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한달…백령도 ‘적막·근심’ 가득

입력 2010.04.2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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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함체가 인양되면서 백령도 주민들도 조금씩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다를 바라보는 마음은 여전히 무겁습니다.

강민수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리포트>

어장에 나갔던 까나리 어선들이 백령도 두무진 포구로 속속 귀항합니다.

천안함 침몰 이후 한 달 만에 일부 어장에 한해 조업이 허용돼 오늘 처음 바다에 나갔다 오는 길입니다.

<녹취> 백령도 어민 : "그물내렸어요. (그동안은 못했잖아요?) 예 못했어요. 한 보름 늦어진거예요.이제 까나리가 조금 보여요."

빗속에서 홍합과 굴을 가득 따온 할머니는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힘들게 따와도 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녹취> 백령도 어민 : "홍합같은 것을 따서 구매를 시키고 싶어도. 손님이 없으니까 못하는 거죠. 따서 올려놨다가 반찬도 하고 그러려고. 너무 먹고 살기 힘드네요."

함미와 함수가 모두 인양돼 평택 2함대 사령부로 떠나면서 백령도 앞바다는 조금씩 일상을 되찾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민들의 근심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백령도 주민 : "북한이 했다면 여파가 오래갈텐데 여기는 큰일이지. 여기는 뭐 사람들이 안 들어오지. 밖으로 나가야하는데 못 나가지. 그런 여파가 제일 무서워요. 일단 먹고 살아야 하니까."

취재진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백령도 선착장엔 인적마저 드뭅니다.

관광객을 실어나르던 유람선은 선착장에 발이 묶였고, 열 곳 남짓한 횟집도 문을 닫은 지 오래입니다.

<녹취> 횟집 주인 : "손님이 안 오니까 못 열어놓는 거예요. 지금 다른데서 손님이 하나도 안 오잖아요."

한달에 만 5천여 명에 이르던 백령도 관광객은 천안함 사고 이후 10분의 1 정도로 급감했습니다.

이곳은 상점과 식당이 밀집한 백령도의 번화가입니다.

관광객은 물론 군인의 외출 외박까지 줄어들면서 대낮에도 적막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장병들의 희생을 마음 아파하면서 자신들의 어려움은 입밖에 꺼내지도 못하고 속 앓이를 해온 백령도 주민들, 정상적으로 조업을 하고 관광객들도 다시 백령도를 찾는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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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함 침몰 한달…백령도 ‘적막·근심’ 가득
    • 입력 2010-04-26 21: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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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함체가 인양되면서 백령도 주민들도 조금씩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다를 바라보는 마음은 여전히 무겁습니다. 강민수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리포트> 어장에 나갔던 까나리 어선들이 백령도 두무진 포구로 속속 귀항합니다. 천안함 침몰 이후 한 달 만에 일부 어장에 한해 조업이 허용돼 오늘 처음 바다에 나갔다 오는 길입니다. <녹취> 백령도 어민 : "그물내렸어요. (그동안은 못했잖아요?) 예 못했어요. 한 보름 늦어진거예요.이제 까나리가 조금 보여요." 빗속에서 홍합과 굴을 가득 따온 할머니는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힘들게 따와도 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녹취> 백령도 어민 : "홍합같은 것을 따서 구매를 시키고 싶어도. 손님이 없으니까 못하는 거죠. 따서 올려놨다가 반찬도 하고 그러려고. 너무 먹고 살기 힘드네요." 함미와 함수가 모두 인양돼 평택 2함대 사령부로 떠나면서 백령도 앞바다는 조금씩 일상을 되찾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민들의 근심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백령도 주민 : "북한이 했다면 여파가 오래갈텐데 여기는 큰일이지. 여기는 뭐 사람들이 안 들어오지. 밖으로 나가야하는데 못 나가지. 그런 여파가 제일 무서워요. 일단 먹고 살아야 하니까." 취재진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백령도 선착장엔 인적마저 드뭅니다. 관광객을 실어나르던 유람선은 선착장에 발이 묶였고, 열 곳 남짓한 횟집도 문을 닫은 지 오래입니다. <녹취> 횟집 주인 : "손님이 안 오니까 못 열어놓는 거예요. 지금 다른데서 손님이 하나도 안 오잖아요." 한달에 만 5천여 명에 이르던 백령도 관광객은 천안함 사고 이후 10분의 1 정도로 급감했습니다. 이곳은 상점과 식당이 밀집한 백령도의 번화가입니다. 관광객은 물론 군인의 외출 외박까지 줄어들면서 대낮에도 적막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장병들의 희생을 마음 아파하면서 자신들의 어려움은 입밖에 꺼내지도 못하고 속 앓이를 해온 백령도 주민들, 정상적으로 조업을 하고 관광객들도 다시 백령도를 찾는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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