고 고객의 불편은 자신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녹취> 기아자동차 관계자 : "부품은 저희 모비스하고, 모비스에서 담당하고 있거든요. (그래요?) 모비스 쪽으로 전화하셔야 될 것 같은데요?"



차를 팔고 나면 부품은 알아서 챙기라는 업체의 배짱에 소비자들만 골탕 먹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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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만 팔고, 수리는 ‘나 몰라라’
    • 입력 2010-03-17 21:57:59
    뉴스 9
<앵커 멘트>

그렇게 친절하던 자동차 회사가 막상 수리를 하러 갔더니 부품이 없다며 나 몰라라 한다면, 심정이 어떨까요? 더구나 차가 생계 수단이라면 기가 막히겠죠?

장덕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8년 구입한 1톤 화물트럭으로 운송업을 하는 양천일 씨, 벌써 2주째 일을 못하고 매일 이 정비소에 들르고 있습니다.

고장 난 차를 맡겼는데, 부품이 없어서 수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양천일(경북 구미) : "차를 가지고 생업을 유지하는 사람인데 영업용 차를 갖다가 세워놓고 부품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4년 전에 승용차를 샀던 황성주 씨는 정비소에 차를 맡겨 놓은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부탁해서 차를 빌려 타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성주(경북 상주) : "한 달 동안 차는 처박혀있고 렌터카 빌릴 돈은 없고…친구 차, 아는 사람 차를 빌려 타니까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습니다."

두 차 모두 고장이 난 부품은 엔진에서 차량 구석구석으로 연결되는 배선.

그런데 이 부품들은 국내에서는 생산도 되지 않고, 고장에 대비해 확보하고 있는 물량도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녹취> 현대 모비스 관계자 : "동일한 배선인데 차에 대해서 종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백 퍼센트 다 갖춰놓는 것은 사실 힘들고요."

결국, 고장 난 자동차가 정비소에 찾아오면 그때서야 중국의 하도급업체에 해당부품을 주문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입니다.

더 황당한 것은 자동차 제조업체의 반응, 고장 난 차 모두 기아자동차에서 생산된 것입니다.

하지만, 기아자동차는 모든 책임을 부품 업체에 떠넘기고 고객의 불편은 자신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녹취> 기아자동차 관계자 : "부품은 저희 모비스하고, 모비스에서 담당하고 있거든요. (그래요?) 모비스 쪽으로 전화하셔야 될 것 같은데요?"

차를 팔고 나면 부품은 알아서 챙기라는 업체의 배짱에 소비자들만 골탕 먹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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