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시위 전격 진압…태국 정국 어디로?

입력 2010.05.19 (22:07) 수정 2010.05.19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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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국군이 오늘 장갑차를 동원해 반정부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켰습니다.



작전 개시 반나절 만에 시위 지도부가 진압군에 투항하면서 두 달 넘게 계속돼 온 시위 사태가 마무리됐습니다.



먼저, 현지에서 김철민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장갑차를 앞세운 진압병력 만 여명이 전격적으로 강제진압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장갑차로 차단벽을 철거하고, 실탄과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압박해 들어갔습니다.



시위지역 곳곳엔 실탄으로 무장한 저격수들을 배치했습니다.



시위대는 폐타이어에 불을 지르고,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히 저항했습니다.



일부는 사제총기와 폭탄, 로켓포를 쏴대며, 총격전을 벌였습니다.



<녹취> 시위대 : "무차별 총격..위험하다"



시위대원 4 명과 이탈리아 기자 1 명 등 모두 5 명이 숨졌고, 40 여명이 다쳤습니다.



화력이 절대 열세인 시위대는 일방적으로 밀리기 시작했고 작전 개시 반나절만에 시위 지도부 7 명이 경찰에 투항했습니다.



곧바로 시위 종료가 선언됐고 라차프라송 지역에선 하나 둘 시위대가 철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과격한 시위대원들은 도심 곳곳에 흩어져 막판까지 게릴라전을 펼쳤습니다.



진압군과 시위대가 막판까지 교전을 벌이는 본카이 지역이다. 매캐한 폐타이어 연기가 치솟는 가운데 양측간 총격전이 하루 종일 계속되고 있다.



진압과정에서 흥분한 시위대가 방송국과 백화점,은행 건물에 불을 질러 방콕 도심은 검은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태국 정부는 시위대 잔여 세력을 완전 해산시키기 위해, 내일 새벽까지 방콕 전역에 통행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앵커 멘트>



그럼 여기서 방콕 현지를 화상으로 연결해 태국군이 무력 진압에 돌입한 배경을 알아봅니다.



<질문>



한재호 특파원! 태국 군부, 상당히 소극적이었는데 왜 입장이 바뀐 겁니까?



<리포트>



네, 진압 최고책임자인 태국 육군 참모 총장이 유혈사태를 들어 반대했었죠.



그런데, 총장은 곧 퇴역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후임이 될 군부 내 소장 그룹, 다시 말해 일선 지휘관들은 아피싯 총리와 뜻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오늘 전격 작전이 가능했던 이유로 보입니다.



또 시위대가 협상파와 강경파로 나뉜 것도 전격작전을 하게 된 배경입니다.



강경파들이 정부와의 협상결과를 수용할 지 알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간 시위로 사상자는 물론, GDP의 2% 손실 추산까지 나오면서 태국 정부로서는 더 이상 시간을 늦출 수 없다고 본 것 같습니다.



<앵커 멘트>



네, 태국 국민이 반목을 거듭하고 장기간에 걸쳐 유혈 시위와 폭력 사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근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바로 뿌리깊은 계층 갈등 때문입니다.



박종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1년 총리로 집권한 탁신은 전례없는 6%대의 고도성장을 이뤄냅니다.



그 성장의 열매를 농가부채 유예와 공짜에 가까운 전국민 의료 서비스로 분배해 빈민과 농민계층의 맘을 샀습니다.



그러나 이들 계층은 꾸준한 빈민 구제를 해온 푸미폰 국왕의 전통적 지지기반이었습니다.



더구나 탁신이 국왕이 필요 없다고 말해 결정적 반목이 이뤄집니다.



탁신은 인기영합적인 정책과 부정부패 비판 끝에 지난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습니다.



이어 국왕을 지지하는 전통적 지배계층인, 이른바, 옐로 셔츠가 일어나 현 아피싯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탁신을 지지하는 빈민과 농민층의 이른바, 레드셔츠 시위가 시작된 계기입니다.



한마디로 전통적 지배계층과 빈민 계층 간의 뿌리깊은 갈등이 이번 사태의 원인입니다.



게다가 태국 정국의 또 다른 축인 군부까지 갈라져 있습니다.



국가 위기 때마다 중재에 나섰던 국왕도 침묵중입니다.



이번 시위가 진압됐지만 안심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앵커 멘트>



장기간의 시위 사태가 강제 진압됐지만 태국의 정국 불안이 끝난 건 아닙니다.



<질문>



한재호 특파원, 가장 큰 불씨를 꼽는다면 뭐가 있을까요?



<리포트>



당장, 붙잡힌 시위 지도부의 처벌 문제가 위험한 불씨중 하나입니다.



태국 정부는 법대로 하겠다는 거지만, 현 정권의 친위세력인 이른바 옐로셔츠의 지난 2008년 시위는 처벌 하지 않았음을 들어 반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앞서 박종훈 기자도 보도했듯 기본적으로 도시빈민과 농민, 군부와 현 지배 엘리트층간의 계층간 갈등이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거죠.



특히 태국 북부지역에 탁신 전총리와 이번 시위 주도 세력을 지지하는 근거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기 총선등 많은 해법 찾기 노력이 시도되겠지만 그리 간단치가 않아 보입니다.



<질문>



방콕에는 우리 교민과 상사주재원, 또 관광객도 많습니다.



한재호 특파원, 이번 사태로 피해도 적지 않았죠?



<답변>



네, 시위대의 본거지인 방콕 중심가에 입주한 우리 업체가 30여개에 이릅니다.



단전과 단수에 통신까지 끊겨 사무실을 폐쇄한 채 외곽에 임시 사무실을 얻어 운영해왔는데 영업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라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또 방콕에만 만 5천여명에 이르는 동포들은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습니다.



그러나 주로 관광업과 식당 운영을 하는 이들은 한국 관광객이 10분의 1정도로 급감해 일부는 폐업위기라며 울상입니다.



외교부는 현재 시위현장인 방콕 라차프라송은 여행제한지역으로 나머지 방콕지역은 여행자제지역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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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시위 전격 진압…태국 정국 어디로?
    • 입력 2010-05-19 22:07:32
    • 수정2010-05-19 22:28:47
    뉴스 9
<앵커 멘트>

태국군이 오늘 장갑차를 동원해 반정부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켰습니다.

작전 개시 반나절 만에 시위 지도부가 진압군에 투항하면서 두 달 넘게 계속돼 온 시위 사태가 마무리됐습니다.

먼저, 현지에서 김철민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장갑차를 앞세운 진압병력 만 여명이 전격적으로 강제진압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장갑차로 차단벽을 철거하고, 실탄과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압박해 들어갔습니다.

시위지역 곳곳엔 실탄으로 무장한 저격수들을 배치했습니다.

시위대는 폐타이어에 불을 지르고,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히 저항했습니다.

일부는 사제총기와 폭탄, 로켓포를 쏴대며, 총격전을 벌였습니다.

<녹취> 시위대 : "무차별 총격..위험하다"

시위대원 4 명과 이탈리아 기자 1 명 등 모두 5 명이 숨졌고, 40 여명이 다쳤습니다.

화력이 절대 열세인 시위대는 일방적으로 밀리기 시작했고 작전 개시 반나절만에 시위 지도부 7 명이 경찰에 투항했습니다.

곧바로 시위 종료가 선언됐고 라차프라송 지역에선 하나 둘 시위대가 철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과격한 시위대원들은 도심 곳곳에 흩어져 막판까지 게릴라전을 펼쳤습니다.

진압군과 시위대가 막판까지 교전을 벌이는 본카이 지역이다. 매캐한 폐타이어 연기가 치솟는 가운데 양측간 총격전이 하루 종일 계속되고 있다.

진압과정에서 흥분한 시위대가 방송국과 백화점,은행 건물에 불을 질러 방콕 도심은 검은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태국 정부는 시위대 잔여 세력을 완전 해산시키기 위해, 내일 새벽까지 방콕 전역에 통행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앵커 멘트>

그럼 여기서 방콕 현지를 화상으로 연결해 태국군이 무력 진압에 돌입한 배경을 알아봅니다.

<질문>

한재호 특파원! 태국 군부, 상당히 소극적이었는데 왜 입장이 바뀐 겁니까?

<리포트>

네, 진압 최고책임자인 태국 육군 참모 총장이 유혈사태를 들어 반대했었죠.

그런데, 총장은 곧 퇴역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후임이 될 군부 내 소장 그룹, 다시 말해 일선 지휘관들은 아피싯 총리와 뜻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오늘 전격 작전이 가능했던 이유로 보입니다.

또 시위대가 협상파와 강경파로 나뉜 것도 전격작전을 하게 된 배경입니다.

강경파들이 정부와의 협상결과를 수용할 지 알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간 시위로 사상자는 물론, GDP의 2% 손실 추산까지 나오면서 태국 정부로서는 더 이상 시간을 늦출 수 없다고 본 것 같습니다.

<앵커 멘트>

네, 태국 국민이 반목을 거듭하고 장기간에 걸쳐 유혈 시위와 폭력 사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근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바로 뿌리깊은 계층 갈등 때문입니다.

박종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1년 총리로 집권한 탁신은 전례없는 6%대의 고도성장을 이뤄냅니다.

그 성장의 열매를 농가부채 유예와 공짜에 가까운 전국민 의료 서비스로 분배해 빈민과 농민계층의 맘을 샀습니다.

그러나 이들 계층은 꾸준한 빈민 구제를 해온 푸미폰 국왕의 전통적 지지기반이었습니다.

더구나 탁신이 국왕이 필요 없다고 말해 결정적 반목이 이뤄집니다.

탁신은 인기영합적인 정책과 부정부패 비판 끝에 지난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습니다.

이어 국왕을 지지하는 전통적 지배계층인, 이른바, 옐로 셔츠가 일어나 현 아피싯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탁신을 지지하는 빈민과 농민층의 이른바, 레드셔츠 시위가 시작된 계기입니다.

한마디로 전통적 지배계층과 빈민 계층 간의 뿌리깊은 갈등이 이번 사태의 원인입니다.

게다가 태국 정국의 또 다른 축인 군부까지 갈라져 있습니다.

국가 위기 때마다 중재에 나섰던 국왕도 침묵중입니다.

이번 시위가 진압됐지만 안심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앵커 멘트>

장기간의 시위 사태가 강제 진압됐지만 태국의 정국 불안이 끝난 건 아닙니다.

<질문>

한재호 특파원, 가장 큰 불씨를 꼽는다면 뭐가 있을까요?

<리포트>

당장, 붙잡힌 시위 지도부의 처벌 문제가 위험한 불씨중 하나입니다.

태국 정부는 법대로 하겠다는 거지만, 현 정권의 친위세력인 이른바 옐로셔츠의 지난 2008년 시위는 처벌 하지 않았음을 들어 반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앞서 박종훈 기자도 보도했듯 기본적으로 도시빈민과 농민, 군부와 현 지배 엘리트층간의 계층간 갈등이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거죠.

특히 태국 북부지역에 탁신 전총리와 이번 시위 주도 세력을 지지하는 근거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기 총선등 많은 해법 찾기 노력이 시도되겠지만 그리 간단치가 않아 보입니다.

<질문>

방콕에는 우리 교민과 상사주재원, 또 관광객도 많습니다.

한재호 특파원, 이번 사태로 피해도 적지 않았죠?

<답변>

네, 시위대의 본거지인 방콕 중심가에 입주한 우리 업체가 30여개에 이릅니다.

단전과 단수에 통신까지 끊겨 사무실을 폐쇄한 채 외곽에 임시 사무실을 얻어 운영해왔는데 영업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라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또 방콕에만 만 5천여명에 이르는 동포들은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습니다.

그러나 주로 관광업과 식당 운영을 하는 이들은 한국 관광객이 10분의 1정도로 급감해 일부는 폐업위기라며 울상입니다.

외교부는 현재 시위현장인 방콕 라차프라송은 여행제한지역으로 나머지 방콕지역은 여행자제지역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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