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그려준 그림’으로 미술대전 수상

입력 2010.04.2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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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상을 받은 작품이 알고 보니 다른 화가의 작품이었습니다.

돈을 받고 그림을 준 화가와 이 그림으로 상을 탄 사람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을 받은 그림입니다.

알고 보니 유명 화가가 수상자 대신 그려준 작품이었습니다.

<녹취>김모 씨(미술대전 수상자) : "(어떤 욕심이 생겼다는 말씀이시죠?) 그냥 상을 받아서 좀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고 싶었어요"

무역회사 대표인 김 씨는 2008년 한 해 동안 여섯 개의 주요 국내 미술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화가 4명에게 4천여 만 원을 주고 그림을 받아 자기 이름으로 제출했던 겁니다.

김 씨는 초보적인 그림 실력만 가지고 있습니다.

김 씨의 엉터리 출품은 경찰이 그림을 직접 그려보라고 하자 들통났습니다.

<인터뷰>주점식(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 "필묵을 준비해가지고 그리라고 했더니 사실은 대필작이다. 그래가지고 시인을 하게 된 겁니다."

심사위원들은 제출된 작품이 유명 화가의 그림이라는 사실도, 대회마다 김 씨의 작품 경향이 달라진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예전에 부정이 적발됐던 심사위원이 계속해서 심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제작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동양화의 경우 이같은 엉터리 출품작들이 더 있었을 것으로 보고, 다른 대회들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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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이 그려준 그림’으로 미술대전 수상
    • 입력 2010-04-29 08: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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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상을 받은 작품이 알고 보니 다른 화가의 작품이었습니다. 돈을 받고 그림을 준 화가와 이 그림으로 상을 탄 사람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을 받은 그림입니다. 알고 보니 유명 화가가 수상자 대신 그려준 작품이었습니다. <녹취>김모 씨(미술대전 수상자) : "(어떤 욕심이 생겼다는 말씀이시죠?) 그냥 상을 받아서 좀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고 싶었어요" 무역회사 대표인 김 씨는 2008년 한 해 동안 여섯 개의 주요 국내 미술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화가 4명에게 4천여 만 원을 주고 그림을 받아 자기 이름으로 제출했던 겁니다. 김 씨는 초보적인 그림 실력만 가지고 있습니다. 김 씨의 엉터리 출품은 경찰이 그림을 직접 그려보라고 하자 들통났습니다. <인터뷰>주점식(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 "필묵을 준비해가지고 그리라고 했더니 사실은 대필작이다. 그래가지고 시인을 하게 된 겁니다." 심사위원들은 제출된 작품이 유명 화가의 그림이라는 사실도, 대회마다 김 씨의 작품 경향이 달라진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예전에 부정이 적발됐던 심사위원이 계속해서 심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제작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동양화의 경우 이같은 엉터리 출품작들이 더 있었을 것으로 보고, 다른 대회들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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