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호랑이의 해를 맞아 올해 초 서울의 한 구청이 새끼 호랑이를 전시했다 논란이 벌어진 일이 있었죠.
좁은 우리 안에 호랑이를 하루종일 가둬두는 게 동물 학대라는 지적이었는데, 이 구청, 항의 글을 올렸던 네티즌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최광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60여 년 만에 돌아왔다는 백호 해를 맞아 올해 초 서울의 한 구청은 새끼 호랑이를 구청 로비에 전시해 어린이들에게 직접 보여줬습니다.
문제는 호랑이 우리가 2제곱미터 남짓으로 좁디 좁았다는 것.
구청 홈페이지에는 동물 학대라는 항의 글이 이어졌고, 결국 구청은 예정보다 한 달 가량 빨리 쫓기듯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로부터 석 달 뒤, 영어강사 한모 씨에게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됐으니 조사를 받아야한다는 전화였습니다.
호랑이 전시 행사 때 구청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던 항의 글이 원인이었습니다.
<인터뷰> 한 모 씨(영어강사) : "조금 더 나은 문화였다면 내가 고소당할 일이 아니라 (전시가) 빨리 철회됐어야 할 문제였는데..."
한 씨가 글을 쓴 것은 모두 세 차례.
처음 두 번은 존댓말로 작성했지만 계속되는 호랑이 전시에 흥분해 반말로 구청장을 비난한 글이 문제가 됐습니다.
한 씨와 함께 구청에 의해 고소된 네티즌은 10대 고등학생을 포함해 일곱 명.
노원구청은 항의 글 가운데 반말로 작성이 됐거나 욕설이 포함된 글을 골라 고소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김후근(노원구청 총무팀장) : "많은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많은 글이 올라왔는데 모욕적인 글들의 경우에 경각심을 주는 차원에서 고소를..."
공직자들의 명예훼손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정운찬 전 농림식품부장관과 국정원 등이 시민단체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한 바 있고, 최근에는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이 이른바 ’회피 연아’ 동영상을 퍼뜨린 네티즌을 고소했다 취하할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국민들이 선거 이외의 방법으로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공직자나 행정기관이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에대해 설득과 설명보다는 소송으로 대응하려는 추세에 대해 자칫 정당한 비판마저 억누르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호랑이의 해를 맞아 올해 초 서울의 한 구청이 새끼 호랑이를 전시했다 논란이 벌어진 일이 있었죠.
좁은 우리 안에 호랑이를 하루종일 가둬두는 게 동물 학대라는 지적이었는데, 이 구청, 항의 글을 올렸던 네티즌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최광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60여 년 만에 돌아왔다는 백호 해를 맞아 올해 초 서울의 한 구청은 새끼 호랑이를 구청 로비에 전시해 어린이들에게 직접 보여줬습니다.
문제는 호랑이 우리가 2제곱미터 남짓으로 좁디 좁았다는 것.
구청 홈페이지에는 동물 학대라는 항의 글이 이어졌고, 결국 구청은 예정보다 한 달 가량 빨리 쫓기듯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로부터 석 달 뒤, 영어강사 한모 씨에게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됐으니 조사를 받아야한다는 전화였습니다.
호랑이 전시 행사 때 구청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던 항의 글이 원인이었습니다.
<인터뷰> 한 모 씨(영어강사) : "조금 더 나은 문화였다면 내가 고소당할 일이 아니라 (전시가) 빨리 철회됐어야 할 문제였는데..."
한 씨가 글을 쓴 것은 모두 세 차례.
처음 두 번은 존댓말로 작성했지만 계속되는 호랑이 전시에 흥분해 반말로 구청장을 비난한 글이 문제가 됐습니다.
한 씨와 함께 구청에 의해 고소된 네티즌은 10대 고등학생을 포함해 일곱 명.
노원구청은 항의 글 가운데 반말로 작성이 됐거나 욕설이 포함된 글을 골라 고소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김후근(노원구청 총무팀장) : "많은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많은 글이 올라왔는데 모욕적인 글들의 경우에 경각심을 주는 차원에서 고소를..."
공직자들의 명예훼손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정운찬 전 농림식품부장관과 국정원 등이 시민단체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한 바 있고, 최근에는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이 이른바 ’회피 연아’ 동영상을 퍼뜨린 네티즌을 고소했다 취하할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국민들이 선거 이외의 방법으로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공직자나 행정기관이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에대해 설득과 설명보다는 소송으로 대응하려는 추세에 대해 자칫 정당한 비판마저 억누르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항의하려면 공손하게 하라?
-
- 입력 2010-04-29 20:35:48
- 수정2010-04-29 20:45:15
<앵커 멘트>
호랑이의 해를 맞아 올해 초 서울의 한 구청이 새끼 호랑이를 전시했다 논란이 벌어진 일이 있었죠.
좁은 우리 안에 호랑이를 하루종일 가둬두는 게 동물 학대라는 지적이었는데, 이 구청, 항의 글을 올렸던 네티즌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최광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60여 년 만에 돌아왔다는 백호 해를 맞아 올해 초 서울의 한 구청은 새끼 호랑이를 구청 로비에 전시해 어린이들에게 직접 보여줬습니다.
문제는 호랑이 우리가 2제곱미터 남짓으로 좁디 좁았다는 것.
구청 홈페이지에는 동물 학대라는 항의 글이 이어졌고, 결국 구청은 예정보다 한 달 가량 빨리 쫓기듯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로부터 석 달 뒤, 영어강사 한모 씨에게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됐으니 조사를 받아야한다는 전화였습니다.
호랑이 전시 행사 때 구청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던 항의 글이 원인이었습니다.
<인터뷰> 한 모 씨(영어강사) : "조금 더 나은 문화였다면 내가 고소당할 일이 아니라 (전시가) 빨리 철회됐어야 할 문제였는데..."
한 씨가 글을 쓴 것은 모두 세 차례.
처음 두 번은 존댓말로 작성했지만 계속되는 호랑이 전시에 흥분해 반말로 구청장을 비난한 글이 문제가 됐습니다.
한 씨와 함께 구청에 의해 고소된 네티즌은 10대 고등학생을 포함해 일곱 명.
노원구청은 항의 글 가운데 반말로 작성이 됐거나 욕설이 포함된 글을 골라 고소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김후근(노원구청 총무팀장) : "많은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많은 글이 올라왔는데 모욕적인 글들의 경우에 경각심을 주는 차원에서 고소를..."
공직자들의 명예훼손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정운찬 전 농림식품부장관과 국정원 등이 시민단체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한 바 있고, 최근에는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이 이른바 ’회피 연아’ 동영상을 퍼뜨린 네티즌을 고소했다 취하할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국민들이 선거 이외의 방법으로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공직자나 행정기관이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에대해 설득과 설명보다는 소송으로 대응하려는 추세에 대해 자칫 정당한 비판마저 억누르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호랑이의 해를 맞아 올해 초 서울의 한 구청이 새끼 호랑이를 전시했다 논란이 벌어진 일이 있었죠.
좁은 우리 안에 호랑이를 하루종일 가둬두는 게 동물 학대라는 지적이었는데, 이 구청, 항의 글을 올렸던 네티즌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최광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60여 년 만에 돌아왔다는 백호 해를 맞아 올해 초 서울의 한 구청은 새끼 호랑이를 구청 로비에 전시해 어린이들에게 직접 보여줬습니다.
문제는 호랑이 우리가 2제곱미터 남짓으로 좁디 좁았다는 것.
구청 홈페이지에는 동물 학대라는 항의 글이 이어졌고, 결국 구청은 예정보다 한 달 가량 빨리 쫓기듯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로부터 석 달 뒤, 영어강사 한모 씨에게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됐으니 조사를 받아야한다는 전화였습니다.
호랑이 전시 행사 때 구청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던 항의 글이 원인이었습니다.
<인터뷰> 한 모 씨(영어강사) : "조금 더 나은 문화였다면 내가 고소당할 일이 아니라 (전시가) 빨리 철회됐어야 할 문제였는데..."
한 씨가 글을 쓴 것은 모두 세 차례.
처음 두 번은 존댓말로 작성했지만 계속되는 호랑이 전시에 흥분해 반말로 구청장을 비난한 글이 문제가 됐습니다.
한 씨와 함께 구청에 의해 고소된 네티즌은 10대 고등학생을 포함해 일곱 명.
노원구청은 항의 글 가운데 반말로 작성이 됐거나 욕설이 포함된 글을 골라 고소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김후근(노원구청 총무팀장) : "많은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많은 글이 올라왔는데 모욕적인 글들의 경우에 경각심을 주는 차원에서 고소를..."
공직자들의 명예훼손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정운찬 전 농림식품부장관과 국정원 등이 시민단체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한 바 있고, 최근에는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이 이른바 ’회피 연아’ 동영상을 퍼뜨린 네티즌을 고소했다 취하할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국민들이 선거 이외의 방법으로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공직자나 행정기관이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에대해 설득과 설명보다는 소송으로 대응하려는 추세에 대해 자칫 정당한 비판마저 억누르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
-
최광호 기자 peace@kbs.co.kr
최광호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