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싸게! 더 멋있게!

입력 2010.04.1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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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진 소비자들이 패션 업계의 흐름을 바꾸고 있습니다.



무턱대고 브랜드만 찾기보다,



저렴한 가격은 물론 최신 디자인에 품질까지 따지는 합리적인 소비가 자리 잡으면서 업체들이 새로운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더 싸고 더 멋있게’ 달라지는 패션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아침부터 명동 한복판이 사람들로 북새통입니다. 늘어선 줄이 두 겹 세 겹 건물을 둘러쌌고 몇몇은 아예 길바닥에 주저앉기도 했습니다.



순식간에 4개 층 모두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인터뷰> 한TM 안데르손(H&M 한국 지사장) : “보세요. 개장한지 2시간 반이 넘었는데 아직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들어가고 있습니다. 정말 기분 좋습니다.”



지난 2월 한국에 첫 선을 보인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H&M의 개장 날 벌어진 진풍경입니다.



스웨덴 브랜드 H&M과 불과 백여 미터의 거리엔 스페인 브랜드인 ZARA가 성업 중입니다.



2년 전 진출한 이후 벌써 매출 천억 원이 눈앞입니다.



명동역 쪽으로는 스페인의 MANGO(망고)가 자리 잡았습니다.



바로 옆에는 미국의 GAP(갭), 우리나라 토종 브랜드인 SPAO(스파오), 그리고 일본의 UNIQLO(유니클로)가 들어섰습니다.



이른바 패션 1번지라고 할 수 있는 명동의 곳곳을 이런 식의 대형 매장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통점은 초대형 매장을 갖추고 현재 가장 유행하는 옷과 액세서리를 저렴한 가격에 판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을지 잘라반(외국인 유학생) : “새로운 스타일이 계속 바뀌면서 선택할 수 있는 종류가 많은 것 같아요. 다른 매장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그래서 자주 와요.”



<인터뷰> 이태금(대학생) : “가격도 싸고 저희 또래들이 좋아할 만한 컬러같은 것도 빨리 따라잡는 것 같아요. 빠르게 빠르게 변화해 줘서 그만큼 다양한 디자인을 찾을 수도 있고...”



이른바 SPA라고 불리는 의류업체들의 매장입니다. SPA란 ‘제조 직매형 의류 전문업체’의 줄임말로, 제품의 기획부터 생산, 유통, 판매까지 한 번에 직접 관리하는 패션업체를 뜻합니다.



기존에는 유행을 미리 예측해 디자인하고 옷을 만들어 매장에 걸기까지 통상 6개월가량 걸렸습니다.



하지만 SPA 브랜드들은 이 과정을 단 2주로 단축해 패션계의 대혁명을 일으켰습니다.



매주 두 번씩 신상품이 들어오고 매장의 70%가 매주 새 단장되는 것입니다.



아예 매일 새로운 디자인이 입고되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눈여겨 본 옷이 일주일 뒷면 없어서 못 사는 경우도 생깁니다.



<인터뷰> 김소희(SPAO 매장 직원) : “저희보다 정보가 더 빨라요. 이게 들어온다는 걸 어떻게 아셨는지 미리 줄서있고...”



기획에서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한 회사가 관리하다 보니 중간 이윤들이 발생하지 않아 가격 거품도 그만큼 빠졌습니다.



가격은 유명 상표 제품에 비해 저렴하지만,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로 품질은 자신 있다고 업체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한수정(ZARA 매니저) : “저희는 유통비에서 물류비용을 줄이고 광고비를 절약하는 대신 더 트렌디한 제품을 좋은 가격에 좋은 소재로..."



여성들 사이에서 여러 옷을 입어보고 이것저것 고르는 남성들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중년층과 주부들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무영(주부) : “처음에는 가격이 싸서 좀 망설이다가 아들부터 입혀봤어요. 근데 너무 좋다는 거예요. 나도 사서 입어봤는데 저렴한 가격에 비해 이 브랜드의 옷이나 품질이 나쁘지 않고 합리적이니까 자주 오게 돼요.”



이런 추세는 유행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살리고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은 미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격과 품질을 꼼꼼히 비교하는 합리적인 소비가 대셉니다.



<인터뷰> 박원경(학생) : “저렴하게 산지 아무도 모른다는거,,,그냥 다 명품같이 보이게 할 수 있는 게 진짜 옷 잘 입는 사람들 아닐까요?”



이제 일반인뿐만 아니라 대형 스타들도 수천만 원짜리 드레스 대신 이런 옷을 입고 시상식 앞에 나 섭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선택한 이 검정 드레스는 26달러 약3만 원에 불과합니다.



탤런트 이연희 씨가 입은 이 드레스도 10만 원대 상품입니다.



탤런트 윤은혜 씨는 한 드라마에서 재벌가 상속녀 역할로 입은 옷들이 알고보니 중저가 제품이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유명 연예인이 입은 옷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퍼지고, 며칠 뒤면 비슷한 제품이 매장에 내걸리는 시대가 왔습니다.



<인터뷰> 간호섭 교수(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 “만약에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다. 아니면 대중 스타다. 어떤 패션 아이콘이다. 이런 사람들이 입은 옷을 내가 그 다음 날에 입고 싶은 욕망이 생길 수가 있다는 거죠.”



옷장이 모자라 베란다까지 옷이 가득합니다.



그런데도 늘 입을 옷을 고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정연 씨는 굳이 옷을 살 생각은 아니지만 친구와 대형 의류 매장에 들릅니다.



새로운 감각을 놓치지 않게 틈틈이 둘러보는 것은 이제 젊은이들의 놀이이자 일상입니다.



<인터뷰> 이정연(대학생) : “좋은 걸 하나 사서 오래 입어라 하는 말씀 많이들 하시잖아요. 저희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거죠.”



과거 무턱대고 유명 상표만 찾던 경향과는 확연하게 다릅니다. 패션과 옷에 대한 사람들의 개념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인터뷰> 간호섭 교수(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 "예전에는 옷이 소장가치가 있었다면, 지금은 입고 즐기고 옷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만족하는 세대가 왔거든요. 값은 저렴하면서 질도 좋고, 또 대형화되고 세련된 매장에서 소비하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큰 그런 소비집단이 등장한 거죠“



수백만 원짜리 상품을 만드는 지미 추, 소니아리키엘, 장광효 등 국내외 최고 디자이너들도 이들 브랜드와 손잡고 1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의 상품도 내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광효(디자이너) : “제가 5년이나 10년 전에 부탁을 받았다면 아마 좀 망설였을 거예요. 그때는 디자이너의 높은 퀄리티라든가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했기 때문에 안한다고 했겠지만, 지금 글로벌 시대에서는 유명 디자이너도 대중성이 높아야 되거든요.”



디자이너는 인지도와 함께 수익을 높이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고급 제품을 소유 할 수 있어, 말 그대로 윈-윈 전략인 셈입니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제조 직매형 의류 전문업체 즉 SPA의 시장규모는 수조 원대로 추정됩니다.



지난 2005년 가장 먼저 들어온 유니클로의 경우 첫해 3백억 원의 매출을 올린 뒤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태우(유니클로 마케팅 담당) : “매년 60% 이상 성장해서 작년에 천4백억, 올해 8월까지 2천4백억 달성이 가능해 보입니다.“



이런 흐름은 일본도 마찬가집니다.



일본 명품 거리로 유명했던 긴자에는 백화점들이 줄지어 도산하고 그 자리에 중저가 브랜드 매장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대지 2천 제곱미터의 4층짜리 이 건물은 대표적인 명품 루이비통이 사용했지만, 지금은 2만 원짜리 청바지를 파는 GAP이 차지했습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이후 상품의 값이 가치에 합당한지, 즉 가격 대비 가치를 따지는 ’가치 소비’가 강화됐다는 분석입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패션시대, 그만큼 옷 소비도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새 옷을 사서 일 년을 넘기지 않고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터뷰> 이지연(직장인) : “제 나이 때는 한번 입고 버리는 일이 많잖아요. 가격이 워낙 저렴하니까 이번에 입고 다음에 또 다른 거 사서 입고 그런 것 같아요.”



이 때문에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나’를 위한 소비에서 나아가 ’우리’를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고애란 교수(연세대 의류환경학과) : “과연 그 제품이 노동력을 착취했거나 환경오염을 심하게 하는 등 윤리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고려하고, 이걸 내가 (금세)사용하지 않는 것이 또 어떤 환경오염은 아닌지 한 번 더 생각한 후에 구입하는 거...”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경제력에 맞게 선택하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패션의 흐름을 바꾸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객들의 변화를 포착한 업체들의 발 빠른 대응이 더해져 ‘더 싸고 더 멋진’ 패션 전쟁은 더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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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싸게! 더 멋있게!
    • 입력 2010-04-12 07:29:10
    취재파일K
똑똑해진 소비자들이 패션 업계의 흐름을 바꾸고 있습니다.

무턱대고 브랜드만 찾기보다,

저렴한 가격은 물론 최신 디자인에 품질까지 따지는 합리적인 소비가 자리 잡으면서 업체들이 새로운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더 싸고 더 멋있게’ 달라지는 패션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아침부터 명동 한복판이 사람들로 북새통입니다. 늘어선 줄이 두 겹 세 겹 건물을 둘러쌌고 몇몇은 아예 길바닥에 주저앉기도 했습니다.

순식간에 4개 층 모두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인터뷰> 한TM 안데르손(H&M 한국 지사장) : “보세요. 개장한지 2시간 반이 넘었는데 아직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들어가고 있습니다. 정말 기분 좋습니다.”

지난 2월 한국에 첫 선을 보인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H&M의 개장 날 벌어진 진풍경입니다.

스웨덴 브랜드 H&M과 불과 백여 미터의 거리엔 스페인 브랜드인 ZARA가 성업 중입니다.

2년 전 진출한 이후 벌써 매출 천억 원이 눈앞입니다.

명동역 쪽으로는 스페인의 MANGO(망고)가 자리 잡았습니다.

바로 옆에는 미국의 GAP(갭), 우리나라 토종 브랜드인 SPAO(스파오), 그리고 일본의 UNIQLO(유니클로)가 들어섰습니다.

이른바 패션 1번지라고 할 수 있는 명동의 곳곳을 이런 식의 대형 매장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통점은 초대형 매장을 갖추고 현재 가장 유행하는 옷과 액세서리를 저렴한 가격에 판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을지 잘라반(외국인 유학생) : “새로운 스타일이 계속 바뀌면서 선택할 수 있는 종류가 많은 것 같아요. 다른 매장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그래서 자주 와요.”

<인터뷰> 이태금(대학생) : “가격도 싸고 저희 또래들이 좋아할 만한 컬러같은 것도 빨리 따라잡는 것 같아요. 빠르게 빠르게 변화해 줘서 그만큼 다양한 디자인을 찾을 수도 있고...”

이른바 SPA라고 불리는 의류업체들의 매장입니다. SPA란 ‘제조 직매형 의류 전문업체’의 줄임말로, 제품의 기획부터 생산, 유통, 판매까지 한 번에 직접 관리하는 패션업체를 뜻합니다.

기존에는 유행을 미리 예측해 디자인하고 옷을 만들어 매장에 걸기까지 통상 6개월가량 걸렸습니다.

하지만 SPA 브랜드들은 이 과정을 단 2주로 단축해 패션계의 대혁명을 일으켰습니다.

매주 두 번씩 신상품이 들어오고 매장의 70%가 매주 새 단장되는 것입니다.

아예 매일 새로운 디자인이 입고되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눈여겨 본 옷이 일주일 뒷면 없어서 못 사는 경우도 생깁니다.

<인터뷰> 김소희(SPAO 매장 직원) : “저희보다 정보가 더 빨라요. 이게 들어온다는 걸 어떻게 아셨는지 미리 줄서있고...”

기획에서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한 회사가 관리하다 보니 중간 이윤들이 발생하지 않아 가격 거품도 그만큼 빠졌습니다.

가격은 유명 상표 제품에 비해 저렴하지만,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로 품질은 자신 있다고 업체들은 말합니다.

<인터뷰> 한수정(ZARA 매니저) : “저희는 유통비에서 물류비용을 줄이고 광고비를 절약하는 대신 더 트렌디한 제품을 좋은 가격에 좋은 소재로..."

여성들 사이에서 여러 옷을 입어보고 이것저것 고르는 남성들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중년층과 주부들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무영(주부) : “처음에는 가격이 싸서 좀 망설이다가 아들부터 입혀봤어요. 근데 너무 좋다는 거예요. 나도 사서 입어봤는데 저렴한 가격에 비해 이 브랜드의 옷이나 품질이 나쁘지 않고 합리적이니까 자주 오게 돼요.”

이런 추세는 유행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살리고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은 미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격과 품질을 꼼꼼히 비교하는 합리적인 소비가 대셉니다.

<인터뷰> 박원경(학생) : “저렴하게 산지 아무도 모른다는거,,,그냥 다 명품같이 보이게 할 수 있는 게 진짜 옷 잘 입는 사람들 아닐까요?”

이제 일반인뿐만 아니라 대형 스타들도 수천만 원짜리 드레스 대신 이런 옷을 입고 시상식 앞에 나 섭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선택한 이 검정 드레스는 26달러 약3만 원에 불과합니다.

탤런트 이연희 씨가 입은 이 드레스도 10만 원대 상품입니다.

탤런트 윤은혜 씨는 한 드라마에서 재벌가 상속녀 역할로 입은 옷들이 알고보니 중저가 제품이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유명 연예인이 입은 옷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퍼지고, 며칠 뒤면 비슷한 제품이 매장에 내걸리는 시대가 왔습니다.

<인터뷰> 간호섭 교수(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 “만약에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다. 아니면 대중 스타다. 어떤 패션 아이콘이다. 이런 사람들이 입은 옷을 내가 그 다음 날에 입고 싶은 욕망이 생길 수가 있다는 거죠.”

옷장이 모자라 베란다까지 옷이 가득합니다.

그런데도 늘 입을 옷을 고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정연 씨는 굳이 옷을 살 생각은 아니지만 친구와 대형 의류 매장에 들릅니다.

새로운 감각을 놓치지 않게 틈틈이 둘러보는 것은 이제 젊은이들의 놀이이자 일상입니다.

<인터뷰> 이정연(대학생) : “좋은 걸 하나 사서 오래 입어라 하는 말씀 많이들 하시잖아요. 저희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거죠.”

과거 무턱대고 유명 상표만 찾던 경향과는 확연하게 다릅니다. 패션과 옷에 대한 사람들의 개념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인터뷰> 간호섭 교수(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 "예전에는 옷이 소장가치가 있었다면, 지금은 입고 즐기고 옷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만족하는 세대가 왔거든요. 값은 저렴하면서 질도 좋고, 또 대형화되고 세련된 매장에서 소비하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큰 그런 소비집단이 등장한 거죠“

수백만 원짜리 상품을 만드는 지미 추, 소니아리키엘, 장광효 등 국내외 최고 디자이너들도 이들 브랜드와 손잡고 10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의 상품도 내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광효(디자이너) : “제가 5년이나 10년 전에 부탁을 받았다면 아마 좀 망설였을 거예요. 그때는 디자이너의 높은 퀄리티라든가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했기 때문에 안한다고 했겠지만, 지금 글로벌 시대에서는 유명 디자이너도 대중성이 높아야 되거든요.”

디자이너는 인지도와 함께 수익을 높이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고급 제품을 소유 할 수 있어, 말 그대로 윈-윈 전략인 셈입니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제조 직매형 의류 전문업체 즉 SPA의 시장규모는 수조 원대로 추정됩니다.

지난 2005년 가장 먼저 들어온 유니클로의 경우 첫해 3백억 원의 매출을 올린 뒤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태우(유니클로 마케팅 담당) : “매년 60% 이상 성장해서 작년에 천4백억, 올해 8월까지 2천4백억 달성이 가능해 보입니다.“

이런 흐름은 일본도 마찬가집니다.

일본 명품 거리로 유명했던 긴자에는 백화점들이 줄지어 도산하고 그 자리에 중저가 브랜드 매장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대지 2천 제곱미터의 4층짜리 이 건물은 대표적인 명품 루이비통이 사용했지만, 지금은 2만 원짜리 청바지를 파는 GAP이 차지했습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이후 상품의 값이 가치에 합당한지, 즉 가격 대비 가치를 따지는 ’가치 소비’가 강화됐다는 분석입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패션시대, 그만큼 옷 소비도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새 옷을 사서 일 년을 넘기지 않고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터뷰> 이지연(직장인) : “제 나이 때는 한번 입고 버리는 일이 많잖아요. 가격이 워낙 저렴하니까 이번에 입고 다음에 또 다른 거 사서 입고 그런 것 같아요.”

이 때문에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나’를 위한 소비에서 나아가 ’우리’를 생각하는 ’윤리적 소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고애란 교수(연세대 의류환경학과) : “과연 그 제품이 노동력을 착취했거나 환경오염을 심하게 하는 등 윤리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고려하고, 이걸 내가 (금세)사용하지 않는 것이 또 어떤 환경오염은 아닌지 한 번 더 생각한 후에 구입하는 거...”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경제력에 맞게 선택하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패션의 흐름을 바꾸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객들의 변화를 포착한 업체들의 발 빠른 대응이 더해져 ‘더 싸고 더 멋진’ 패션 전쟁은 더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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