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시신 없는 자살?…절도범의 위장

입력 2010.04.28 (08:49) 수정 2010.04.2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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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이 뒤를 쫓던 절도용의자가 어느날 사라졌습니다.

 

그리곤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당연히 자살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데요?



알고보니 거짓이었고 결국 검거됐습니다.



이민우 기자, 자살을 너무 쉽게 생각해설까요?



왜 이렇게까지 했나요?

 




<리포트>



이미 절도 전과가 있어서 가중 처벌이 두려웠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위장 자살입니다.



다리 위에서 강으로 뛰어든 것처럼 속인 거죠. 신발도 벗어놓고, 유서도 남겨놓고 내용도 그럴듯 했습니다. 부모님 죄송하다,



다음 생엔 정말 잘 살겠다. 속아 넘어가기 딱 쉽죠. 하지만 어디산 사람이 죽은 척 하기가 그렇게 쉽겠습니까.어떻게 잡혔을까요.






경남 진주시 망경동에서 한 장의 유서와 신발이 발견됐습니다. 11미터 높이의 다리 위였습니다. 

 




<인터뷰> 정득수(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여기서 뛰어내렸을 것으로 추정이 되고 소방대원들이 수색을 벌인 장소입니다."

 




유서를 쓴 사람은 30살 박 모씨. 경찰이 쫓던 절도 용의자였습니다.






<인터뷰> 김종대(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보험회사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하러 간 간 사이 캠코더 한 대를 들고 나와 절취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강물을 찾아도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 경찰을 피하기 위한 위장 자살이었던 것입니다.



지난달 26일 오전 6시 30분 경 경찰서로 걸려온 한통의 전화. 유서를 발견했다는 제보였습니다.



<인터뷰> 정득수(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운동하러 지나가던 어떤 아주머니가 발견해서 112에 신고를 하게 된 것입니다. "

 




유서 옆에는 휴대전화와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있었고 발견된 장소도 심상치 않았습니다.






<인터뷰> 정득수(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사람들이 여기서 뛰어내려 자살해서 사체를 발견한 적이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상당히 긴장하고 그때 수사에 임하게 됐습니다."






유서의 주인을 찾기는 쉬웠습니다.



당시 경찰이 추격 중이던 절도 용의자 박 모씨였는데요, 유서를 쓴 종이가 주민등록 등본 뒷면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종대(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휴대전화하고 주민등록증 그 다음에 유서 그런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박 모씨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부모님께 죄송하다. 다음 생에는 잘 살겠다.’ 누가 봐도 죽음을 결심한 사람의 심정인데요.






<인터뷰> 김종대(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유서 내용상 보면 거의 자살이라고 보였기 때문에 수색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 어이없게도  한달 뒤 집 앞 PC방에서 검거됐습니다. 자살로 위장한 뒤 버젓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인터뷰> 김종대(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피의자를 붙잡았을 때 피의자가 자신도 깜짝 놀랐는지 온 몸을 떨고 자기도 미안한 기색을 하더라고요. 자살할 마음은 없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경찰도 감쪽같이 넘어간 박씨의 위장 자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난달 16일, 경남 진주의 한 보험회사에서 현금과 귀중품이 털렸습니다.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는 박 씨. 빈 사무실을 노린 점이 절도 전과 3범 박 씨의 범행수법과 유사했습니다.






<인터뷰> 김종대(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동종전과전력이 있고 수법이 낮에 침입해서 물건을 절취하는 (수법입니다.)"






경찰의 추적을 알아챈 박 씨는 수사망이 좁혀지자 점점 불안해졌습니다. 2년 전 출소해서, 지금 또 잡히면 누범기간이 적용돼 가중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때 궁지에 몰린 박 씨가 생각해낸 것이 위장 자살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종대(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자기가 범인으로 지목된 것을 알고 내가 죽으면 이 사건이 종결되겠지, 자기에 대해서 더 이상 수사를 안 하겠지, 이렇게 생각을 하고 (위장) 자살을 한 것 같습니다."






상황은 그럴 듯 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쓴 유서, 신분을 알려주는 휴대전화, 투신을 암시한 듯 벗어놓은 신발.

 

하지만 이 위장극이 완벽할 수 없었던 이유, 본인의 시신이 없었습니다.



경찰은 박씨의 시신을 찾고자 119 구조대와 장비까지 동원하며 수색에 나섰는데요,



시신은 그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점이 이상했습니다.






<인터뷰> 정득수(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사체가 발견되지 않아서 자살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있구나, 이렇게 판단한 것입니다."

 




박씨의 자살에 의심을 품은 경찰은 박씨의 소재추적에 나섰는데요, 숨진 줄만 알고 있었던 박씨, 바로 코앞에 있었습니다. 






<인터뷰> 정득수(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피의자는) 저쪽 방향에서 경찰관하고 소방관하고 수색하는 것을 자기는 지켜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 25일 경찰에 검거된 박씨. 당시 심정만큼은 정말 죽고 싶었다고 합니다.






<녹취> 박 모씨(피의자) : "그런 일을 저지른 것을 후회하고 있는데 그때는 많이 힘들어서 자살하려고 했었는데 막상 하려고 하니까 어머니가 생각이 나서..."






박씨가 자살을 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자살로 알고 박씨의 시신을 찾았던 소방대원들과 경찰들은 어이없습니다.






<녹취> 김종일(소방장/진주 소방서) : "참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물증은 확실하다보니까 (수색을) 안 할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유명인의 잇단 자살,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도 씁쓸한데, 이젠 피의자 박 모 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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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4-28 08:49:01
    • 수정2010-04-28 14: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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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이 뒤를 쫓던 절도용의자가 어느날 사라졌습니다.
 
그리곤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당연히 자살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데요?

알고보니 거짓이었고 결국 검거됐습니다.

이민우 기자, 자살을 너무 쉽게 생각해설까요?

왜 이렇게까지 했나요?
 


<리포트>

이미 절도 전과가 있어서 가중 처벌이 두려웠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위장 자살입니다.

다리 위에서 강으로 뛰어든 것처럼 속인 거죠. 신발도 벗어놓고, 유서도 남겨놓고 내용도 그럴듯 했습니다. 부모님 죄송하다,

다음 생엔 정말 잘 살겠다. 속아 넘어가기 딱 쉽죠. 하지만 어디산 사람이 죽은 척 하기가 그렇게 쉽겠습니까.어떻게 잡혔을까요.



경남 진주시 망경동에서 한 장의 유서와 신발이 발견됐습니다. 11미터 높이의 다리 위였습니다. 
 


<인터뷰> 정득수(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여기서 뛰어내렸을 것으로 추정이 되고 소방대원들이 수색을 벌인 장소입니다."
 


유서를 쓴 사람은 30살 박 모씨. 경찰이 쫓던 절도 용의자였습니다.



<인터뷰> 김종대(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보험회사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하러 간 간 사이 캠코더 한 대를 들고 나와 절취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강물을 찾아도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 경찰을 피하기 위한 위장 자살이었던 것입니다.

지난달 26일 오전 6시 30분 경 경찰서로 걸려온 한통의 전화. 유서를 발견했다는 제보였습니다.

<인터뷰> 정득수(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운동하러 지나가던 어떤 아주머니가 발견해서 112에 신고를 하게 된 것입니다. "
 


유서 옆에는 휴대전화와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있었고 발견된 장소도 심상치 않았습니다.



<인터뷰> 정득수(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사람들이 여기서 뛰어내려 자살해서 사체를 발견한 적이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상당히 긴장하고 그때 수사에 임하게 됐습니다."



유서의 주인을 찾기는 쉬웠습니다.

당시 경찰이 추격 중이던 절도 용의자 박 모씨였는데요, 유서를 쓴 종이가 주민등록 등본 뒷면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종대(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휴대전화하고 주민등록증 그 다음에 유서 그런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박 모씨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부모님께 죄송하다. 다음 생에는 잘 살겠다.’ 누가 봐도 죽음을 결심한 사람의 심정인데요.



<인터뷰> 김종대(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유서 내용상 보면 거의 자살이라고 보였기 때문에 수색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 어이없게도  한달 뒤 집 앞 PC방에서 검거됐습니다. 자살로 위장한 뒤 버젓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인터뷰> 김종대(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피의자를 붙잡았을 때 피의자가 자신도 깜짝 놀랐는지 온 몸을 떨고 자기도 미안한 기색을 하더라고요. 자살할 마음은 없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경찰도 감쪽같이 넘어간 박씨의 위장 자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난달 16일, 경남 진주의 한 보험회사에서 현금과 귀중품이 털렸습니다.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는 박 씨. 빈 사무실을 노린 점이 절도 전과 3범 박 씨의 범행수법과 유사했습니다.



<인터뷰> 김종대(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동종전과전력이 있고 수법이 낮에 침입해서 물건을 절취하는 (수법입니다.)"



경찰의 추적을 알아챈 박 씨는 수사망이 좁혀지자 점점 불안해졌습니다. 2년 전 출소해서, 지금 또 잡히면 누범기간이 적용돼 가중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때 궁지에 몰린 박 씨가 생각해낸 것이 위장 자살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종대(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자기가 범인으로 지목된 것을 알고 내가 죽으면 이 사건이 종결되겠지, 자기에 대해서 더 이상 수사를 안 하겠지, 이렇게 생각을 하고 (위장) 자살을 한 것 같습니다."



상황은 그럴 듯 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쓴 유서, 신분을 알려주는 휴대전화, 투신을 암시한 듯 벗어놓은 신발.
 
하지만 이 위장극이 완벽할 수 없었던 이유, 본인의 시신이 없었습니다.

경찰은 박씨의 시신을 찾고자 119 구조대와 장비까지 동원하며 수색에 나섰는데요,

시신은 그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점이 이상했습니다.



<인터뷰> 정득수(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사체가 발견되지 않아서 자살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있구나, 이렇게 판단한 것입니다."
 


박씨의 자살에 의심을 품은 경찰은 박씨의 소재추적에 나섰는데요, 숨진 줄만 알고 있었던 박씨, 바로 코앞에 있었습니다. 



<인터뷰> 정득수(형사/진주경찰서 형사 5팀) : "(피의자는) 저쪽 방향에서 경찰관하고 소방관하고 수색하는 것을 자기는 지켜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 25일 경찰에 검거된 박씨. 당시 심정만큼은 정말 죽고 싶었다고 합니다.



<녹취> 박 모씨(피의자) : "그런 일을 저지른 것을 후회하고 있는데 그때는 많이 힘들어서 자살하려고 했었는데 막상 하려고 하니까 어머니가 생각이 나서..."



박씨가 자살을 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자살로 알고 박씨의 시신을 찾았던 소방대원들과 경찰들은 어이없습니다.



<녹취> 김종일(소방장/진주 소방서) : "참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물증은 확실하다보니까 (수색을) 안 할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유명인의 잇단 자살,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도 씁쓸한데, 이젠 피의자 박 모 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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