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심리전에 흔들리는 북한

입력 2010.04.1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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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단체가 날려 보내는 대북전단에 그동안 경고음만 울리던 북한 군부가 최근 결정적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며 위협을 가해왔습니다.



유례 없는 대응 수위인 데요.



북한 군부가 이렇게 민감해진 이유가 뭘까요?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을 앞둔 북한 정권의 초조함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17돌을 기념하기 위해 북한의 당.정.군 수뇌부들이 총 출동한 자리.



우리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북한 인민무력부장은 남쪽에서 오는 사상.심리전에 극도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김영춘(북한 인민무력부장) : “국가건설과 국가활동의 모든 분야에서 주체성과 민족성을 고수하고 계급적 원칙, 혁명적 원칙을 철저히 지켜 제국주의자들의 사상.문화적 침투와 심리 모략전을 단호히 짓부숴버려야 하겠습니다.“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항상 강조하면서도 밖으로부터 유입되는 자유의 물결에 크게 흔들에 리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을 흔드는 가장 강력한 심리전 수단은 바로 대북 전단입니다.



지난 2000년 이후 정부 차원의 대북전단은 중단됐지만 이후 탈북자 단체를 중심으로 연간 2백여 만 장의 전단이 북한 땅으로 날아들고 있습니다.



조그만 전단 한 장 한 장이 도대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은 날로 격해지고 있는 북한 정권의 반응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날을 따라 더욱 심해지고 있는 반공화국 삐라 살포행위만 하여도 전연으로부터 종심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온갖 정탐 역량과 수단이 투입된 어리석은 체제 전복 책동은 우리나라 주변으로부터 내륙지대 깊이까지 뻗치고 있다."



지난 2월, 우리의 경찰과 국정원에 해당하는 북한의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가 이례적으로 연합성명을 발표한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북한 주민에 미치는 전단의 효과 때문에 북한 당국은 점점 초조해 하고 있습니다.



<녹취>조선중앙TV : "여기에는 남조선의 국정원과 기무사를 비롯한 악명 높은 정탐 모략기구들이 돌격대로 나서고 있으며 국방부와 통일부, 외교 통상부를 포함한 당국 기관들, 이들의 직접적인 조정과 지위를 받고 있는 군부 호전 집단들과 극우 보수 세력들, 사람으로 살기를 그만 두고 고물장으로 밀려간 인간쓰레기들까지 동원되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위협과 협박도 탈북자 단체들의 ‘북한으로 전단 날려 보내기‘를 멈추게는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면 보일수록 더욱 더 전단의 효과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녹취>한창권(탈북인단체 총연합 대표) : "효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지만 진짜 대북전단 만한 것이 없습니다. 단속이 심해서 대북전단을 뿌렸다 하면 북한에서는 군사당국이 이제 판문점을 통해서 항의를 하는 겁니다. 그만큼 효과가 있는 겁니다."



실제로 남한 소식과 북한의 속사정을 전하는 남쪽의 전단을 보고 탈북을 결심하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녹취>장철봉(탈북자) : "부대 내 군인들이 노골적으로 소지를 한다든지 읽어 본다든지 할 수는 없습니다. 한 걸음에 한 장씩 발견하는 대북전단지이기 때문에 보지 않는 척 하면서 다 본다고 봐야죠. 폐쇄된 국가에서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외부 세계의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그것은 핵탄 하나가 떨어진 것보다 더 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의약품과 생활필수품은 물론 남한 사회 자유의 맛이 그대로 드러나는 드라마 DVD 등이 대북전단에 포함되고 있는 데, 파장이 만만치 않은 모양입니다.



<녹취> 조선중앙 TV : "남측은 이에 아랑곳없이 반공화국 심리 모략 행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최근에는 우리의 사상과 체제를 헐뜯는 불순한 내용의 삐라들과 추잡한 녹화물,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을 반영한 DVD삐라까지 대량 살포하고 있다."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큰일 나겠다고 생각했는지, 북한 군부가 대응 수위를 급격히 높이고 있습니다.



남한 당국이 대북전단을 중지시키지 않으면 개성과 금강산 관광은 물론 개성공단의 통행까지도 막을 수있다고 위협하고, 군사적 대응조치까지 시사했습니다.



<녹취>조선중앙 TV : "남측이 너절한 심리 모략 행위를 중지하기 위한 납득할 만한 대책을 강구하고 그에 대하여 공식 통보하지 않는다면 우리 군대는 해당한 결정적인 조취를 곧 취할 것이다."



우리 정부의 입장은 한결같습니다. 법규로 강제중단시킬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남북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염려가 있기 때문에 자제해 달라는 겁니다.



<녹취>이종주(부대변인) : "대북전단 살포는 남북간에 상호비방과 선전활동을 중지하기로 한 남북 간의 합의를 이행한다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또 남북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사안입니다."



북한 정권은 최근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으로의 3대 째 권력 세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민보안성을 보안부로 승격시켜 주민 통제를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북한 주민들을 흔들리게 만드는 자유세계로부터의 각종 심리전은 북한 정권에게는 눈엣가시가 분명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통제와 위협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끝으로 국립교향악단의 관현악 ‘모란봉’ 영상 보시면서 남북의 창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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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4-17 09:36:24
    남북의 창
탈북자 단체가 날려 보내는 대북전단에 그동안 경고음만 울리던 북한 군부가 최근 결정적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며 위협을 가해왔습니다.

유례 없는 대응 수위인 데요.

북한 군부가 이렇게 민감해진 이유가 뭘까요?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을 앞둔 북한 정권의 초조함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17돌을 기념하기 위해 북한의 당.정.군 수뇌부들이 총 출동한 자리.

우리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북한 인민무력부장은 남쪽에서 오는 사상.심리전에 극도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김영춘(북한 인민무력부장) : “국가건설과 국가활동의 모든 분야에서 주체성과 민족성을 고수하고 계급적 원칙, 혁명적 원칙을 철저히 지켜 제국주의자들의 사상.문화적 침투와 심리 모략전을 단호히 짓부숴버려야 하겠습니다.“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항상 강조하면서도 밖으로부터 유입되는 자유의 물결에 크게 흔들에 리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을 흔드는 가장 강력한 심리전 수단은 바로 대북 전단입니다.

지난 2000년 이후 정부 차원의 대북전단은 중단됐지만 이후 탈북자 단체를 중심으로 연간 2백여 만 장의 전단이 북한 땅으로 날아들고 있습니다.

조그만 전단 한 장 한 장이 도대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은 날로 격해지고 있는 북한 정권의 반응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날을 따라 더욱 심해지고 있는 반공화국 삐라 살포행위만 하여도 전연으로부터 종심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온갖 정탐 역량과 수단이 투입된 어리석은 체제 전복 책동은 우리나라 주변으로부터 내륙지대 깊이까지 뻗치고 있다."

지난 2월, 우리의 경찰과 국정원에 해당하는 북한의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가 이례적으로 연합성명을 발표한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북한 주민에 미치는 전단의 효과 때문에 북한 당국은 점점 초조해 하고 있습니다.

<녹취>조선중앙TV : "여기에는 남조선의 국정원과 기무사를 비롯한 악명 높은 정탐 모략기구들이 돌격대로 나서고 있으며 국방부와 통일부, 외교 통상부를 포함한 당국 기관들, 이들의 직접적인 조정과 지위를 받고 있는 군부 호전 집단들과 극우 보수 세력들, 사람으로 살기를 그만 두고 고물장으로 밀려간 인간쓰레기들까지 동원되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위협과 협박도 탈북자 단체들의 ‘북한으로 전단 날려 보내기‘를 멈추게는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면 보일수록 더욱 더 전단의 효과를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녹취>한창권(탈북인단체 총연합 대표) : "효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지만 진짜 대북전단 만한 것이 없습니다. 단속이 심해서 대북전단을 뿌렸다 하면 북한에서는 군사당국이 이제 판문점을 통해서 항의를 하는 겁니다. 그만큼 효과가 있는 겁니다."

실제로 남한 소식과 북한의 속사정을 전하는 남쪽의 전단을 보고 탈북을 결심하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녹취>장철봉(탈북자) : "부대 내 군인들이 노골적으로 소지를 한다든지 읽어 본다든지 할 수는 없습니다. 한 걸음에 한 장씩 발견하는 대북전단지이기 때문에 보지 않는 척 하면서 다 본다고 봐야죠. 폐쇄된 국가에서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외부 세계의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그것은 핵탄 하나가 떨어진 것보다 더 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의약품과 생활필수품은 물론 남한 사회 자유의 맛이 그대로 드러나는 드라마 DVD 등이 대북전단에 포함되고 있는 데, 파장이 만만치 않은 모양입니다.

<녹취> 조선중앙 TV : "남측은 이에 아랑곳없이 반공화국 심리 모략 행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최근에는 우리의 사상과 체제를 헐뜯는 불순한 내용의 삐라들과 추잡한 녹화물, 썩어빠진 부르주아 생활을 반영한 DVD삐라까지 대량 살포하고 있다."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큰일 나겠다고 생각했는지, 북한 군부가 대응 수위를 급격히 높이고 있습니다.

남한 당국이 대북전단을 중지시키지 않으면 개성과 금강산 관광은 물론 개성공단의 통행까지도 막을 수있다고 위협하고, 군사적 대응조치까지 시사했습니다.

<녹취>조선중앙 TV : "남측이 너절한 심리 모략 행위를 중지하기 위한 납득할 만한 대책을 강구하고 그에 대하여 공식 통보하지 않는다면 우리 군대는 해당한 결정적인 조취를 곧 취할 것이다."

우리 정부의 입장은 한결같습니다. 법규로 강제중단시킬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남북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염려가 있기 때문에 자제해 달라는 겁니다.

<녹취>이종주(부대변인) : "대북전단 살포는 남북간에 상호비방과 선전활동을 중지하기로 한 남북 간의 합의를 이행한다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또 남북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사안입니다."

북한 정권은 최근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으로의 3대 째 권력 세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민보안성을 보안부로 승격시켜 주민 통제를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북한 주민들을 흔들리게 만드는 자유세계로부터의 각종 심리전은 북한 정권에게는 눈엣가시가 분명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통제와 위협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끝으로 국립교향악단의 관현악 ‘모란봉’ 영상 보시면서 남북의 창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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