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세계속으로] 스위스 ‘동물 보호법’

입력 2010.04.0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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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쌓인 산으로 둘러싸인 스위스 취리히의 호수가 맑고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합니다.

이 호수에서 길이 1m20cm의 큰 물고기를 잡은 어부가 법정에 서게 됐는데요,

이 어부는 고기를 잡는 과정에서 10분 이상 힘겨루기를 해 동물 학대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를 당한 물고기 변호를 위해 스위스의 한 변호사가 나섰는데요,

이 변호사는 취리히의 3번째 동물변호사입니다.

<녹취> 안토니 굇첼(동물 변호사) : "동물학대로 형사사건에 연루된 자는 자기 변호가 가능하지만 동물은 할 수 없습니다. 피해를 받은 동물을 변호인 없이 판결에 맡기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지난달 초, 스위스에서는 취리히뿐만 아니라, 스위스 전체 26개 주에서 동물 변호사를 법으로 의무화하자는 국민투표까지 시행했는데요.

투표 결과, 유권자의 70.5%가 반대했지만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물보호법을 시행하고 있는 나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1992년, 동물의 생명의 존엄성과 다른 동물과의 사회성을 강조하며 스위스의 동물보호법이 발효됐고, 지난 2008년엔 이 법안이 더욱 강화됐습니다.

동물을 학대하면 최소 53만 원 정도의 벌금형이 내려지고 애완견과 주인의 데이터를 입력한 칩을 넣는 것도 의무화됐습니다.

<녹취> 게어하르트 묘스틀(취리히 동물보호협회 직원) : "(생후 2주 때 버려진 개인데) 길거리에서 발견했죠."

153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취리히 동물보호협회는 경찰, 수의사와 함께 취리히 애완견들의 모든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애완견을 기르려면 필기시험과 함께 반드시 4시간 이상의 수업을 들어야 하고, 주인과 애견이 함께 애견 학교를 수료해야만 합니다.

<녹취> 스티브 그뤼터(애견학교 교장) : "사람들이 애완견을 살 때 개에 대한 기초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개의 특성과 훈련 방법, 행동 방식, 그리고 주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녹취> 니콜 시붕(애견 학교 수업 수강생) : "스위스에서 이 교육이 의무화된 것은 참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이 수업을 통해 (개에 대한) 정보를 얻어 가니까요."

애완견을 기르기 위한 절차가 운전면허 시험만큼이나 까다롭습니다.

스위스에서는 해마다 애견 학교와 보험, 재활 치료 등 각종 정보를 모은 애견 박람회까지 열립니다.

또, 가축에 대해서도 동물 복지를 정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동물 변호사들은 주장합니다.

<녹취> 안토니 굇첼(동물 변호사) : "여러 인위적인 방식으로 길러진 가축들보다는 건강하게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살도록 가축을 사육했을 때 국민 건강에도 더 좋습니다."

생명이 있는 동물을 학대하지 않아야 인간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음을 스위스의 강력한 동물보호법은 시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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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4-02 1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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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쌓인 산으로 둘러싸인 스위스 취리히의 호수가 맑고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합니다. 이 호수에서 길이 1m20cm의 큰 물고기를 잡은 어부가 법정에 서게 됐는데요, 이 어부는 고기를 잡는 과정에서 10분 이상 힘겨루기를 해 동물 학대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를 당한 물고기 변호를 위해 스위스의 한 변호사가 나섰는데요, 이 변호사는 취리히의 3번째 동물변호사입니다. <녹취> 안토니 굇첼(동물 변호사) : "동물학대로 형사사건에 연루된 자는 자기 변호가 가능하지만 동물은 할 수 없습니다. 피해를 받은 동물을 변호인 없이 판결에 맡기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지난달 초, 스위스에서는 취리히뿐만 아니라, 스위스 전체 26개 주에서 동물 변호사를 법으로 의무화하자는 국민투표까지 시행했는데요. 투표 결과, 유권자의 70.5%가 반대했지만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물보호법을 시행하고 있는 나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1992년, 동물의 생명의 존엄성과 다른 동물과의 사회성을 강조하며 스위스의 동물보호법이 발효됐고, 지난 2008년엔 이 법안이 더욱 강화됐습니다. 동물을 학대하면 최소 53만 원 정도의 벌금형이 내려지고 애완견과 주인의 데이터를 입력한 칩을 넣는 것도 의무화됐습니다. <녹취> 게어하르트 묘스틀(취리히 동물보호협회 직원) : "(생후 2주 때 버려진 개인데) 길거리에서 발견했죠." 153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취리히 동물보호협회는 경찰, 수의사와 함께 취리히 애완견들의 모든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애완견을 기르려면 필기시험과 함께 반드시 4시간 이상의 수업을 들어야 하고, 주인과 애견이 함께 애견 학교를 수료해야만 합니다. <녹취> 스티브 그뤼터(애견학교 교장) : "사람들이 애완견을 살 때 개에 대한 기초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개의 특성과 훈련 방법, 행동 방식, 그리고 주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녹취> 니콜 시붕(애견 학교 수업 수강생) : "스위스에서 이 교육이 의무화된 것은 참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이 수업을 통해 (개에 대한) 정보를 얻어 가니까요." 애완견을 기르기 위한 절차가 운전면허 시험만큼이나 까다롭습니다. 스위스에서는 해마다 애견 학교와 보험, 재활 치료 등 각종 정보를 모은 애견 박람회까지 열립니다. 또, 가축에 대해서도 동물 복지를 정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동물 변호사들은 주장합니다. <녹취> 안토니 굇첼(동물 변호사) : "여러 인위적인 방식으로 길러진 가축들보다는 건강하게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살도록 가축을 사육했을 때 국민 건강에도 더 좋습니다." 생명이 있는 동물을 학대하지 않아야 인간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음을 스위스의 강력한 동물보호법은 시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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