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137초 만에 폭발 추락…또 실패

입력 2010.06.1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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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나로호가 2차 발사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봤는데 참 안타깝더군요?

<답변>

네. 굉장히 안타까운 순간이었습니다. 발사 장면 다시 한번 보실까요?

오후 5시 1분, 엄청난 화염과 연기 속에 나로호가 하늘로 솟구치기 시작합니다.

길이 33미터, 무게 140톤의 육중한 몸은 이내 속도를 내며 54초 만에 음속을 돌파합니다.

우주를 향해 힘차게 내달리던 나로호, 하지만 발사된 지 137초, 고도 70km를 지나는 순간 갑자기 엔진에서 나오는 화염이 붉게 변하더니 섬광이 번쩍이며 폭발합니다.. 그순간 통신도 두절됐습니다

그리고 추가 폭발이 일어나 이어 고도가 점점 낮아지고 엔진 화염까지 사라지며 추락했습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안병만(교과부 장관): "나로호 상단의 탑재카메라 영상이 섬광처럼 밝아지는 현상을 볼 때 그 시간에 나로호는 일단 연소 구간에서 비행 중 폭발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질문> 그렇다면 추락 원인은 로켓엔진때문이라고 봐야하나요?

<답변>

네.1단 로켓이 비행하던 중에 추진 엔진에서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보입니다.

나로호는 발사 후 229초까지 1단 엔진이 계속 가동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137초에 문제가 생겼으니 로켓이 대기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비행하고 있을 때 문제가 생긴 거죠.

비행 도중에 폭발하는 경우는 여러 경우가 있지만은 대부분 연소이상으로 일어납니다.

연료와 산화제가 잘 섞여야 정확한 추진력을 낼 수 있는데, 기기 결함으로 불완전하게 섞이면 순간적으로 폭발할 수 있습니다.

이창진 건국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이창진: "터보 펌프가 이상이 생겨서 연료 주입을 제대로 못한다거나 연료 불안정과 같은 비현영적인 현상이 일어나서 압력이 증가돼서 폭발되는 현상들이 발생합니다."

<질문> 추진엔진에 문제가 생겼다면 러시아 책임 아닌가요? 3차 발사는 언제 가능합니까?

<답변>

네. 1단 엔진이 다 연소되기 전에 사고가 일어났으니 일차적으로는 러시아 책임으로 보입니다.

한국과 러시아는 당초 나로호를 두번 발사하기로 계약 했습니다.

하지만 두 번 중 한 번이라도 발사가 실패할 경우 추가로 한번 더 발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지난해 1차 발사 실패는 페어링 분리에서 문제가 있었으니 우리 측 책임도 있지만 이번 폭발은 거의 러시아 책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3차 발사를 하겠다고 강력히 말한 것을 보면 러시아측도 일정정도 동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ㆍ러 공동 실패조사위원회'에서 자세한 조사를 하고 폭발 원인을 규명해야 책임 소재가 확실히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추락순간을 봤다는 분들도 많더군요?

<답변>

네. 발사체는 원래 잔해 수거를 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만 이번에는 사고가 났기때문에 얘기가 좀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

로켓은 자동차처럼 블랙박스 회수가 필요없는 게 원래 로켓이 실시간으로 보내는 신호로 비행 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기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137초 후에 통신이 두절됐기때문에 원인 규명을 위해 잔해를 수거할 필요가 있겠죠.

나로호는 원래 정상 비행했다면 발사장에서 2270km 떨어진 태평양 바다에 1단과 페어링이 낙하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중간에 터졌기때문에 제주도 인근 해상에 잔해가 떨어졌다고 하죠.

잔해를 모두 수거할 수는 없겠지만 일부라도 먼저 수거한다면 원인 규명에 도움이 될 겁니다.

또 정부에서는 내일 나로호 사고 조사위원회 간담회를 열어 사고가 왜 일어났으며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이 일을 마무리할 것인지 논의할 예정입니다.

<질문> 러시아를 비롯한 해외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발사체 제작 주체인 흐루니체프 연구소와 러시아우주청은 발사 실패에 긴장을 금치 못하면서도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흐루니체프 연구소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바라비요프(후르니체프 연구소 대변인): "현재 러시아 연구진들은 나로호에 관한 어떤 정보가 들어오는지 기다리는 중입니다."

1차 로켓 추진체가 폭발한 것이 확인되면 러시아의 차세대 우주 프로젝트인 앙가라 로켓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셈입니다.

러시아 측은 그러나 애석함을 표시하면서도 앞으로도 한국과 우주 협력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또 나로호 발사를 처음부터 보도하던 일본 NHK 방송 등 세계 언론들은 발사 실패 사실을 신속히 보도했습니다.

AP와 AFP는 한국의 로켓이 발사 3분 안에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고, 블룸버그 통신은 2천 500억 달러 규모의 우주산업 관련 세계 시장 중 일부를 차지하려던 한국의 야심에 타격을 줬다고 전했습니다.

<질문> 앞으로 우리나라 우주개발계획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답변>

네. 이번 발사 실패로 우주개발 계획이 조금 차질이 빚어졌지만 전체적인 일정은 크게 달라지지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주기술에는 인공위성 기술과 발사체 기술이 잇는데요.

우리나라는 1992년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1999년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1호를 개발해 발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오는 24일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통신위성 천리안이 발사될 예정이죠.

현재 우리 위성 11개가 우주에 떠있습니다만 우리 발사체가 없어서 모두 외국 발사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죠.

발사체 분야는 1993년 고체로켓 개발로 시작됐습니다.

우리나라는 강한 추진력을 내는 액체연료 로켓인 과학로켓 3호를 개발 2002년 발사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으로 나로호 발사를 두 차례 시도했죠.

앞으로 2020년까지 우리나라 독자발사체를 개발할 계획에 있는데요. 75톤 엔진 4개를 묶어서 300톤급 규모의 발사체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이번 나로호 발사 실패로 분위기는 다운됐습니다만 좀더 노력하면 우주 개발을 향한 우리의 꿈을 언젠가는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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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6-10 23: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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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나로호가 2차 발사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은정 과학전문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봤는데 참 안타깝더군요? <답변> 네. 굉장히 안타까운 순간이었습니다. 발사 장면 다시 한번 보실까요? 오후 5시 1분, 엄청난 화염과 연기 속에 나로호가 하늘로 솟구치기 시작합니다. 길이 33미터, 무게 140톤의 육중한 몸은 이내 속도를 내며 54초 만에 음속을 돌파합니다. 우주를 향해 힘차게 내달리던 나로호, 하지만 발사된 지 137초, 고도 70km를 지나는 순간 갑자기 엔진에서 나오는 화염이 붉게 변하더니 섬광이 번쩍이며 폭발합니다.. 그순간 통신도 두절됐습니다 그리고 추가 폭발이 일어나 이어 고도가 점점 낮아지고 엔진 화염까지 사라지며 추락했습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안병만(교과부 장관): "나로호 상단의 탑재카메라 영상이 섬광처럼 밝아지는 현상을 볼 때 그 시간에 나로호는 일단 연소 구간에서 비행 중 폭발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질문> 그렇다면 추락 원인은 로켓엔진때문이라고 봐야하나요? <답변> 네.1단 로켓이 비행하던 중에 추진 엔진에서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보입니다. 나로호는 발사 후 229초까지 1단 엔진이 계속 가동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137초에 문제가 생겼으니 로켓이 대기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비행하고 있을 때 문제가 생긴 거죠. 비행 도중에 폭발하는 경우는 여러 경우가 있지만은 대부분 연소이상으로 일어납니다. 연료와 산화제가 잘 섞여야 정확한 추진력을 낼 수 있는데, 기기 결함으로 불완전하게 섞이면 순간적으로 폭발할 수 있습니다. 이창진 건국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이창진: "터보 펌프가 이상이 생겨서 연료 주입을 제대로 못한다거나 연료 불안정과 같은 비현영적인 현상이 일어나서 압력이 증가돼서 폭발되는 현상들이 발생합니다." <질문> 추진엔진에 문제가 생겼다면 러시아 책임 아닌가요? 3차 발사는 언제 가능합니까? <답변> 네. 1단 엔진이 다 연소되기 전에 사고가 일어났으니 일차적으로는 러시아 책임으로 보입니다. 한국과 러시아는 당초 나로호를 두번 발사하기로 계약 했습니다. 하지만 두 번 중 한 번이라도 발사가 실패할 경우 추가로 한번 더 발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지난해 1차 발사 실패는 페어링 분리에서 문제가 있었으니 우리 측 책임도 있지만 이번 폭발은 거의 러시아 책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3차 발사를 하겠다고 강력히 말한 것을 보면 러시아측도 일정정도 동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ㆍ러 공동 실패조사위원회'에서 자세한 조사를 하고 폭발 원인을 규명해야 책임 소재가 확실히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추락순간을 봤다는 분들도 많더군요? <답변> 네. 발사체는 원래 잔해 수거를 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만 이번에는 사고가 났기때문에 얘기가 좀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 로켓은 자동차처럼 블랙박스 회수가 필요없는 게 원래 로켓이 실시간으로 보내는 신호로 비행 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기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137초 후에 통신이 두절됐기때문에 원인 규명을 위해 잔해를 수거할 필요가 있겠죠. 나로호는 원래 정상 비행했다면 발사장에서 2270km 떨어진 태평양 바다에 1단과 페어링이 낙하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중간에 터졌기때문에 제주도 인근 해상에 잔해가 떨어졌다고 하죠. 잔해를 모두 수거할 수는 없겠지만 일부라도 먼저 수거한다면 원인 규명에 도움이 될 겁니다. 또 정부에서는 내일 나로호 사고 조사위원회 간담회를 열어 사고가 왜 일어났으며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이 일을 마무리할 것인지 논의할 예정입니다. <질문> 러시아를 비롯한 해외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발사체 제작 주체인 흐루니체프 연구소와 러시아우주청은 발사 실패에 긴장을 금치 못하면서도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흐루니체프 연구소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바라비요프(후르니체프 연구소 대변인): "현재 러시아 연구진들은 나로호에 관한 어떤 정보가 들어오는지 기다리는 중입니다." 1차 로켓 추진체가 폭발한 것이 확인되면 러시아의 차세대 우주 프로젝트인 앙가라 로켓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셈입니다. 러시아 측은 그러나 애석함을 표시하면서도 앞으로도 한국과 우주 협력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또 나로호 발사를 처음부터 보도하던 일본 NHK 방송 등 세계 언론들은 발사 실패 사실을 신속히 보도했습니다. AP와 AFP는 한국의 로켓이 발사 3분 안에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고, 블룸버그 통신은 2천 500억 달러 규모의 우주산업 관련 세계 시장 중 일부를 차지하려던 한국의 야심에 타격을 줬다고 전했습니다. <질문> 앞으로 우리나라 우주개발계획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답변> 네. 이번 발사 실패로 우주개발 계획이 조금 차질이 빚어졌지만 전체적인 일정은 크게 달라지지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주기술에는 인공위성 기술과 발사체 기술이 잇는데요. 우리나라는 1992년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1999년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1호를 개발해 발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오는 24일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통신위성 천리안이 발사될 예정이죠. 현재 우리 위성 11개가 우주에 떠있습니다만 우리 발사체가 없어서 모두 외국 발사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죠. 발사체 분야는 1993년 고체로켓 개발로 시작됐습니다. 우리나라는 강한 추진력을 내는 액체연료 로켓인 과학로켓 3호를 개발 2002년 발사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으로 나로호 발사를 두 차례 시도했죠. 앞으로 2020년까지 우리나라 독자발사체를 개발할 계획에 있는데요. 75톤 엔진 4개를 묶어서 300톤급 규모의 발사체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이번 나로호 발사 실패로 분위기는 다운됐습니다만 좀더 노력하면 우주 개발을 향한 우리의 꿈을 언젠가는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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