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도대체 창피해서 얼굴을 못들겠어요.
당진군수 때문에 터져나온 주민들의 말입니다.
그런데 당진군만의 일이 아닙니다.
당진군수가 워낙 충격적이어서 그렇지 주민들이 창피해하는 군수, 시장이 한둘이 아닙니다.
이민우 기자, 뽑은 군수마다 구속되는 곳이 있다구요?
<리포트>
전남 화순군 얘깁니다.
사흘 전 현직 군수가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그 전 군수도 구속됐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이 두 사람 형젭니다.
형님 먼저, 아우는 그 뒤에. 형제는 구속됐습니다.
더 기가 막힌 건 이 형제 군수 전의 군수도 구속됐습니다.
그러니까, 현직 군수들의 연속 구속입니다.
<녹취> "뽑으면 구속되고, 뽑으면 구속되고...구속 대기자 뽑는 선거도 아니고, 주민들 선거할 맛이 나겠습니까?"
이틀 전, 영동 고속도로 정왕 나들목, 지명수배된 민종기 당진군수가 나타났습니다.
누군가를 만나기위한 약속 장소였습니다. 검찰 수사관은 잠복해있었습니다.
그때 민 군수의 차량이 갑자기 도주합니다.
곡예 운전을 하며 검찰차를 요리조리 따돌리며 질주한 민 군수.
<녹취> 인근 주민 : "차가 고속도로에서 나가고 앵앵 거리더라고요. 난리를 쳤대요. 어젯밤에..."
<녹취> 인근 주민 : "도망 다녔잖아요. 돈 갖고 도망가고 위조여권 갖다가..."
결국 1시간의 추격전 끝에 붙잡혔습니다.
뇌물, 위조여권, 잠적, 추격전.
현직군수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체포된 뒤 반응만은 군수다웠습니다.
<현장음> 민종기(충남 당진 군수) :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 더 잘하려고 했는데 매우 죄송스럽습니다."
<인터뷰> 박현수(서울특별시 영등포구) : "한 무리의 지도자잖아요. 국가적으로도 부끄러운 거지요."
<인터뷰> 정다훈(서울특별시 관악구) : "모범이 되어야 되는 자리인데 위조여권, 서민들이 생각할 수 없는 위조여권까지 써가면서 한다는 게 황당하고 어이없고 그래요."
주민들이 부끄러워하는 군수, 화순에도 있습니다.
지난 27일, 전완준 화순 군수가 구속됐습니다.
일부 당원들에게 술과 음식을 제공한 혐의입니다.
물론 군수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인데요.
<인터뷰> 김태룡(전완준 화순 군수) : "측근 빌미를 제공했다는 부분에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억울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오신 손님들한테 집에 찾아오신 분들에게 미풍양속이라 밥이라도 제공해야 되는데 그것도 못하고서 자기들 회비를 갖고 먹는 것을 가지고 법 쪽에서 그 잣대로 그렇게 하는 것을 저희는 부당하게 보는 것이지요."
현직 화순 군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세 번쨉니다.
바로 직전 군수였던 전형준 군수, 이번에 구속된 전완준 군수의 형입니다.
형제군수였습니다.
그러나 형인 전완준 군수 역시 구속됐습니다.
당원 2천여 명의 당비를 대신 납부한 혐의로 취임 한 달만에 구속됐고, 보궐 선거에 당선된 동생군수가 이번에 구속된 것입니다.
형제군수도 이례적이지만 형제군수가 모두 구속된 것은 더 이례적입니다.
그 전전 화순 군수였던 임호경 군수, 지난 2002년 금품 제공 혐의로 역시 구속됐습니다.
<인터뷰> 임호경(前 화순 군수) : "일부 참모들끼리의 술값으로 인해서 제가 거기에 연루 됐다고 해서 도중하차를 했습니다. 이것 또한 군민들에게는 제가 참 죄송하고 제가 관련이 됐든 안 됐든 법이 결정한 일이니까 수용을 해야 되고..."
군수들의 연이은 구속으로 화순 군청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유구무언입니다.
<녹취> 화순 군청 관계자 : "말을 할 수가 없고 표현해서도 안 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민감하기 때문에 말을 할 수가 없어요."
<녹취> 화순 군청 관계자 : "저희들은 어떻다고 말을 못하겠어요. 전혀 그래서도 안 되고요. 선거 관련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면 안 되지요."
뽑은 군수마다 구속되는 걸 지켜보는 이 지역 주민들은 더 창피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숙자(전남 화순 주민) : "이런 일이 계속 번복이 되니까 아이들도 우리 나가서 화순 산다고 얘기를 못하잖아요."
<인터뷰> 박기수(전남 화순 주민) : "좀 약간 배신감 있어요. 믿고 우리가 그때 찍어줬잖아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 되니까..."
당진과 화순의 일만은 아닙니다.
쇼핑백 안에 포장 된 상자가 있습니다.
상자를 뜯자 5만 원 권 지폐 뭉치가 쏟아져나옵니다.
<현장음> 경찰 관계자 : "이게 얼마입니까?"
<현장음> 이기수(경기도 여주 군수) : "2억 원이요. 5만 원 권 100장 묶음이 40개..."
지난 16일, 이기수 여주 군수가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건네려 한 돈 다발입니다.
국회의원 비서관의 신고로 이 군수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구속됐습니다.
김충식 해남 군수, 조명 공사를 수주하게 하는 대가로 1억 9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되었습니다.
노재영 군포 시장, 재판과 선거비용 채무 변제금 명목으로 4억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월 구속됐습니다.
이기하 오산 시장, 아파트 분양가 승인과 관련해 건설업체에게 10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 수감됐었습니다.
<현장음> 이기하(경기도 오산 시장) : "검찰 조사를 받고 나서 말하겠습니다."
이 시장은 지난달 보석으로 석방 된 뒤 시장으로 일을 하며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구속된 군수, 시장을 볼 때마다 주민들은 이번만은, 이번만은 하면서 투표하지만, 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한달여 뒷면 다시 선거입니다.
도대체 창피해서 얼굴을 못들겠어요.
당진군수 때문에 터져나온 주민들의 말입니다.
그런데 당진군만의 일이 아닙니다.
당진군수가 워낙 충격적이어서 그렇지 주민들이 창피해하는 군수, 시장이 한둘이 아닙니다.
이민우 기자, 뽑은 군수마다 구속되는 곳이 있다구요?
<리포트>
전남 화순군 얘깁니다.
사흘 전 현직 군수가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그 전 군수도 구속됐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이 두 사람 형젭니다.
형님 먼저, 아우는 그 뒤에. 형제는 구속됐습니다.
더 기가 막힌 건 이 형제 군수 전의 군수도 구속됐습니다.
그러니까, 현직 군수들의 연속 구속입니다.
<녹취> "뽑으면 구속되고, 뽑으면 구속되고...구속 대기자 뽑는 선거도 아니고, 주민들 선거할 맛이 나겠습니까?"
이틀 전, 영동 고속도로 정왕 나들목, 지명수배된 민종기 당진군수가 나타났습니다.
누군가를 만나기위한 약속 장소였습니다. 검찰 수사관은 잠복해있었습니다.
그때 민 군수의 차량이 갑자기 도주합니다.
곡예 운전을 하며 검찰차를 요리조리 따돌리며 질주한 민 군수.
<녹취> 인근 주민 : "차가 고속도로에서 나가고 앵앵 거리더라고요. 난리를 쳤대요. 어젯밤에..."
<녹취> 인근 주민 : "도망 다녔잖아요. 돈 갖고 도망가고 위조여권 갖다가..."
결국 1시간의 추격전 끝에 붙잡혔습니다.
뇌물, 위조여권, 잠적, 추격전.
현직군수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체포된 뒤 반응만은 군수다웠습니다.
<현장음> 민종기(충남 당진 군수) :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 더 잘하려고 했는데 매우 죄송스럽습니다."
<인터뷰> 박현수(서울특별시 영등포구) : "한 무리의 지도자잖아요. 국가적으로도 부끄러운 거지요."
<인터뷰> 정다훈(서울특별시 관악구) : "모범이 되어야 되는 자리인데 위조여권, 서민들이 생각할 수 없는 위조여권까지 써가면서 한다는 게 황당하고 어이없고 그래요."
주민들이 부끄러워하는 군수, 화순에도 있습니다.
지난 27일, 전완준 화순 군수가 구속됐습니다.
일부 당원들에게 술과 음식을 제공한 혐의입니다.
물론 군수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인데요.
<인터뷰> 김태룡(전완준 화순 군수) : "측근 빌미를 제공했다는 부분에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억울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오신 손님들한테 집에 찾아오신 분들에게 미풍양속이라 밥이라도 제공해야 되는데 그것도 못하고서 자기들 회비를 갖고 먹는 것을 가지고 법 쪽에서 그 잣대로 그렇게 하는 것을 저희는 부당하게 보는 것이지요."
현직 화순 군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세 번쨉니다.
바로 직전 군수였던 전형준 군수, 이번에 구속된 전완준 군수의 형입니다.
형제군수였습니다.
그러나 형인 전완준 군수 역시 구속됐습니다.
당원 2천여 명의 당비를 대신 납부한 혐의로 취임 한 달만에 구속됐고, 보궐 선거에 당선된 동생군수가 이번에 구속된 것입니다.
형제군수도 이례적이지만 형제군수가 모두 구속된 것은 더 이례적입니다.
그 전전 화순 군수였던 임호경 군수, 지난 2002년 금품 제공 혐의로 역시 구속됐습니다.
<인터뷰> 임호경(前 화순 군수) : "일부 참모들끼리의 술값으로 인해서 제가 거기에 연루 됐다고 해서 도중하차를 했습니다. 이것 또한 군민들에게는 제가 참 죄송하고 제가 관련이 됐든 안 됐든 법이 결정한 일이니까 수용을 해야 되고..."
군수들의 연이은 구속으로 화순 군청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유구무언입니다.
<녹취> 화순 군청 관계자 : "말을 할 수가 없고 표현해서도 안 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민감하기 때문에 말을 할 수가 없어요."
<녹취> 화순 군청 관계자 : "저희들은 어떻다고 말을 못하겠어요. 전혀 그래서도 안 되고요. 선거 관련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면 안 되지요."
뽑은 군수마다 구속되는 걸 지켜보는 이 지역 주민들은 더 창피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숙자(전남 화순 주민) : "이런 일이 계속 번복이 되니까 아이들도 우리 나가서 화순 산다고 얘기를 못하잖아요."
<인터뷰> 박기수(전남 화순 주민) : "좀 약간 배신감 있어요. 믿고 우리가 그때 찍어줬잖아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 되니까..."
당진과 화순의 일만은 아닙니다.
쇼핑백 안에 포장 된 상자가 있습니다.
상자를 뜯자 5만 원 권 지폐 뭉치가 쏟아져나옵니다.
<현장음> 경찰 관계자 : "이게 얼마입니까?"
<현장음> 이기수(경기도 여주 군수) : "2억 원이요. 5만 원 권 100장 묶음이 40개..."
지난 16일, 이기수 여주 군수가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건네려 한 돈 다발입니다.
국회의원 비서관의 신고로 이 군수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구속됐습니다.
김충식 해남 군수, 조명 공사를 수주하게 하는 대가로 1억 9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되었습니다.
노재영 군포 시장, 재판과 선거비용 채무 변제금 명목으로 4억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월 구속됐습니다.
이기하 오산 시장, 아파트 분양가 승인과 관련해 건설업체에게 10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 수감됐었습니다.
<현장음> 이기하(경기도 오산 시장) : "검찰 조사를 받고 나서 말하겠습니다."
이 시장은 지난달 보석으로 석방 된 뒤 시장으로 일을 하며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구속된 군수, 시장을 볼 때마다 주민들은 이번만은, 이번만은 하면서 투표하지만, 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한달여 뒷면 다시 선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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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뽑기만 하면 구속되고…창피해요”
-
- 입력 2010-04-30 09:08:37

<앵커 멘트>
도대체 창피해서 얼굴을 못들겠어요.
당진군수 때문에 터져나온 주민들의 말입니다.
그런데 당진군만의 일이 아닙니다.
당진군수가 워낙 충격적이어서 그렇지 주민들이 창피해하는 군수, 시장이 한둘이 아닙니다.
이민우 기자, 뽑은 군수마다 구속되는 곳이 있다구요?
<리포트>
전남 화순군 얘깁니다.
사흘 전 현직 군수가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그 전 군수도 구속됐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이 두 사람 형젭니다.
형님 먼저, 아우는 그 뒤에. 형제는 구속됐습니다.
더 기가 막힌 건 이 형제 군수 전의 군수도 구속됐습니다.
그러니까, 현직 군수들의 연속 구속입니다.
<녹취> "뽑으면 구속되고, 뽑으면 구속되고...구속 대기자 뽑는 선거도 아니고, 주민들 선거할 맛이 나겠습니까?"
이틀 전, 영동 고속도로 정왕 나들목, 지명수배된 민종기 당진군수가 나타났습니다.
누군가를 만나기위한 약속 장소였습니다. 검찰 수사관은 잠복해있었습니다.
그때 민 군수의 차량이 갑자기 도주합니다.
곡예 운전을 하며 검찰차를 요리조리 따돌리며 질주한 민 군수.
<녹취> 인근 주민 : "차가 고속도로에서 나가고 앵앵 거리더라고요. 난리를 쳤대요. 어젯밤에..."
<녹취> 인근 주민 : "도망 다녔잖아요. 돈 갖고 도망가고 위조여권 갖다가..."
결국 1시간의 추격전 끝에 붙잡혔습니다.
뇌물, 위조여권, 잠적, 추격전.
현직군수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체포된 뒤 반응만은 군수다웠습니다.
<현장음> 민종기(충남 당진 군수) :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 더 잘하려고 했는데 매우 죄송스럽습니다."
<인터뷰> 박현수(서울특별시 영등포구) : "한 무리의 지도자잖아요. 국가적으로도 부끄러운 거지요."
<인터뷰> 정다훈(서울특별시 관악구) : "모범이 되어야 되는 자리인데 위조여권, 서민들이 생각할 수 없는 위조여권까지 써가면서 한다는 게 황당하고 어이없고 그래요."
주민들이 부끄러워하는 군수, 화순에도 있습니다.
지난 27일, 전완준 화순 군수가 구속됐습니다.
일부 당원들에게 술과 음식을 제공한 혐의입니다.
물론 군수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인데요.
<인터뷰> 김태룡(전완준 화순 군수) : "측근 빌미를 제공했다는 부분에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억울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오신 손님들한테 집에 찾아오신 분들에게 미풍양속이라 밥이라도 제공해야 되는데 그것도 못하고서 자기들 회비를 갖고 먹는 것을 가지고 법 쪽에서 그 잣대로 그렇게 하는 것을 저희는 부당하게 보는 것이지요."
현직 화순 군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세 번쨉니다.
바로 직전 군수였던 전형준 군수, 이번에 구속된 전완준 군수의 형입니다.
형제군수였습니다.
그러나 형인 전완준 군수 역시 구속됐습니다.
당원 2천여 명의 당비를 대신 납부한 혐의로 취임 한 달만에 구속됐고, 보궐 선거에 당선된 동생군수가 이번에 구속된 것입니다.
형제군수도 이례적이지만 형제군수가 모두 구속된 것은 더 이례적입니다.
그 전전 화순 군수였던 임호경 군수, 지난 2002년 금품 제공 혐의로 역시 구속됐습니다.
<인터뷰> 임호경(前 화순 군수) : "일부 참모들끼리의 술값으로 인해서 제가 거기에 연루 됐다고 해서 도중하차를 했습니다. 이것 또한 군민들에게는 제가 참 죄송하고 제가 관련이 됐든 안 됐든 법이 결정한 일이니까 수용을 해야 되고..."
군수들의 연이은 구속으로 화순 군청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유구무언입니다.
<녹취> 화순 군청 관계자 : "말을 할 수가 없고 표현해서도 안 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민감하기 때문에 말을 할 수가 없어요."
<녹취> 화순 군청 관계자 : "저희들은 어떻다고 말을 못하겠어요. 전혀 그래서도 안 되고요. 선거 관련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면 안 되지요."
뽑은 군수마다 구속되는 걸 지켜보는 이 지역 주민들은 더 창피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숙자(전남 화순 주민) : "이런 일이 계속 번복이 되니까 아이들도 우리 나가서 화순 산다고 얘기를 못하잖아요."
<인터뷰> 박기수(전남 화순 주민) : "좀 약간 배신감 있어요. 믿고 우리가 그때 찍어줬잖아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 되니까..."
당진과 화순의 일만은 아닙니다.
쇼핑백 안에 포장 된 상자가 있습니다.
상자를 뜯자 5만 원 권 지폐 뭉치가 쏟아져나옵니다.
<현장음> 경찰 관계자 : "이게 얼마입니까?"
<현장음> 이기수(경기도 여주 군수) : "2억 원이요. 5만 원 권 100장 묶음이 40개..."
지난 16일, 이기수 여주 군수가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건네려 한 돈 다발입니다.
국회의원 비서관의 신고로 이 군수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구속됐습니다.
김충식 해남 군수, 조명 공사를 수주하게 하는 대가로 1억 9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되었습니다.
노재영 군포 시장, 재판과 선거비용 채무 변제금 명목으로 4억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월 구속됐습니다.
이기하 오산 시장, 아파트 분양가 승인과 관련해 건설업체에게 10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 수감됐었습니다.
<현장음> 이기하(경기도 오산 시장) : "검찰 조사를 받고 나서 말하겠습니다."
이 시장은 지난달 보석으로 석방 된 뒤 시장으로 일을 하며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구속된 군수, 시장을 볼 때마다 주민들은 이번만은, 이번만은 하면서 투표하지만, 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한달여 뒷면 다시 선거입니다.
도대체 창피해서 얼굴을 못들겠어요.
당진군수 때문에 터져나온 주민들의 말입니다.
그런데 당진군만의 일이 아닙니다.
당진군수가 워낙 충격적이어서 그렇지 주민들이 창피해하는 군수, 시장이 한둘이 아닙니다.
이민우 기자, 뽑은 군수마다 구속되는 곳이 있다구요?
<리포트>
전남 화순군 얘깁니다.
사흘 전 현직 군수가 구속됐습니다.
그런데 그 전 군수도 구속됐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이 두 사람 형젭니다.
형님 먼저, 아우는 그 뒤에. 형제는 구속됐습니다.
더 기가 막힌 건 이 형제 군수 전의 군수도 구속됐습니다.
그러니까, 현직 군수들의 연속 구속입니다.
<녹취> "뽑으면 구속되고, 뽑으면 구속되고...구속 대기자 뽑는 선거도 아니고, 주민들 선거할 맛이 나겠습니까?"
이틀 전, 영동 고속도로 정왕 나들목, 지명수배된 민종기 당진군수가 나타났습니다.
누군가를 만나기위한 약속 장소였습니다. 검찰 수사관은 잠복해있었습니다.
그때 민 군수의 차량이 갑자기 도주합니다.
곡예 운전을 하며 검찰차를 요리조리 따돌리며 질주한 민 군수.
<녹취> 인근 주민 : "차가 고속도로에서 나가고 앵앵 거리더라고요. 난리를 쳤대요. 어젯밤에..."
<녹취> 인근 주민 : "도망 다녔잖아요. 돈 갖고 도망가고 위조여권 갖다가..."
결국 1시간의 추격전 끝에 붙잡혔습니다.
뇌물, 위조여권, 잠적, 추격전.
현직군수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체포된 뒤 반응만은 군수다웠습니다.
<현장음> 민종기(충남 당진 군수) :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 더 잘하려고 했는데 매우 죄송스럽습니다."
<인터뷰> 박현수(서울특별시 영등포구) : "한 무리의 지도자잖아요. 국가적으로도 부끄러운 거지요."
<인터뷰> 정다훈(서울특별시 관악구) : "모범이 되어야 되는 자리인데 위조여권, 서민들이 생각할 수 없는 위조여권까지 써가면서 한다는 게 황당하고 어이없고 그래요."
주민들이 부끄러워하는 군수, 화순에도 있습니다.
지난 27일, 전완준 화순 군수가 구속됐습니다.
일부 당원들에게 술과 음식을 제공한 혐의입니다.
물론 군수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인데요.
<인터뷰> 김태룡(전완준 화순 군수) : "측근 빌미를 제공했다는 부분에는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억울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오신 손님들한테 집에 찾아오신 분들에게 미풍양속이라 밥이라도 제공해야 되는데 그것도 못하고서 자기들 회비를 갖고 먹는 것을 가지고 법 쪽에서 그 잣대로 그렇게 하는 것을 저희는 부당하게 보는 것이지요."
현직 화순 군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세 번쨉니다.
바로 직전 군수였던 전형준 군수, 이번에 구속된 전완준 군수의 형입니다.
형제군수였습니다.
그러나 형인 전완준 군수 역시 구속됐습니다.
당원 2천여 명의 당비를 대신 납부한 혐의로 취임 한 달만에 구속됐고, 보궐 선거에 당선된 동생군수가 이번에 구속된 것입니다.
형제군수도 이례적이지만 형제군수가 모두 구속된 것은 더 이례적입니다.
그 전전 화순 군수였던 임호경 군수, 지난 2002년 금품 제공 혐의로 역시 구속됐습니다.
<인터뷰> 임호경(前 화순 군수) : "일부 참모들끼리의 술값으로 인해서 제가 거기에 연루 됐다고 해서 도중하차를 했습니다. 이것 또한 군민들에게는 제가 참 죄송하고 제가 관련이 됐든 안 됐든 법이 결정한 일이니까 수용을 해야 되고..."
군수들의 연이은 구속으로 화순 군청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유구무언입니다.
<녹취> 화순 군청 관계자 : "말을 할 수가 없고 표현해서도 안 되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민감하기 때문에 말을 할 수가 없어요."
<녹취> 화순 군청 관계자 : "저희들은 어떻다고 말을 못하겠어요. 전혀 그래서도 안 되고요. 선거 관련해서는 어떤 이야기도 하면 안 되지요."
뽑은 군수마다 구속되는 걸 지켜보는 이 지역 주민들은 더 창피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숙자(전남 화순 주민) : "이런 일이 계속 번복이 되니까 아이들도 우리 나가서 화순 산다고 얘기를 못하잖아요."
<인터뷰> 박기수(전남 화순 주민) : "좀 약간 배신감 있어요. 믿고 우리가 그때 찍어줬잖아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 되니까..."
당진과 화순의 일만은 아닙니다.
쇼핑백 안에 포장 된 상자가 있습니다.
상자를 뜯자 5만 원 권 지폐 뭉치가 쏟아져나옵니다.
<현장음> 경찰 관계자 : "이게 얼마입니까?"
<현장음> 이기수(경기도 여주 군수) : "2억 원이요. 5만 원 권 100장 묶음이 40개..."
지난 16일, 이기수 여주 군수가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건네려 한 돈 다발입니다.
국회의원 비서관의 신고로 이 군수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구속됐습니다.
김충식 해남 군수, 조명 공사를 수주하게 하는 대가로 1억 9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되었습니다.
노재영 군포 시장, 재판과 선거비용 채무 변제금 명목으로 4억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월 구속됐습니다.
이기하 오산 시장, 아파트 분양가 승인과 관련해 건설업체에게 10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 수감됐었습니다.
<현장음> 이기하(경기도 오산 시장) : "검찰 조사를 받고 나서 말하겠습니다."
이 시장은 지난달 보석으로 석방 된 뒤 시장으로 일을 하며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구속된 군수, 시장을 볼 때마다 주민들은 이번만은, 이번만은 하면서 투표하지만, 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한달여 뒷면 다시 선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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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kbsmin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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