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3명 연쇄살인…괴로운 택시 기사!

입력 2010.04.05 (09:09) 수정 2010.04.05 (09: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 충남 일대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검거됐습니다. 택시를 이용한 범행이었습니다. 그래서 택시 타기 겁난다고 하는데, 또다른 피해자들도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 택시 기사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요?



지금 택시 기사들은 괴롭습니다. 한 건의 택시 범죄로 전체 택시 기사 보는 눈길 사납습니다. 영업 안됩니다. 그야말로 울상입니다.



도대체 25만대의 택시가 무슨 죄냐는 겁니다. 그런데 택시 기사들을 이렇게 괴롭게 한 택시 연쇄살인범은 치밀했습니다.



학생은 빼고 돈 있는 직장인만 노렸습니다. 성폭력 전과가 있었지만 쉽게 택시 기사가 돼서 이런 일까지 저지른 겁니다.



<리포트>



한밤중,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이 남자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 / 대덕경찰서) : "사체유기한 장소가 이쪽입니다. 피의자 들어오는 그림자 보이고요. 유기할 장소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3명의 여성을 살해한 이 남자, 직업이 택시기사였습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 / 대덕경찰서) : "택시가 범행의 도구로 사용되었다고 봅니다."



전국의 25만대의 택시 가운데 단 한 대만 범행에 이용됐는데, 지금 택시 기사들은 괴롭습니다.



지난 2일, 연쇄살인사건의 현장검증이 실시됐습니다.



피의자는 부녀자 세 명을 납치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41살 안 모씨입니다.



입을 굳게 다문 채 범행 하나 하나를 태연하게 재연했습니다.



지난달 28일 대전의 한 산업단지에서 20대 직장인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청주의 한 백화점 앞에서 택시를 탄 여성이었습니다. 피의자 안 씨의 택시였습니다.



지난해 9월 청주 무심천 하천가에서 4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직장동료와 회식을 하고 술집을 나선 뒤 택시를 탔었습니다. 역시 안씨의 택시였습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 대덕경찰서) : "여성 피해자를 트렁크에 가두어 놓고 움직였습니다. (김 씨의 카드로) 현금을 찾을 만한 어둡고 인적이 드문 현금인출기를 찾아내던 도중에 (피의자가) 트렁크를 확인해 보니까 이미 피해자는 사망해 있는 상태였습니다."



무려 6년 전 충남 연기군의 한 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20대 여성도 역시 그랬습니다.



안씨의 택시를 탔다가 살해당했습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 / 대덕경찰서) : "1,2년 운행을 하다 다른 직업을 가졌다 다시 또 택시 회사에 취업을 해서 이번에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밤 늦은 시간, 밀폐된 공간에 홀로 탄 여성 승객이 안씨의 범죄 표적이 된 겁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대덕경찰서) : "택시기사(피의자)가 범행대상으로 여성승객을 물색하다가 여성승객이 탑승하자 승객이 원하는 곳으로 가지 않고 인근 가까운 골목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서 갈취한 이후에 성추행 사실까지는 시인을 했고요."



범행은 치밀했습니다. 여성 승객이 타면, 직장인이냐, 학생이냐고 먼저 물었고, 직장에 다닌다고 하면, 그때 범행을 시도했습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대덕경찰서) : "여성승객을 첫 번째 물색을 해서 태우고 그 뒤에 학생인 경우에는 현금이나 카드를 소지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 가능성이 있는 피해자를 물색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안 씨에게 살해당한 세 여성도 모두 직장인이었습니다. 안씨는 먼저 이들에게 현금과 신용카드를 빼앗고 성폭행 한 후 살해했습니다.



충격적인 사실은 살해한 여성의 시신을 트렁크에 실은 채 버젓이 택시 영업을 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대덕경찰서) : "범행이후에 사체를 차에다 두고 집에 들어가서 잠을 자고 나온 경우도 있고요. 그 외에 영업을 잠깐만 한 게 아니라 그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영업을 한 점 까지도 다 확인이 됐습니다."



심야시간 시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택시, 이제 여성들에겐 이 택시가 범행 수단으로도 보입니다.



<인터뷰> 한정숙 : "무섭죠. 그런데 밤늦게는 탈 수 있는 것이 택시 밖에 없잖아요. 한 공간에서 단 둘이 있기 때문에 무서운데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잖아요."



그러나 이번 택시 연쇄살인강도의 또 다른 피해자는 택시 기사들입니다.



<인터뷰> 장진경(택시기사) : "이번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서 택시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나빠지고 기사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나쁘고."



택시 운전이 쉬운 일도 아닌데 이런 일까지 터져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다들 씁쓸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세영(택시기사) : "한두 사람이 나쁜 짓을 해서 전체가 욕을 먹는 거거든요. 이게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실제로 택시 범죄 사건이 일어나면 택시기사들은 사건의 여파를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인터뷰> 장진경(택시기사) : "그런 일이 발생함으로 인해서 저희들도 수입원에서 많이 차이가 나고. 또 걱정하시는 부모님들은 택시 타고 다니지 말라는 얘기도 많이 하실 테고. 일단 그런 일이 발생함으로써 저희도 손해가 많아요."



문제는 택시 기사 채용에 특별한 기준이 없다는 겁니다.



<녹취> 택시 기사 : "택시 자격증, 몇 가지 주민등록증하고 이력서만 가져가면 취직하기가 제일 수월한 곳이 택시회사예요."



피의자 안 씨 역시 그랬습니다. 10년 전 택시를 이용한 성폭력 전과가 있었으나 아주 쉽게 택시회사에 다시 취직했습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대덕경찰서) : "아직까지 택시 회사에 강력 사건 전과자들이 취업을 하는 경우가 간간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택시 범죄는 계속되고 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은 택시 기사 구하기가 그만큼 힘들어서라고 합니다.



<녹취> 택시기사 : "는 많고 노는 차들은 각 회사마다 많아요. 그러니까 이력서 들고 가면 일 시켜 버린다고. 자격증 없는 사람도 시키고."



그러나 이런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기사들과 택시 조합, 시민들도 하나같이 입을 모읍니다.



<녹취> 기우식(기획 국장 / 전국운수산업 노동조합민주택시본부) : "공공성을 가지고 운행을 해야 되는 사람으로서의 어떤 자격들, 이런 부분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그 조건들이 되어있는지 이런 절차들은 사실상 생략되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의 택시는 총 25만대. 이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는 한 집안의 가장이고 직장인입니다. 그런데 한 건의 택시 범죄로 많은 택시 기사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대책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던지는 잘못된 시선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3명 연쇄살인…괴로운 택시 기사!
    • 입력 2010-04-05 09:09:36
    • 수정2010-04-05 09:45:19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최근 충남 일대 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검거됐습니다. 택시를 이용한 범행이었습니다. 그래서 택시 타기 겁난다고 하는데, 또다른 피해자들도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 택시 기사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요?

지금 택시 기사들은 괴롭습니다. 한 건의 택시 범죄로 전체 택시 기사 보는 눈길 사납습니다. 영업 안됩니다. 그야말로 울상입니다.

도대체 25만대의 택시가 무슨 죄냐는 겁니다. 그런데 택시 기사들을 이렇게 괴롭게 한 택시 연쇄살인범은 치밀했습니다.

학생은 빼고 돈 있는 직장인만 노렸습니다. 성폭력 전과가 있었지만 쉽게 택시 기사가 돼서 이런 일까지 저지른 겁니다.

<리포트>

한밤중,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이 남자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 / 대덕경찰서) : "사체유기한 장소가 이쪽입니다. 피의자 들어오는 그림자 보이고요. 유기할 장소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3명의 여성을 살해한 이 남자, 직업이 택시기사였습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 / 대덕경찰서) : "택시가 범행의 도구로 사용되었다고 봅니다."

전국의 25만대의 택시 가운데 단 한 대만 범행에 이용됐는데, 지금 택시 기사들은 괴롭습니다.

지난 2일, 연쇄살인사건의 현장검증이 실시됐습니다.

피의자는 부녀자 세 명을 납치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41살 안 모씨입니다.

입을 굳게 다문 채 범행 하나 하나를 태연하게 재연했습니다.

지난달 28일 대전의 한 산업단지에서 20대 직장인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청주의 한 백화점 앞에서 택시를 탄 여성이었습니다. 피의자 안 씨의 택시였습니다.

지난해 9월 청주 무심천 하천가에서 4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직장동료와 회식을 하고 술집을 나선 뒤 택시를 탔었습니다. 역시 안씨의 택시였습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 대덕경찰서) : "여성 피해자를 트렁크에 가두어 놓고 움직였습니다. (김 씨의 카드로) 현금을 찾을 만한 어둡고 인적이 드문 현금인출기를 찾아내던 도중에 (피의자가) 트렁크를 확인해 보니까 이미 피해자는 사망해 있는 상태였습니다."

무려 6년 전 충남 연기군의 한 도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20대 여성도 역시 그랬습니다.

안씨의 택시를 탔다가 살해당했습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 / 대덕경찰서) : "1,2년 운행을 하다 다른 직업을 가졌다 다시 또 택시 회사에 취업을 해서 이번에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밤 늦은 시간, 밀폐된 공간에 홀로 탄 여성 승객이 안씨의 범죄 표적이 된 겁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대덕경찰서) : "택시기사(피의자)가 범행대상으로 여성승객을 물색하다가 여성승객이 탑승하자 승객이 원하는 곳으로 가지 않고 인근 가까운 골목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서 갈취한 이후에 성추행 사실까지는 시인을 했고요."

범행은 치밀했습니다. 여성 승객이 타면, 직장인이냐, 학생이냐고 먼저 물었고, 직장에 다닌다고 하면, 그때 범행을 시도했습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대덕경찰서) : "여성승객을 첫 번째 물색을 해서 태우고 그 뒤에 학생인 경우에는 현금이나 카드를 소지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 가능성이 있는 피해자를 물색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안 씨에게 살해당한 세 여성도 모두 직장인이었습니다. 안씨는 먼저 이들에게 현금과 신용카드를 빼앗고 성폭행 한 후 살해했습니다.

충격적인 사실은 살해한 여성의 시신을 트렁크에 실은 채 버젓이 택시 영업을 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대덕경찰서) : "범행이후에 사체를 차에다 두고 집에 들어가서 잠을 자고 나온 경우도 있고요. 그 외에 영업을 잠깐만 한 게 아니라 그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영업을 한 점 까지도 다 확인이 됐습니다."

심야시간 시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택시, 이제 여성들에겐 이 택시가 범행 수단으로도 보입니다.

<인터뷰> 한정숙 : "무섭죠. 그런데 밤늦게는 탈 수 있는 것이 택시 밖에 없잖아요. 한 공간에서 단 둘이 있기 때문에 무서운데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잖아요."

그러나 이번 택시 연쇄살인강도의 또 다른 피해자는 택시 기사들입니다.

<인터뷰> 장진경(택시기사) : "이번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서 택시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나빠지고 기사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나쁘고."

택시 운전이 쉬운 일도 아닌데 이런 일까지 터져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다들 씁쓸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세영(택시기사) : "한두 사람이 나쁜 짓을 해서 전체가 욕을 먹는 거거든요. 이게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실제로 택시 범죄 사건이 일어나면 택시기사들은 사건의 여파를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인터뷰> 장진경(택시기사) : "그런 일이 발생함으로 인해서 저희들도 수입원에서 많이 차이가 나고. 또 걱정하시는 부모님들은 택시 타고 다니지 말라는 얘기도 많이 하실 테고. 일단 그런 일이 발생함으로써 저희도 손해가 많아요."

문제는 택시 기사 채용에 특별한 기준이 없다는 겁니다.

<녹취> 택시 기사 : "택시 자격증, 몇 가지 주민등록증하고 이력서만 가져가면 취직하기가 제일 수월한 곳이 택시회사예요."

피의자 안 씨 역시 그랬습니다. 10년 전 택시를 이용한 성폭력 전과가 있었으나 아주 쉽게 택시회사에 다시 취직했습니다.

<인터뷰> 박찬우(수사과장/대덕경찰서) : "아직까지 택시 회사에 강력 사건 전과자들이 취업을 하는 경우가 간간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택시 범죄는 계속되고 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은 택시 기사 구하기가 그만큼 힘들어서라고 합니다.

<녹취> 택시기사 : "는 많고 노는 차들은 각 회사마다 많아요. 그러니까 이력서 들고 가면 일 시켜 버린다고. 자격증 없는 사람도 시키고."

그러나 이런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기사들과 택시 조합, 시민들도 하나같이 입을 모읍니다.

<녹취> 기우식(기획 국장 / 전국운수산업 노동조합민주택시본부) : "공공성을 가지고 운행을 해야 되는 사람으로서의 어떤 자격들, 이런 부분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그 조건들이 되어있는지 이런 절차들은 사실상 생략되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의 택시는 총 25만대. 이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는 한 집안의 가장이고 직장인입니다. 그런데 한 건의 택시 범죄로 많은 택시 기사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대책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던지는 잘못된 시선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