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의 구조작전!

입력 2010.04.0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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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이 침몰한지 아흐레가 지났습니다. 바닷속에서는 목숨을 건 필사의 구조 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미 한 사람이 숨졌습니다.



수색 지원을 하던 어선도 변을 당했습니다.



구조 작전이 왜 이렇게 어렵고 힘든지 취재했습니다.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전우를 찾기 위해 노병은 자신의 목숨을 바쳤습니다.



<녹취> "선배님과 함께 했던 추억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리포트>



UDT의 전설로 불렸던 한주호 준위, 하지만, 바다는 35년 전설도 한순간에 삼켜버렸습니다.



그 바다에는 지금도 46명의 병사들이 차가운 물속에 갇혀 있습니다.



병사들이 있던 천안함 함미는 수심 45미터 깊은 바닥에 가라앉았습니다.



물 위에 뜬 붉은색 부표만이 천안함의 위치를 말해줍니다.



잠수 요원들은 이 부표에 배를 묶고 천안함을 만나기 위해 물속에 뛰어듭니다. 믿을 것이라고는 등에 맨 공기통 2개와 몸에 묶은 밧줄뿐. 입수와 동시에 잠수 요원들의 모습은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지켜보던 민간 구조대원들도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물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물 밖으로 나오고 맙니다.



물살이 거세고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아, 바다 속은 그야말로 공포의 공간입니다.



<인터뷰> 정동남(한국구조연합회 회장) : "(조류가 멈춘) 정조 때인데도 지금 조류가 휙휙 날아가는 정도이기 때문에 도저히 다이버가 입수가 안 됩니다. 이 상황에서는 다이버가 들어갈 수가 없고, 다음 정조 때 상황을 살펴봐야 될 것 같아요."



사고 해역에 투입된 잠수요원은 해난구조대 SSU와 수중폭파팀 UDT 요원 등 170여 명.



그러나 한 번에 잠수하는 요원의 수는 네 명에서 여섯 명 수준입니다.



1인당 최대 잠수 시간이 10분에서 15분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에 작업은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불과 10분 안팎,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잠수요원들이 물속에서 겪는 고통은 상상을 넘습니다.



수심 10미터 깊이의 수영장에서 물의 압력을 실험해보면 잠수 요원들의 작업 환경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고무로 만든 농구공은 수심 10미터 지점에서 절반 이하로 오그라듭니다.



플라스틱 페트병은 아예 종잇장처럼 납작해집니다.



공기가 빠져나가서가 아니라 압축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사람의 신체도 마찬가지 현상을 겪습니다.



수심 10미터를 내려갈 때마다 1기압씩 높아지니까, 수심 45미터 지점에서는 5기압 이상의 압력을 받습니다.



<인터뷰> 정창호(대한수중협회 전무) : "육상에서보다는 상당히 높은 압력을 받기 때문에 물속에서 있을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고, 압력이 높으니까 압착도 많이 받게 되고, 질소가 몸에 많이 누적되니까, 보다 많은 질소가 누적되지 않도록 적절한 시간 이내에 잠수를 마치고 올라와야 합니다."



질소가 누적되다 보면 치명적인 잠수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잠수요원이 메고 있는 공기통은 산소통이 아니라 말 그대로 공기통이어서 일반 대기와 성분 구성이 똑같습니다.



질소가 78%, 산소 21%, 아르곤이나 이산화탄소 등 여러 기체가 나머지 1%를 차지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기압이 높아지면 혈액 속에 녹아들어가는 공기량도 많아지고, 당연히 혈액 중 질소의 농도도 높아집니다.



이런 혈액이 뇌로 들어가면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이때 갑자기 수면으로 상승하게 되면 기압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혈액 중에 녹아있던 질소가 기포를 만들어냅니다.



탄산음료 뚜껑을 열었을 때 거품이 나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이런 기포가 혈관을 막으면 혈액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고, 폐도 손상을 입습니다.



<인터뷰> 김형렬(여의도성모병원 산업의학과 교수) : "기포들이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또 기계적으로 조직의 손상을 줄 수 있는 기전입니다. 특히 이런 부분이 중추신경계 쪽의 혈관이나 심장혈관에 영향을 주게 되면 치명적인 결과에 이를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바닷물은 섭씨 4도 정도로 차가워 저체온증까지 나타납니다. 더구나 사고 해역은 물살마저 빠릅니다. 서해 바다는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약 10미터로 세계적으로 조류가 센 곳입니다. 특히 천안함이 침몰한 지점은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를 흐르는 조류 때문에 물살이 더 거셉니다.



<인터뷰> 한정민(119 구조대원) : "지금 거의 3에서 4노트, 심할 때 5에서 6노트, 그렇게 조류가 세거든요. 3에서 4노트 같으면 시간당 약 5.56킬로미터 정도 나가는 속도거든요."



이런 조류의 위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인터뷰> 이재학(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 "해수의 밀도는 공기보다는 약 700배에서 800배 정도 더 나가거든요. 같은 속도면 무거운 것에 의해서 받는 충격이 더 크죠."



조류 3노트의 위력을 바람의 세기로 환산하면 초속 44에서 45미터 수준입니다.



바람이 초속 40미터만 돼도 사람은 몸을 가눌 수가 없습니다. 밧줄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인터뷰> 김상호(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 "초속 45미터의 바람 속에서 사람은 약 100킬로그램의 힘을 받게 됩니다. 여기에 바람 방향이 바뀔 때는 순간적으로 더욱 큰 힘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잠수요원들의 환경은 태풍이 불 때 고층 건물 옥상에 서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합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젭니다.



태양빛은 수심 1미터에서 절반이 흡수되고 수심 10미터에서는 90%가 흡수됩니다.



천안함이 가라앉은 수심 45미터 지점은 한낮에도 거의 암흑상황이라는 얘깁니다.



게다가 서해는 물이 탁해서 시계 확보가 더 어렵습니다.



조명을 밝힌다고는 하지만 시야가 좁기 때문에 수중 상황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용광(민간구조대원) : "우윳빛 같기도 하고, 안개 같기도 하고 안 보입니다. 물건이 가서 부딪혀서 접촉해야 보일 정도로..."



최악의 조건에서 사투를 벌이다 보니, 사고 위험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주호 준위는 해군 수중폭파팀 UDT의 베테랑 대원이자 교관이었습니다.



지난달 30일 사고 해역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다가 잠수 도중 실신한 뒤 끝내 숨졌습니다.



<인터뷰> 한슬기(故한주호 준위 딸) : "항성 멋있는 모습만 보다가 물에 차갑게 있는데..."



1975년 해군에 입대해 바다를 지키는 데 청춘을 보내고 나니 올해 나이는 쉰셋입니다.



전역을 불과 2년여 앞두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정해복 소령(UDT 선견작전대장) : "대원들이 어디 상처가 난 곳은 없는지, 꼼꼼히 발끝부터 머리까지 직접 확인해 주셨습니다. 그게 기억이 납니다."



35년 동안 그가 지켜온 바다. 마지막 숨을 거둔 곳도 역시 바다였습니다.



깊은 수심으로 인한 잠수병의 위험에 몸을 가누기도 힘든 빠른 물살, 여기에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까지 겹쳐 구조 작업은 목숨을 건 모험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안전규정은 수심 40미터까지만 잠수하도록 돼 있지만 천안함 함미는 5미터가 더 깊은 45미터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녹취> 송무진 중령(해군 해난구조대) : "원래 스쿠버로서 잠수할 수 있는 것이, 40미터 이상 들어가게 되면 안전규정을 위배한 것입니다."



하지만 차가운 바닷물 속에 있을 46명의 병사들을 생각하면 구조 작업을 늦출 수도 없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심해 장수 장비입니다.



이른바 SSDS라고 불리는 이 장비는 높은 수압을 견딜 수 있는 특수 헬멧과 복장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또 등에 메는 공기통이 아니라 해상과 연결돼 있는 호스를 통해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심해 잠수 장비를 설치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걸림돌입니다.



<녹취> 송무진 중령(해군 해난구조대) : "심해 잠수를 하게 되면 구조함 자체가 전부 다 작업이 마비된 상태에서 약 3일 동안 모든 작업을 정지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여기에 잠수병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감압장비, 이른바 체임버도 한 대밖에 없다는 점도 구조 작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며 사고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천안함의 침몰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 추측만 난무합니다.



구조대원들은 오늘도 단 한 명의 전우라도 더 찾기 위해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정말 기적이 일어날 수 있기를 온 국민이 두 손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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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K
천안함이 침몰한지 아흐레가 지났습니다. 바닷속에서는 목숨을 건 필사의 구조 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미 한 사람이 숨졌습니다.

수색 지원을 하던 어선도 변을 당했습니다.

구조 작전이 왜 이렇게 어렵고 힘든지 취재했습니다.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전우를 찾기 위해 노병은 자신의 목숨을 바쳤습니다.

<녹취> "선배님과 함께 했던 추억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리포트>

UDT의 전설로 불렸던 한주호 준위, 하지만, 바다는 35년 전설도 한순간에 삼켜버렸습니다.

그 바다에는 지금도 46명의 병사들이 차가운 물속에 갇혀 있습니다.

병사들이 있던 천안함 함미는 수심 45미터 깊은 바닥에 가라앉았습니다.

물 위에 뜬 붉은색 부표만이 천안함의 위치를 말해줍니다.

잠수 요원들은 이 부표에 배를 묶고 천안함을 만나기 위해 물속에 뛰어듭니다. 믿을 것이라고는 등에 맨 공기통 2개와 몸에 묶은 밧줄뿐. 입수와 동시에 잠수 요원들의 모습은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지켜보던 민간 구조대원들도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물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물 밖으로 나오고 맙니다.

물살이 거세고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아, 바다 속은 그야말로 공포의 공간입니다.

<인터뷰> 정동남(한국구조연합회 회장) : "(조류가 멈춘) 정조 때인데도 지금 조류가 휙휙 날아가는 정도이기 때문에 도저히 다이버가 입수가 안 됩니다. 이 상황에서는 다이버가 들어갈 수가 없고, 다음 정조 때 상황을 살펴봐야 될 것 같아요."

사고 해역에 투입된 잠수요원은 해난구조대 SSU와 수중폭파팀 UDT 요원 등 170여 명.

그러나 한 번에 잠수하는 요원의 수는 네 명에서 여섯 명 수준입니다.

1인당 최대 잠수 시간이 10분에서 15분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에 작업은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불과 10분 안팎,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잠수요원들이 물속에서 겪는 고통은 상상을 넘습니다.

수심 10미터 깊이의 수영장에서 물의 압력을 실험해보면 잠수 요원들의 작업 환경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고무로 만든 농구공은 수심 10미터 지점에서 절반 이하로 오그라듭니다.

플라스틱 페트병은 아예 종잇장처럼 납작해집니다.

공기가 빠져나가서가 아니라 압축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사람의 신체도 마찬가지 현상을 겪습니다.

수심 10미터를 내려갈 때마다 1기압씩 높아지니까, 수심 45미터 지점에서는 5기압 이상의 압력을 받습니다.

<인터뷰> 정창호(대한수중협회 전무) : "육상에서보다는 상당히 높은 압력을 받기 때문에 물속에서 있을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고, 압력이 높으니까 압착도 많이 받게 되고, 질소가 몸에 많이 누적되니까, 보다 많은 질소가 누적되지 않도록 적절한 시간 이내에 잠수를 마치고 올라와야 합니다."

질소가 누적되다 보면 치명적인 잠수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잠수요원이 메고 있는 공기통은 산소통이 아니라 말 그대로 공기통이어서 일반 대기와 성분 구성이 똑같습니다.

질소가 78%, 산소 21%, 아르곤이나 이산화탄소 등 여러 기체가 나머지 1%를 차지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기압이 높아지면 혈액 속에 녹아들어가는 공기량도 많아지고, 당연히 혈액 중 질소의 농도도 높아집니다.

이런 혈액이 뇌로 들어가면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이때 갑자기 수면으로 상승하게 되면 기압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혈액 중에 녹아있던 질소가 기포를 만들어냅니다.

탄산음료 뚜껑을 열었을 때 거품이 나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이런 기포가 혈관을 막으면 혈액의 흐름에 문제가 생기고, 폐도 손상을 입습니다.

<인터뷰> 김형렬(여의도성모병원 산업의학과 교수) : "기포들이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또 기계적으로 조직의 손상을 줄 수 있는 기전입니다. 특히 이런 부분이 중추신경계 쪽의 혈관이나 심장혈관에 영향을 주게 되면 치명적인 결과에 이를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바닷물은 섭씨 4도 정도로 차가워 저체온증까지 나타납니다. 더구나 사고 해역은 물살마저 빠릅니다. 서해 바다는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약 10미터로 세계적으로 조류가 센 곳입니다. 특히 천안함이 침몰한 지점은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를 흐르는 조류 때문에 물살이 더 거셉니다.

<인터뷰> 한정민(119 구조대원) : "지금 거의 3에서 4노트, 심할 때 5에서 6노트, 그렇게 조류가 세거든요. 3에서 4노트 같으면 시간당 약 5.56킬로미터 정도 나가는 속도거든요."

이런 조류의 위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인터뷰> 이재학(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 "해수의 밀도는 공기보다는 약 700배에서 800배 정도 더 나가거든요. 같은 속도면 무거운 것에 의해서 받는 충격이 더 크죠."

조류 3노트의 위력을 바람의 세기로 환산하면 초속 44에서 45미터 수준입니다.

바람이 초속 40미터만 돼도 사람은 몸을 가눌 수가 없습니다. 밧줄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인터뷰> 김상호(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 "초속 45미터의 바람 속에서 사람은 약 100킬로그램의 힘을 받게 됩니다. 여기에 바람 방향이 바뀔 때는 순간적으로 더욱 큰 힘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 잠수요원들의 환경은 태풍이 불 때 고층 건물 옥상에 서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합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젭니다.

태양빛은 수심 1미터에서 절반이 흡수되고 수심 10미터에서는 90%가 흡수됩니다.

천안함이 가라앉은 수심 45미터 지점은 한낮에도 거의 암흑상황이라는 얘깁니다.

게다가 서해는 물이 탁해서 시계 확보가 더 어렵습니다.

조명을 밝힌다고는 하지만 시야가 좁기 때문에 수중 상황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용광(민간구조대원) : "우윳빛 같기도 하고, 안개 같기도 하고 안 보입니다. 물건이 가서 부딪혀서 접촉해야 보일 정도로..."

최악의 조건에서 사투를 벌이다 보니, 사고 위험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한주호 준위는 해군 수중폭파팀 UDT의 베테랑 대원이자 교관이었습니다.

지난달 30일 사고 해역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다가 잠수 도중 실신한 뒤 끝내 숨졌습니다.

<인터뷰> 한슬기(故한주호 준위 딸) : "항성 멋있는 모습만 보다가 물에 차갑게 있는데..."

1975년 해군에 입대해 바다를 지키는 데 청춘을 보내고 나니 올해 나이는 쉰셋입니다.

전역을 불과 2년여 앞두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정해복 소령(UDT 선견작전대장) : "대원들이 어디 상처가 난 곳은 없는지, 꼼꼼히 발끝부터 머리까지 직접 확인해 주셨습니다. 그게 기억이 납니다."

35년 동안 그가 지켜온 바다. 마지막 숨을 거둔 곳도 역시 바다였습니다.

깊은 수심으로 인한 잠수병의 위험에 몸을 가누기도 힘든 빠른 물살, 여기에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까지 겹쳐 구조 작업은 목숨을 건 모험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안전규정은 수심 40미터까지만 잠수하도록 돼 있지만 천안함 함미는 5미터가 더 깊은 45미터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녹취> 송무진 중령(해군 해난구조대) : "원래 스쿠버로서 잠수할 수 있는 것이, 40미터 이상 들어가게 되면 안전규정을 위배한 것입니다."

하지만 차가운 바닷물 속에 있을 46명의 병사들을 생각하면 구조 작업을 늦출 수도 없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심해 장수 장비입니다.

이른바 SSDS라고 불리는 이 장비는 높은 수압을 견딜 수 있는 특수 헬멧과 복장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또 등에 메는 공기통이 아니라 해상과 연결돼 있는 호스를 통해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심해 잠수 장비를 설치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걸림돌입니다.

<녹취> 송무진 중령(해군 해난구조대) : "심해 잠수를 하게 되면 구조함 자체가 전부 다 작업이 마비된 상태에서 약 3일 동안 모든 작업을 정지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여기에 잠수병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감압장비, 이른바 체임버도 한 대밖에 없다는 점도 구조 작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며 사고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천안함의 침몰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 추측만 난무합니다.

구조대원들은 오늘도 단 한 명의 전우라도 더 찾기 위해 차갑고 어두운 바닷속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정말 기적이 일어날 수 있기를 온 국민이 두 손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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