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패션몰의 ‘날개없는 추락’

입력 2010.04.28 (20:35) 수정 2010.04.2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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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때 국내 의류 소비 시장의 메카로 불렸던 대형 패션전문몰들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습니다.



고객들의 발길이 끊기고 입점했던 점포들이 속속 문을 닫으면서 자칫 유령 상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기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형 패션몰이 밀집한 서울 동대문 의류 타운, 내부로 들어가니 빼곡히 진열된 옷 사이로 속속 빈 공간이 나타납니다.



문을 닫은 가게 자리입니다.



고객의 발걸음이 뜸한 높은 층은 대부분 텅 비어 있습니다.



이런 사정은 젊은이들이 몰리는 대학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4년 전 개장 당시 매장만 3백 개였던 패션몰.



현재까지 남아있는 점포는 40여 개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전대식(패션몰 운영위원회 관계자) : "온라인 쪽으로 고객이 굉장히 많이 옮겨갔습니다. 고객들이 이제 발품을 파는 게 아니고 동대문은 그냥 둘러보거나 관광용으로만 찾아요."



그나마 영업이라도 계속할 수 있으면 다행입니다.



모두 3만여 제곱미터 규모로 지난 2006년 문을 열었던 이 대형 패션몰은 매출 부진 때문에 불과 석 달 만에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패션몰은 분양률이 저조해 건물이 완공된 지 4년 넘도록 개점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분양 중심의 상가 운영방식도 침체의 주요원인이라는 지적과 함께 비슷한 성격의 점포가 밀집해 서로 경쟁하다 보니 공급 과잉 상태를 불러왔다는 겁니다.



<인터뷰> 조주현(교수/건국대 부동산학과) : "결국, 한두 상가가 영업이 부진하면 상가 전체가 죽어갈 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를 가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위기감을 느낀 일부 패션몰은 이미 변신에 들어갔습니다.



고객 쉼터를 만들고 상품 진열 공간을 늘리는 등 백화점 수준의 쇼핑환경을 제공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호성(패션몰 입점 업주) : "넓은 매장과 편안하게 패션 브랜드, 자기만의 디자인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걸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형 패션몰들이 과연 재기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



재래시장과 골목길 상권을 빠르게 대체했던 패션몰의 미래 지금으로선 흐린 날씨와도 같습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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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패션몰의 ‘날개없는 추락’
    • 입력 2010-04-28 20:35:20
    • 수정2010-04-28 20: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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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때 국내 의류 소비 시장의 메카로 불렸던 대형 패션전문몰들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습니다.

고객들의 발길이 끊기고 입점했던 점포들이 속속 문을 닫으면서 자칫 유령 상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기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형 패션몰이 밀집한 서울 동대문 의류 타운, 내부로 들어가니 빼곡히 진열된 옷 사이로 속속 빈 공간이 나타납니다.

문을 닫은 가게 자리입니다.

고객의 발걸음이 뜸한 높은 층은 대부분 텅 비어 있습니다.

이런 사정은 젊은이들이 몰리는 대학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4년 전 개장 당시 매장만 3백 개였던 패션몰.

현재까지 남아있는 점포는 40여 개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전대식(패션몰 운영위원회 관계자) : "온라인 쪽으로 고객이 굉장히 많이 옮겨갔습니다. 고객들이 이제 발품을 파는 게 아니고 동대문은 그냥 둘러보거나 관광용으로만 찾아요."

그나마 영업이라도 계속할 수 있으면 다행입니다.

모두 3만여 제곱미터 규모로 지난 2006년 문을 열었던 이 대형 패션몰은 매출 부진 때문에 불과 석 달 만에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패션몰은 분양률이 저조해 건물이 완공된 지 4년 넘도록 개점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분양 중심의 상가 운영방식도 침체의 주요원인이라는 지적과 함께 비슷한 성격의 점포가 밀집해 서로 경쟁하다 보니 공급 과잉 상태를 불러왔다는 겁니다.

<인터뷰> 조주현(교수/건국대 부동산학과) : "결국, 한두 상가가 영업이 부진하면 상가 전체가 죽어갈 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를 가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위기감을 느낀 일부 패션몰은 이미 변신에 들어갔습니다.

고객 쉼터를 만들고 상품 진열 공간을 늘리는 등 백화점 수준의 쇼핑환경을 제공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호성(패션몰 입점 업주) : "넓은 매장과 편안하게 패션 브랜드, 자기만의 디자인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걸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형 패션몰들이 과연 재기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

재래시장과 골목길 상권을 빠르게 대체했던 패션몰의 미래 지금으로선 흐린 날씨와도 같습니다.

KBS 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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