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문화재 복원 50년 ‘신응수’ 대목장

입력 2010.05.08 (21:41) 수정 2010.05.08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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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혼을 담는 예술로 불리는 문화재 복원, 그 고된 작업에 50년 세월을 바쳐온 장인이 있습니다.



한국 목조건축 복원사의 산 증인, 신응수 대목장을 김석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5백 년 조선 왕조의 정궁인 경복궁의 심장 ’근정전’.



화려하고도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국내 최대의 목조 건축물입니다.



1867년 중건된 이후 오랜 세월 닳고 패여 보수하는 데만 3년 10개월이 걸렸습니다.



근정전에 남쪽에 자리 잡은 경복궁의 얼굴 ’광화문’.



오는 9월 복원 공사가 끝나면 장장 20년에 걸친 경복궁 복원의 대역사가 완성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목조 건축의 명인, ’대목장’ 신응수 씨가 있습니다.



열여섯 나이에 뛰어든 목수의 길.



서른넷 되던 지난 1975년 수원 화성 장안문 복원 공사에서 우두머리 목수인 ’도편수’를 처음 맡은 이래, 지금까지 창경궁과 창덕궁, 덕수궁 등 백 건이 넘는 문화재 복원 사업이 그의 손길을 거쳐갔습니다.



<인터뷰>신응수 : "50년 동안을 목수로 살아왔는데 참 잠깐인 것 같아요, 세월이. 참 그래도 후회하지 않고 여러 가지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못을 쓰지 않고 하나하나 짜맞춰 짓는 한국의 전통 목조건축.



정교하게 다듬은 목재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그 과정에 목조건축의 미학이 숨어 있습니다.



때문에 신 씨는 나무를 깎고 다듬는 일 무엇 하나 적당히 넘기는 법이 없습니다.



그래도 마음에 안 들면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기도 합니다.



<인터뷰>김동규(이수자) : "진짜 엄하십니다. 항상 부족하고 하니까 항상 지적을 많이 받고. 그러면서 또 배우는 거고요."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타 맥없이 허물어지던 날,



<녹취> 신응수 : "뭐 아찔한 거죠. 내 살이 타들어가는 것보다 더한 심정이죠."



숭례문은 지난 1962년 보수 공사 당시 신 씨가 목수 일을 처음 배운 곳.



그래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48년 만에 다시 숭례문 복원의 중책을 맡게 됐을 때, 신 씨는 이곳에 모든 걸 쏟아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천 년을 가는 건물을 짓겠다, 나무에 혼을 불어넣는 최고의 목수, 그의 마지막 바람입니다.



<인터뷰> 신응수 : "다시 재시공을 하더라도 똑바른 옛날의 건물을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저의 항상 일관된 마음이고, 후손들한테 좋은 문화재를 물려준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죠."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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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와 사람] 문화재 복원 50년 ‘신응수’ 대목장
    • 입력 2010-05-08 21:41:05
    • 수정2010-05-08 23:04:31
    뉴스 9
<앵커 멘트>

혼을 담는 예술로 불리는 문화재 복원, 그 고된 작업에 50년 세월을 바쳐온 장인이 있습니다.

한국 목조건축 복원사의 산 증인, 신응수 대목장을 김석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5백 년 조선 왕조의 정궁인 경복궁의 심장 ’근정전’.

화려하고도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국내 최대의 목조 건축물입니다.

1867년 중건된 이후 오랜 세월 닳고 패여 보수하는 데만 3년 10개월이 걸렸습니다.

근정전에 남쪽에 자리 잡은 경복궁의 얼굴 ’광화문’.

오는 9월 복원 공사가 끝나면 장장 20년에 걸친 경복궁 복원의 대역사가 완성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목조 건축의 명인, ’대목장’ 신응수 씨가 있습니다.

열여섯 나이에 뛰어든 목수의 길.

서른넷 되던 지난 1975년 수원 화성 장안문 복원 공사에서 우두머리 목수인 ’도편수’를 처음 맡은 이래, 지금까지 창경궁과 창덕궁, 덕수궁 등 백 건이 넘는 문화재 복원 사업이 그의 손길을 거쳐갔습니다.

<인터뷰>신응수 : "50년 동안을 목수로 살아왔는데 참 잠깐인 것 같아요, 세월이. 참 그래도 후회하지 않고 여러 가지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못을 쓰지 않고 하나하나 짜맞춰 짓는 한국의 전통 목조건축.

정교하게 다듬은 목재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그 과정에 목조건축의 미학이 숨어 있습니다.

때문에 신 씨는 나무를 깎고 다듬는 일 무엇 하나 적당히 넘기는 법이 없습니다.

그래도 마음에 안 들면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기도 합니다.

<인터뷰>김동규(이수자) : "진짜 엄하십니다. 항상 부족하고 하니까 항상 지적을 많이 받고. 그러면서 또 배우는 거고요."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타 맥없이 허물어지던 날,

<녹취> 신응수 : "뭐 아찔한 거죠. 내 살이 타들어가는 것보다 더한 심정이죠."

숭례문은 지난 1962년 보수 공사 당시 신 씨가 목수 일을 처음 배운 곳.

그래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48년 만에 다시 숭례문 복원의 중책을 맡게 됐을 때, 신 씨는 이곳에 모든 걸 쏟아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천 년을 가는 건물을 짓겠다, 나무에 혼을 불어넣는 최고의 목수, 그의 마지막 바람입니다.

<인터뷰> 신응수 : "다시 재시공을 하더라도 똑바른 옛날의 건물을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저의 항상 일관된 마음이고, 후손들한테 좋은 문화재를 물려준다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죠."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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