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위험 수위 ‘여성 흡연’

입력 2010.05.31 (22:07) 수정 2010.05.3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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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은 세계 금연의 날입니다.



세계 보건기구의 올해 주제는, ’여성과 금연’.



그만큼 여성 흡연 문제가 심각하단 얘기겠죠.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남성 흡연율은 10년전보다 20% 포인트 가까이 크게 줄었는데요. 여성은 오히려 이렇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10대,20대 젊은 여성의 흡연율은 13%. 상당히 높죠?



하지만 여성들은 담배를 피워도 숨기는 경우가 많아 실제 흡연여성은 훨씬 더 많을 겁니다.



먼저, 김나나 기자가 실태를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년간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워온 여성입니다.



지난 달, 치과 치료를 받다 혀 암이라는 청천 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습니다.



암이 전이되는 걸 막기 위해 혀를 잘라내 이젠 간단한 의사소통도 글을 써 보여야 할 정도입니다.



<인터뷰> 김모 씨(45살) : "혀암 환자 나보다도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담배는 정말 끊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환자 역시 지난해 폐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50년 가까이 피워온 담배가 폐암 발병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진단됐습니다.



<인터뷰> 조모 씨(80살/폐암 환자) : "자고 나서 침을 뱉으면 피가 나와요. 폐암에 걸렸다고 하니까, 담배를 안 피웠더라면 했죠."



그런데도 담배를 피는 20대 여성의 흡연량이 하루 평균 20개비로 20대 남성 흡연자의 14.4개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질문>



남성들도 담배를 피우는데, 왜 여성이 특히 문제가 될까, 또 뭐가 나쁘다는 걸까. 박은주 기자와 궁금증 풀어보겠습니다.



박기자! 왜 유독 담배피우는 ’여성’이 남성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 거죠?



<답변>



담배가 그동안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지만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담배에 접근하는 것이 쉬워졌다는 게 주요 이유로 꼽힙니다.



특히 10대와 20대, 젊은 여성들은 또래 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다보니 이런 경향이 더 많이 나타납니다.



여성 흡연이 느는 이유, 김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교길, 골목에 모인 여고생들이 담배를 꺼내듭니다.



이들이 처음 담배를 배운 것은 중학생 때,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흡연 여고생 : "언니들처럼 멋있어 보이고…그런 거 있잖아요."



반 친구들 상당수가 담배를 피우기 때문에 흡연에 대한 거리낌도 없습니다.



<녹취> 흡연 여고생 : "그냥 안 피게 생긴 애들도 다 펴요. 공부 하는 안경잡이도 다 펴요."



여대생들이 담배를 피우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과 진로문제, 남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녹취> 흡연 여대생 : "취업 스트레스가 담배를 피우게 되는 가장 큰 이유죠. 아직은 (끊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다이어트 때문에 담배를 계속 피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녹취> 흡연 여대생 : "담배를 끊었는데 3kg 정도가 불어서 다시 피우게 됐어요."



흡연 여성에 대해 관대하지 못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몰래 담배를 피우다 보니 끊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녹취> 흡연 직장 여성 : "직장 내에서 담배 피는 것을 오픈 못하기 때문에 끊겠다고 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도 오픈 못하는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흡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김연주입니다.



<질문>



그래도 더 많이 피우는건 남성들인데요.



’개인의 기호다’ 이렇게 보는 시각도 많고. 그런데 왜 굳이 여성들 흡연을 문제 삼는 걸까요?



<답변>



네, 남성에 비해 여성은 신체적 특성상 담배가 건강에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또 출산과 양육을 책임지는 만큼 2세 건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의 설명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네, 여성은 남성보다 폐 면적이 10%가량 작습니다. 때문에 같은 양의 담배를 피더라도 피해가 더 커집니다.



흡연 여성의 폐암 사망률은 비 흡연자에 비해 12배 높습니다.



여성의 암 사망 원인 1위가 폐암입니다. 담배를 피는 여성은 심장병에 걸릴 위험도 3배 증가합니다.



여성 흡연의 피해는 비단 자신에게만 그치지 않습니다.



여성 흡연자는 불임과 유산의 위험이 2배 높고, 전치태반과 조산, 선천성 기형아 출산 위험이 더 증가합니다.



<인터뷰> 김열(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 "(여성은)숨어서 몰아서 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질병의 발생확률이 더욱 높습니다."



여성은 니코틴 대사도 빨라 니코틴이 몸속에서 빨리 사라지기 때문에 흡연욕구가 더 강합니다. 그만큼 여성은 담배 끊기가 더 힘듭니다.



금연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들은 여성이 담배에 휠씬 취약한데도 담배회사들이 건강한 여성을 흡연자로 만드는 왜곡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면서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질문>



여성의 흡연문제를 사회적으로 풀 수 있겠습니까?



<답변>



전문가들은 이젠 여성을 위한 차별화된 금연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여성 흡연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한 만큼, 금연 상담이나 클리닉 이용에 대한 비밀 보장이 이뤄져야 합니다.



또 청소년들에게 담배의 폐해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여성 누구나 부담없이 쉽게 이용하는 금연 프로그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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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위험 수위 ‘여성 흡연’
    • 입력 2010-05-31 22:07:44
    • 수정2010-05-31 22:12:14
    뉴스 9
<앵커 멘트>

오늘은 세계 금연의 날입니다.

세계 보건기구의 올해 주제는, ’여성과 금연’.

그만큼 여성 흡연 문제가 심각하단 얘기겠죠.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남성 흡연율은 10년전보다 20% 포인트 가까이 크게 줄었는데요. 여성은 오히려 이렇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10대,20대 젊은 여성의 흡연율은 13%. 상당히 높죠?

하지만 여성들은 담배를 피워도 숨기는 경우가 많아 실제 흡연여성은 훨씬 더 많을 겁니다.

먼저, 김나나 기자가 실태를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년간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워온 여성입니다.

지난 달, 치과 치료를 받다 혀 암이라는 청천 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습니다.

암이 전이되는 걸 막기 위해 혀를 잘라내 이젠 간단한 의사소통도 글을 써 보여야 할 정도입니다.

<인터뷰> 김모 씨(45살) : "혀암 환자 나보다도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담배는 정말 끊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환자 역시 지난해 폐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50년 가까이 피워온 담배가 폐암 발병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진단됐습니다.

<인터뷰> 조모 씨(80살/폐암 환자) : "자고 나서 침을 뱉으면 피가 나와요. 폐암에 걸렸다고 하니까, 담배를 안 피웠더라면 했죠."

그런데도 담배를 피는 20대 여성의 흡연량이 하루 평균 20개비로 20대 남성 흡연자의 14.4개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질문>

남성들도 담배를 피우는데, 왜 여성이 특히 문제가 될까, 또 뭐가 나쁘다는 걸까. 박은주 기자와 궁금증 풀어보겠습니다.

박기자! 왜 유독 담배피우는 ’여성’이 남성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 거죠?

<답변>

담배가 그동안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지만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담배에 접근하는 것이 쉬워졌다는 게 주요 이유로 꼽힙니다.

특히 10대와 20대, 젊은 여성들은 또래 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다보니 이런 경향이 더 많이 나타납니다.

여성 흡연이 느는 이유, 김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교길, 골목에 모인 여고생들이 담배를 꺼내듭니다.

이들이 처음 담배를 배운 것은 중학생 때,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흡연 여고생 : "언니들처럼 멋있어 보이고…그런 거 있잖아요."

반 친구들 상당수가 담배를 피우기 때문에 흡연에 대한 거리낌도 없습니다.

<녹취> 흡연 여고생 : "그냥 안 피게 생긴 애들도 다 펴요. 공부 하는 안경잡이도 다 펴요."

여대생들이 담배를 피우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과 진로문제, 남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녹취> 흡연 여대생 : "취업 스트레스가 담배를 피우게 되는 가장 큰 이유죠. 아직은 (끊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다이어트 때문에 담배를 계속 피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녹취> 흡연 여대생 : "담배를 끊었는데 3kg 정도가 불어서 다시 피우게 됐어요."

흡연 여성에 대해 관대하지 못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몰래 담배를 피우다 보니 끊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녹취> 흡연 직장 여성 : "직장 내에서 담배 피는 것을 오픈 못하기 때문에 끊겠다고 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도 오픈 못하는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흡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김연주입니다.

<질문>

그래도 더 많이 피우는건 남성들인데요.

’개인의 기호다’ 이렇게 보는 시각도 많고. 그런데 왜 굳이 여성들 흡연을 문제 삼는 걸까요?

<답변>

네, 남성에 비해 여성은 신체적 특성상 담배가 건강에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또 출산과 양육을 책임지는 만큼 2세 건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의 설명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네, 여성은 남성보다 폐 면적이 10%가량 작습니다. 때문에 같은 양의 담배를 피더라도 피해가 더 커집니다.

흡연 여성의 폐암 사망률은 비 흡연자에 비해 12배 높습니다.

여성의 암 사망 원인 1위가 폐암입니다. 담배를 피는 여성은 심장병에 걸릴 위험도 3배 증가합니다.

여성 흡연의 피해는 비단 자신에게만 그치지 않습니다.

여성 흡연자는 불임과 유산의 위험이 2배 높고, 전치태반과 조산, 선천성 기형아 출산 위험이 더 증가합니다.

<인터뷰> 김열(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 "(여성은)숨어서 몰아서 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질병의 발생확률이 더욱 높습니다."

여성은 니코틴 대사도 빨라 니코틴이 몸속에서 빨리 사라지기 때문에 흡연욕구가 더 강합니다. 그만큼 여성은 담배 끊기가 더 힘듭니다.

금연운동을 벌이는 시민단체들은 여성이 담배에 휠씬 취약한데도 담배회사들이 건강한 여성을 흡연자로 만드는 왜곡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면서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질문>

여성의 흡연문제를 사회적으로 풀 수 있겠습니까?

<답변>

전문가들은 이젠 여성을 위한 차별화된 금연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여성 흡연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한 만큼, 금연 상담이나 클리닉 이용에 대한 비밀 보장이 이뤄져야 합니다.

또 청소년들에게 담배의 폐해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여성 누구나 부담없이 쉽게 이용하는 금연 프로그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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