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새 판도변화’ 춘추전국시대

입력 2010.04.20 (09:07) 수정 2010.04.2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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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프로배구 V리그는 지난 몇 년 동안 견고하던 순위 판도에 변화의 물결이 요동치기 시작한 시즌이다.

남자부는 예년처럼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지만 두 팀의 양강 체제에는 조금씩 균열 조짐이 생겼다.

또 KT&G가 우승한 여자부에서는 지난 4년 동안 3번이나 정상을 차지한 '명문' 흥국생명이 몰락했고 현대건설이 강력한 돌풍을 일으켰다.

◇양강 흔들린 남자부

2005년 막을 올린 프로배구에서 남자부는 줄곧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지배했다. 삼성화재의 우승으로 끝난 올해까지 챔피언결정전은 늘 두 팀만의 세상이었다.

2005시즌 우승한 삼성화재는 2005-2006시즌, 2006-2007시즌에는 현대캐피탈에 우승컵을 넘겼다. 2007-2008시즌 다시 우승한 삼성화재는 이후 올해까지 내리 3시즌 정상에 올랐다. 3강에 포함되는 대한항공은 4년째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올해도 결과는 이전과 비슷했지만 정규리그에서는 양상이 다소 달랐다.

초반에는 LIG손해보험의 돌풍이 대단했다. '만년 하위팀'이던 LIG손보는 기존 3강을 잇달아 꺾으며 1라운드에서 전승을 올렸다.

LIG손보의 돌풍은 3라운드부터 가라앉았다. 숨죽였던 삼성화재가 2라운드 전승 등 13연승을 달리며 LIG손보의 상승세에 발목을 잡았다.

와중에 지난해 12월9일 진준택 감독에서 신영철 감독으로 사령탑을 바꾼 대한항공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 달여 동안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LIG손보 3강에 5전 전승을 거두면서 10승1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바꾼 용병 레안드로가 들어온 이후 4경기에서 3패를 당하며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신생팀 우리캐피탈에 잡히는 수모도 했다.

그러면서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LIG손보는 사상 유례없이 치열한 2위권 싸움을 벌였다. 이후 현대캐피탈이 5라운드부터 자신감을 찾았고 챔피언결정전까지 나갔다.

지금까지 대한항공과 LIG손보는 시즌 초반 반짝 치고 나간 적은 있지만 곧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올해처럼 시즌 막판까지 접전을 펼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대한항공과 LIG손보의 도약은 남자배구의 발전과 관중 동원에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해마다 같은 팀이 맞붙는 챔피언결정전은 흥미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판도 재편 여자부

'우승 청부사' 황현주 감독을 영입한 현대건설이 기존 판도를 완전히 뒤엎었다.

현대건설은 남자부 LIG손보와 마찬가지로 지난 두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프로배구가 출범하기 직전 LG정유(GS칼텍스 전신)와 함께 여자배구의 양강으로 군림했지만 프로에서는 늘 3~4위권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개막과 함께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타점 높은 공격이 인상적인 케니와 함께 속공과 블로킹 1위를 달린 양효진이 눈부신 활약을 하며 승리를 쌓았다.

시즌 내내 1위를 질주했고 결국 정규리그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다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쉽게 KT&G에 패했다. 하지만 여자부 전력 구도에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 오는 데는 성공했다.

반면 최근 4시즌 동안 3차례나 우승한 강호 흥국생명은 '거포' 김연경(JT마블러스)이 일본에 진출한 공백을 이기지 못하고 완벽하게 추락했다.

1월19일 중도 사퇴한 어창선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일본인 반다이라 마모루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속절없이 14연패의 늪에 빠지며 어려움을 겼었다.

최근 2년 동안 흥국생명과 챔피언을 다툰 강팀 GS칼텍스도 체면을 구겼다. 지난 시즌 MVP 데라크루즈와 기둥센터 정대영이 빠지면서 8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초반 하위권으로 처졌다.

부진한 용병 이브를 내보내고 데스티니를 영입하면서 14연승을 달리는 반전을 일으켰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KT&G를 상대로 한 세트도 빼앗지 못하는 수모를 당한 끝에 탈락했다.

2년 연속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KT&G가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규시즌에서 현대건설에 유독 약점을 보였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반격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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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4-20 09:07:48
    • 수정2010-04-20 09:23:17
    연합뉴스
2009-2010 프로배구 V리그는 지난 몇 년 동안 견고하던 순위 판도에 변화의 물결이 요동치기 시작한 시즌이다. 남자부는 예년처럼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지만 두 팀의 양강 체제에는 조금씩 균열 조짐이 생겼다. 또 KT&G가 우승한 여자부에서는 지난 4년 동안 3번이나 정상을 차지한 '명문' 흥국생명이 몰락했고 현대건설이 강력한 돌풍을 일으켰다. ◇양강 흔들린 남자부 2005년 막을 올린 프로배구에서 남자부는 줄곧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지배했다. 삼성화재의 우승으로 끝난 올해까지 챔피언결정전은 늘 두 팀만의 세상이었다. 2005시즌 우승한 삼성화재는 2005-2006시즌, 2006-2007시즌에는 현대캐피탈에 우승컵을 넘겼다. 2007-2008시즌 다시 우승한 삼성화재는 이후 올해까지 내리 3시즌 정상에 올랐다. 3강에 포함되는 대한항공은 4년째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올해도 결과는 이전과 비슷했지만 정규리그에서는 양상이 다소 달랐다. 초반에는 LIG손해보험의 돌풍이 대단했다. '만년 하위팀'이던 LIG손보는 기존 3강을 잇달아 꺾으며 1라운드에서 전승을 올렸다. LIG손보의 돌풍은 3라운드부터 가라앉았다. 숨죽였던 삼성화재가 2라운드 전승 등 13연승을 달리며 LIG손보의 상승세에 발목을 잡았다. 와중에 지난해 12월9일 진준택 감독에서 신영철 감독으로 사령탑을 바꾼 대한항공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 달여 동안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LIG손보 3강에 5전 전승을 거두면서 10승1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바꾼 용병 레안드로가 들어온 이후 4경기에서 3패를 당하며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신생팀 우리캐피탈에 잡히는 수모도 했다. 그러면서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LIG손보는 사상 유례없이 치열한 2위권 싸움을 벌였다. 이후 현대캐피탈이 5라운드부터 자신감을 찾았고 챔피언결정전까지 나갔다. 지금까지 대한항공과 LIG손보는 시즌 초반 반짝 치고 나간 적은 있지만 곧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올해처럼 시즌 막판까지 접전을 펼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대한항공과 LIG손보의 도약은 남자배구의 발전과 관중 동원에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해마다 같은 팀이 맞붙는 챔피언결정전은 흥미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판도 재편 여자부 '우승 청부사' 황현주 감독을 영입한 현대건설이 기존 판도를 완전히 뒤엎었다. 현대건설은 남자부 LIG손보와 마찬가지로 지난 두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프로배구가 출범하기 직전 LG정유(GS칼텍스 전신)와 함께 여자배구의 양강으로 군림했지만 프로에서는 늘 3~4위권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개막과 함께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타점 높은 공격이 인상적인 케니와 함께 속공과 블로킹 1위를 달린 양효진이 눈부신 활약을 하며 승리를 쌓았다. 시즌 내내 1위를 질주했고 결국 정규리그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다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쉽게 KT&G에 패했다. 하지만 여자부 전력 구도에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 오는 데는 성공했다. 반면 최근 4시즌 동안 3차례나 우승한 강호 흥국생명은 '거포' 김연경(JT마블러스)이 일본에 진출한 공백을 이기지 못하고 완벽하게 추락했다. 1월19일 중도 사퇴한 어창선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일본인 반다이라 마모루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속절없이 14연패의 늪에 빠지며 어려움을 겼었다. 최근 2년 동안 흥국생명과 챔피언을 다툰 강팀 GS칼텍스도 체면을 구겼다. 지난 시즌 MVP 데라크루즈와 기둥센터 정대영이 빠지면서 8연패의 수모를 당하며 초반 하위권으로 처졌다. 부진한 용병 이브를 내보내고 데스티니를 영입하면서 14연승을 달리는 반전을 일으켰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KT&G를 상대로 한 세트도 빼앗지 못하는 수모를 당한 끝에 탈락했다. 2년 연속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KT&G가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규시즌에서 현대건설에 유독 약점을 보였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반격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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