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소말리아 해적과의 전쟁

입력 2010.04.1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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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소말리아 해적들이 최근 잇따라 상선을 납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유조선 삼호드림호가 납치된 뒤 터키 선박까지 납치해 해적소굴로 끌고 갔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최근 소말리아 해적들의 실태와 우리나라 청해부대의 해적소탕작전을 직접 취재하고 돌아온 이영풍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질문>
이번에 다녀온 인도양 아덴만에 소말리아 해적들이 활개친다면서요?

<답변>
네, 소말리아 바다는 세계 각국의 상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해적들의 소굴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시는 이 화면은 지난 2월 6일 소말리아 인근 바다에서 벌어진 해적소탕작전 장면인데요.

예멘국기를 단 고속보트 한 척이 갑자기 우리나라 상선 쪽으로 접근합니다.

우리나라 국군 청해부대 소속의 링스헬기가 곧바로 출격합니다.

신호탄을 투하하고 위협비행을 하자 해적선은 뱃머리를 돌려 반대쪽으로 도망갑니다.

<인터뷰>김정현 (청해부대 참모장/해군중령):"2척의 우리 상선이 포함된 6척의 상선단에 2척의 해적선이 고속인 27노트로 접근해 위협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약 보름 뒤인 지난 2월 19일 오후에도 또 다른 해적선이 출몰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등으로 구성된 연합함대 사령관의 특별지시에 따라 충무공이순신함의 링스헬기가 바로 출격했습니다.

해적선 가까이 다가가서 위협비행을 하자 상선납치를 포기합니다.

일본 초계기가 이 해적선을 자세히 촬영했는데요, 철재 사다리가 발견됐습니다.

이 사다리는 해적들이 외국 상선에 올라가서 납치할 때 사용하는 도굽니다.

같은 날 오전 상황도 한 번 보시죠? 해적의심 선박이 군함들 사이에 들어왔는데요.

어선으로 위장돼 있지만 어구는 없고 조업한 흔적도 없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선박을 납치할 때 쓰는 흰색 고속보트 2척과 소말리아 현지인으로 보이는 선원 15명이 비좁게 모여 있습니다.

장거리 항해를 위해 준비한 다량의 기름통들도 목격됐습니다.

연합함대들은 이 해적선의 모든 정보를 함께 공유하면서 해적행위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질문>
소말리아 해적들은 상선을 납치하면 거액의 인질 몸값을 노린다면서요? 금액이 수십억 원을 넘는다면서요?

<답변>
일반적으로 해적이라고 하면 영화나 소설 속에 나오는 낭만적인 환상을 떠올리는 수가 많습니다.

그런데 해적들이 노리는 것은 역시 돈입니다.

이 화면은 미 해군이 지난해 납치된 사우디 유조선을 촬영한 것인데요.

인질들의 몸값 40억 원이 든 돈다발이 낙하산에 실려 유조선으로 투하되고 있습니다.

유엔은 납치된 인질 몸값과 관련해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몸값의 30%가 소말리아 해적과 전직 군벌들에게 돌아갑니다.

그리고 10%가 해적소굴을 지키는 전직 군벌들이 차지한다고 합니다.

몸값의 절반가량이 소말리아 전직 군벌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셈이죠.

<질문>
이 기자!!! 그런데 몸값의 나머지 절반이 영국 런던의 해적협력자들에게 돌아간다는데 이게 무슨 소리죠?

<답변>
취재진은 런던에 있는 해적 인질 협상가를 접촉했습니다.

이 사람은 해적과 인질 양쪽으로부터 모두 소개비를 받아 챙긴다는군요.

자신이 노출되면 곤란하다면서 아주 난처해 합니다. 한 번 들어보실까요?

<인터뷰> 베레스포드(해적인질협상가) :"(소말리아 해적사건에 관여했나?) 미안하지만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나는 소말리아 해적들에 대적하고 싶지 않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지는 런던이 소말리아 해적들을 움직이는 사실상의 본부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런던 선박거래소의 브로커들과 소말리아에서 이민을 온 전직 군벌들의 복합체가 해적범죄를 조종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런던에서는 요즘 해적 인질협상가는 물론 변호사업계까지 해적특수 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인터뷰> 로저 미들턴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아프리카 담당):"케이스바이 케이스인데요, 요즘은 통상 피랍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와 전문 협상가들에게 각기 수만 파운드씩이 지불되고 있습니다."

해적이 극성을 부리면서, 사설 보안업체도 대목을 만났는데요, 돈을 주고 무장 인력을 배에 태우는 선주가 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지켜주지도 못하면서 돈만 받아 챙기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요즘 런던의 해적산업은 비윤리적인 비지니스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 이 기자! 지난주 납치된 유조선 삼호드림호를 우리나라 충무공이순신함이 바짝 붙어서 감시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해적들을 붙잡아도 국내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린가요?

<답변>
네. 이 점이 지금 바로 당면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적을 잡아도 우리나라 법정에 세워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에 해적 체포에 관한 특례법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아직까지 처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진복 (국회의원):"소말리아에 파병된 우리 국군부대의 활동내용을 조금 더 명확하게 해서 이들의 활동영역을 법적 근거를 마련해 줌으로써 시비 거리를 사전에 차단해야 합니다."

지난해 11월 19일 상정된 이 법안은 청해부대 함장이 해적들을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해적들을 구속하고자 할 경우 서울중앙지검 검사에게 영장을 신청하도록 했습니다.

이 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지금 삼호드림호를 납치한 해적들을 붙잡아도 국내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외교적인 시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법안처리가 시급히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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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보기] 소말리아 해적과의 전쟁
    • 입력 2010-04-11 07: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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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소말리아 해적들이 최근 잇따라 상선을 납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유조선 삼호드림호가 납치된 뒤 터키 선박까지 납치해 해적소굴로 끌고 갔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는 최근 소말리아 해적들의 실태와 우리나라 청해부대의 해적소탕작전을 직접 취재하고 돌아온 이영풍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질문> 이번에 다녀온 인도양 아덴만에 소말리아 해적들이 활개친다면서요? <답변> 네, 소말리아 바다는 세계 각국의 상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해적들의 소굴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시는 이 화면은 지난 2월 6일 소말리아 인근 바다에서 벌어진 해적소탕작전 장면인데요. 예멘국기를 단 고속보트 한 척이 갑자기 우리나라 상선 쪽으로 접근합니다. 우리나라 국군 청해부대 소속의 링스헬기가 곧바로 출격합니다. 신호탄을 투하하고 위협비행을 하자 해적선은 뱃머리를 돌려 반대쪽으로 도망갑니다. <인터뷰>김정현 (청해부대 참모장/해군중령):"2척의 우리 상선이 포함된 6척의 상선단에 2척의 해적선이 고속인 27노트로 접근해 위협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약 보름 뒤인 지난 2월 19일 오후에도 또 다른 해적선이 출몰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등으로 구성된 연합함대 사령관의 특별지시에 따라 충무공이순신함의 링스헬기가 바로 출격했습니다. 해적선 가까이 다가가서 위협비행을 하자 상선납치를 포기합니다. 일본 초계기가 이 해적선을 자세히 촬영했는데요, 철재 사다리가 발견됐습니다. 이 사다리는 해적들이 외국 상선에 올라가서 납치할 때 사용하는 도굽니다. 같은 날 오전 상황도 한 번 보시죠? 해적의심 선박이 군함들 사이에 들어왔는데요. 어선으로 위장돼 있지만 어구는 없고 조업한 흔적도 없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선박을 납치할 때 쓰는 흰색 고속보트 2척과 소말리아 현지인으로 보이는 선원 15명이 비좁게 모여 있습니다. 장거리 항해를 위해 준비한 다량의 기름통들도 목격됐습니다. 연합함대들은 이 해적선의 모든 정보를 함께 공유하면서 해적행위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질문> 소말리아 해적들은 상선을 납치하면 거액의 인질 몸값을 노린다면서요? 금액이 수십억 원을 넘는다면서요? <답변> 일반적으로 해적이라고 하면 영화나 소설 속에 나오는 낭만적인 환상을 떠올리는 수가 많습니다. 그런데 해적들이 노리는 것은 역시 돈입니다. 이 화면은 미 해군이 지난해 납치된 사우디 유조선을 촬영한 것인데요. 인질들의 몸값 40억 원이 든 돈다발이 낙하산에 실려 유조선으로 투하되고 있습니다. 유엔은 납치된 인질 몸값과 관련해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몸값의 30%가 소말리아 해적과 전직 군벌들에게 돌아갑니다. 그리고 10%가 해적소굴을 지키는 전직 군벌들이 차지한다고 합니다. 몸값의 절반가량이 소말리아 전직 군벌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셈이죠. <질문> 이 기자!!! 그런데 몸값의 나머지 절반이 영국 런던의 해적협력자들에게 돌아간다는데 이게 무슨 소리죠? <답변> 취재진은 런던에 있는 해적 인질 협상가를 접촉했습니다. 이 사람은 해적과 인질 양쪽으로부터 모두 소개비를 받아 챙긴다는군요. 자신이 노출되면 곤란하다면서 아주 난처해 합니다. 한 번 들어보실까요? <인터뷰> 베레스포드(해적인질협상가) :"(소말리아 해적사건에 관여했나?) 미안하지만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나는 소말리아 해적들에 대적하고 싶지 않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지는 런던이 소말리아 해적들을 움직이는 사실상의 본부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런던 선박거래소의 브로커들과 소말리아에서 이민을 온 전직 군벌들의 복합체가 해적범죄를 조종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런던에서는 요즘 해적 인질협상가는 물론 변호사업계까지 해적특수 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인터뷰> 로저 미들턴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아프리카 담당):"케이스바이 케이스인데요, 요즘은 통상 피랍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와 전문 협상가들에게 각기 수만 파운드씩이 지불되고 있습니다." 해적이 극성을 부리면서, 사설 보안업체도 대목을 만났는데요, 돈을 주고 무장 인력을 배에 태우는 선주가 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지켜주지도 못하면서 돈만 받아 챙기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요즘 런던의 해적산업은 비윤리적인 비지니스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 이 기자! 지난주 납치된 유조선 삼호드림호를 우리나라 충무공이순신함이 바짝 붙어서 감시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해적들을 붙잡아도 국내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린가요? <답변> 네. 이 점이 지금 바로 당면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적을 잡아도 우리나라 법정에 세워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에 해적 체포에 관한 특례법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아직까지 처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진복 (국회의원):"소말리아에 파병된 우리 국군부대의 활동내용을 조금 더 명확하게 해서 이들의 활동영역을 법적 근거를 마련해 줌으로써 시비 거리를 사전에 차단해야 합니다." 지난해 11월 19일 상정된 이 법안은 청해부대 함장이 해적들을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해적들을 구속하고자 할 경우 서울중앙지검 검사에게 영장을 신청하도록 했습니다. 이 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지금 삼호드림호를 납치한 해적들을 붙잡아도 국내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외교적인 시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법안처리가 시급히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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