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개발’ 예산 낭비·생태 훼손 논란

입력 2010.04.04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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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반도 생태계의 보고인 비무장지대 일대를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각종 개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 타당성이나 경제성이 부족해 환경만 파괴할 것이란 우려가 높습니다.

이화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겨울 철새들의 낙원 민통선 지역.

사람의 출입이 적고 개발이 덜된 덕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로 자리잡았습니다.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 떼가 먹이를 먹다 놀란 듯 주변을 살핍니다.

바로 옆에서 공사가 진행되면서 경계심이 더 커졌습니다.

원래 철새들의 먹이터였던 논에 대규모 주차장과 전시관을 짓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통선 지역을 둘러보고 남북 교류의 장으로도 쓰려고 전시관을 건설한다는 겁니다.

<인터뷰>정인철(녹색연합 간사): "이 지역에 이런 주차장이라든지 불필요한 광장이 들어섬으로써 심각한 환경 파괴가 우려됩니다."

게다가 불과 2,3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는 이미 비슷한 전시관이 있습니다.

워낙 출입 절차가 복잡해 관광객들의 왕래가 어려운 지역, 그만큼 관광 효과와 사업성이 불투명한데도 개발 사업이 계속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민통선 지역에 문을 연 이 박물관은 다달이 1억 원 넘게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세금이 450억원이나 들어갔지만 하루 평균 방문객은 3백여 명으로 예상치의 3% 정도밖에 안됩니다.

이 곳은 행사나 공연장으로 쓰는 곳입니다. 5백 명이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큰 공간이지만 지난해 문을 연 이후 이용 실적이 단 한차례에 불과합니다.

역시 민통선 지역이라 출입도 까다롭고, 박물관 주변 숙박 시설 등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사업 전부터 적자 운영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된 셈입니다.

그러나 박물관측은 금강산 관광 등 남북 상황이 나아지면 관광객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좀 멀리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우영석(DMZ 박물관 관계자): "비무장 지대에 인접한 곳에 위치한 박물관으로써 그런 차별성이 장기적으로는 부각될 것 같습니다."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일대는 정부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 지역으로 지정을 추진하는 곳입니다.

그만큼 개발에 신중해야 하지만 현재 이 일대에서 운영중이거나 개발 예정인 생태 관광 시설은 모두 20곳이 넘습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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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MZ 개발’ 예산 낭비·생태 훼손 논란
    • 입력 2010-04-04 07: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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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반도 생태계의 보고인 비무장지대 일대를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는 각종 개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 타당성이나 경제성이 부족해 환경만 파괴할 것이란 우려가 높습니다. 이화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겨울 철새들의 낙원 민통선 지역. 사람의 출입이 적고 개발이 덜된 덕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로 자리잡았습니다.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 떼가 먹이를 먹다 놀란 듯 주변을 살핍니다. 바로 옆에서 공사가 진행되면서 경계심이 더 커졌습니다. 원래 철새들의 먹이터였던 논에 대규모 주차장과 전시관을 짓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통선 지역을 둘러보고 남북 교류의 장으로도 쓰려고 전시관을 건설한다는 겁니다. <인터뷰>정인철(녹색연합 간사): "이 지역에 이런 주차장이라든지 불필요한 광장이 들어섬으로써 심각한 환경 파괴가 우려됩니다." 게다가 불과 2,3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는 이미 비슷한 전시관이 있습니다. 워낙 출입 절차가 복잡해 관광객들의 왕래가 어려운 지역, 그만큼 관광 효과와 사업성이 불투명한데도 개발 사업이 계속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민통선 지역에 문을 연 이 박물관은 다달이 1억 원 넘게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세금이 450억원이나 들어갔지만 하루 평균 방문객은 3백여 명으로 예상치의 3% 정도밖에 안됩니다. 이 곳은 행사나 공연장으로 쓰는 곳입니다. 5백 명이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큰 공간이지만 지난해 문을 연 이후 이용 실적이 단 한차례에 불과합니다. 역시 민통선 지역이라 출입도 까다롭고, 박물관 주변 숙박 시설 등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사업 전부터 적자 운영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된 셈입니다. 그러나 박물관측은 금강산 관광 등 남북 상황이 나아지면 관광객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좀 멀리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우영석(DMZ 박물관 관계자): "비무장 지대에 인접한 곳에 위치한 박물관으로써 그런 차별성이 장기적으로는 부각될 것 같습니다."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일대는 정부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 지역으로 지정을 추진하는 곳입니다. 그만큼 개발에 신중해야 하지만 현재 이 일대에서 운영중이거나 개발 예정인 생태 관광 시설은 모두 20곳이 넘습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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