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개발’ 아시아 삼국지
입력 2010.06.13 (09:36)
수정 2010.06.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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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다시 발사된 나로호가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폭발한 후 추락했습니다. 많이 아쉬우셨죠?
네.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셨을 텐데요.
하지만 아시아 주요 나라들의 우주개발 역사를 살펴보면 실패로 점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시련을 겪었다고 하니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실패를 딛고 우주 개발 강국으로 부상했을까요?
일본과 중국 인도의 험난했던 우주 개발사를 이진성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기대... 환호와 탄성... 당혹... 그리고 탄식. 발사대를 박차고 힘차게 솟아오른 나로호는 137초만에 70킬로미터 상공에서 폭발하며 바닷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나로호는 원래 하루 전 발사가 예정됐지만 발사 3시간 전 기계가 오작동하면서 소화 용액이 분출돼 발사가 연기됐습니다.
나로호는 지난해 1차 발사 때도 자동 시퀀스의 기술적 문제로 발사가 늦춰졌습니다. 발사 뒤에는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아 위성 궤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로켓의 발사 연기나 실패는 드문 일이 아닙니다. 우주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도 이같은 실패를 되풀이했습니다.
인도는 지난 2006년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하며 발사에 실패했습니다. 2001년엔 로켓 발사 1초를 남겨두고 액체 엔진의 오작동을 감지해 발사를 중단한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실패의 경험은 오히려 인도 우주 개발에 밑거름이 됐습니다. 원인을 분석하고 기술 결함을 개선하길 여러 차례, 인도는 마침내 2008년 무인 달 탐사 위성을 쏘아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세계에서 6번째로 달탐사국이 된 겁니다. 탐사 위성은 1년 만에 달에서 물의 존재를 확인하는 개가를 올려습니다.
<인터뷰> 나이르(당시 인도우주연구소 소장):"찬드라얀 1호가 달 표면에서 물 분자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자랑스럽습니다."
당당히 우주 강국의 대열에 합류한 인도지만 지금도 실패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인도는 자체 개발한 극저온 엔진을 단 정지궤도위성 로켓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통신위성을 실은 로켓은 발사 후 정상궤도를 벗어나더니 결국 바다로 떨어졌습니다.
<인터뷰>라다크리쉬난(인도우주연구소 소장):"소형 엔진들이 점화되지 않아 충분한 동력을 내지 못했습니다."
거듭된 발사 실패에 실망하고 포기했다면 우주 강국 인도의 오늘은 없었을 것입니다.
아시아권에서 인도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우주 개발 역사 또한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 중국에선 로켓 발사 실패가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1996년 중국은 로켓 장정 3호를 발사했습니다. 로켓은 몇 초 지나지 않아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채 추락하고 맙니다.
로켓은 발사장에서 1.5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을 덮쳐 주민과 군인 등 59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참사를 빚었습니다. 중국은 불과 한 해 전에도 같은 발사대에서 장정 2호를 발사했지만 발사 직후 폭발했습니다.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려던 마을 주민 가운데 6명이 파편에 희생됐습니다. 1970년, 일찌감치 자체 발사체를 이용해 위성을 쏘아올린 중국으로선 치욕의 순간이었지만 포기란 없었습니다.
59명이 숨진 대형참사 7년 뒤, 중국은 유인 우주선인 신저우 5호를 쏘아올려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구 소련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유인 우주선 발사국이 된 겁니다. 이후 중국의 우주 개발은 일사천리였습니다.
2007년엔 달 탐사위성인 창어 1호를 쏘아올리는가 하면, 2008년엔 우주인이 우주 공간에서 유영을 선보이며 우주 개발 강국의 이미지를 세계인의 머릿속에 심었습니다.
중국은 올해 10월엔 두 번째 달 탐사위성 창어 2호를 발사할 예정입니다.
내년 하반기엔 소형 우주정거장 텐궁 1호를 쏘아올리고, 하반기엔 무인 도킹 실험을 한 뒤 2017년엔 우주인을 달에 보낸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중국의 비약적인 발전은 거듭된 실패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아시아의 또다른 우주 강국 일본은 어땠을까요?
일본 또한 비슷한 실패를 여러 차례 경험했지만 그 경험은 고스란히 최첨단 우주 기술 개발의 자양분이 됐습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H-2A 로켓이 굉음을 내며 하늘로 솟구쳐 오릅니다. 고도 360킬로미터에서 일본의 첫 금성탐사위성인 아카쓰키가 분리됐습니다.
앞으로 4년 동안 금성 주변을 돌면서 특수 카메라로 금성의 대기권을 관측합니다.
<인터뷰> 히구찌 키오시(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부이사장):"유럽과 대등한 수준에 올랐습니다.국제협력이 가능한 기반을 확립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연료없이 태양광만으로 움직이는 우주 범선도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일본의 우주개발 기술은 이처럼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지만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험난함 그 자체였습니다.
1970년 자체 기술 로켓을 쏘아올리기까지 일본은 4차례 연속으로 실패를 맛봐야 했습니다. 1975년 이후에도 3차례 더 로켓 발사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2003년엔 정찰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했지만 고체로켓 부스터가 분리되지 않아 공중에서 폭파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4년 만에 아시아 최초로 달탐사 위성을 쏘아 올리며 단숨에 명예를 회복했습니다. 달 탐사에만 앞으로 10년간 2000억 엔, 우리돈 2조 7천억 원 정도의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일본의 우주 개발 역사 또한 실패를 극복해가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왜 실패했는지 알기 위해 먼저 추락한 로켓 파편을 찾았습니다.
바다 밑 3천 미터를 뒤져 수거한 로켓 부속들을 실험실로 보내 정밀 분석해 실패 원인을 파악했습니다.
<인터뷰> 사카즈메 노리오(일본다네가시미 우주기지 소장) : "일본도 큰 실패를 3번 했습니다. 문제점을 극복해 지금은 그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 1위가 됐습니다."
분석이 끝난 부품들은 일본 우주센터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초심을 잊지 말고 실패를 기억하자는 이유에섭니다.
우주개발에서 실패는 줄일 수는 있어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아시아 우주 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는 일본과 중국, 인도의 우주 개발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 나라들은 조급하게 눈 앞의 성공을 추구하지 않고 충분한 준비를 거쳐 느리지만 탄탄한 성공을 만들어왔습니다.
재발사에 실패한 나로호.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성공을 보여주기 위해 조급하게 서두른 측면은 없는지 3차 발사 추진에 앞서 짚어봐야 할 대목입니다.
네.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셨을 텐데요.
하지만 아시아 주요 나라들의 우주개발 역사를 살펴보면 실패로 점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시련을 겪었다고 하니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실패를 딛고 우주 개발 강국으로 부상했을까요?
일본과 중국 인도의 험난했던 우주 개발사를 이진성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기대... 환호와 탄성... 당혹... 그리고 탄식. 발사대를 박차고 힘차게 솟아오른 나로호는 137초만에 70킬로미터 상공에서 폭발하며 바닷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나로호는 원래 하루 전 발사가 예정됐지만 발사 3시간 전 기계가 오작동하면서 소화 용액이 분출돼 발사가 연기됐습니다.
나로호는 지난해 1차 발사 때도 자동 시퀀스의 기술적 문제로 발사가 늦춰졌습니다. 발사 뒤에는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아 위성 궤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로켓의 발사 연기나 실패는 드문 일이 아닙니다. 우주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도 이같은 실패를 되풀이했습니다.
인도는 지난 2006년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하며 발사에 실패했습니다. 2001년엔 로켓 발사 1초를 남겨두고 액체 엔진의 오작동을 감지해 발사를 중단한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실패의 경험은 오히려 인도 우주 개발에 밑거름이 됐습니다. 원인을 분석하고 기술 결함을 개선하길 여러 차례, 인도는 마침내 2008년 무인 달 탐사 위성을 쏘아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세계에서 6번째로 달탐사국이 된 겁니다. 탐사 위성은 1년 만에 달에서 물의 존재를 확인하는 개가를 올려습니다.
<인터뷰> 나이르(당시 인도우주연구소 소장):"찬드라얀 1호가 달 표면에서 물 분자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자랑스럽습니다."
당당히 우주 강국의 대열에 합류한 인도지만 지금도 실패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인도는 자체 개발한 극저온 엔진을 단 정지궤도위성 로켓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통신위성을 실은 로켓은 발사 후 정상궤도를 벗어나더니 결국 바다로 떨어졌습니다.
<인터뷰>라다크리쉬난(인도우주연구소 소장):"소형 엔진들이 점화되지 않아 충분한 동력을 내지 못했습니다."
거듭된 발사 실패에 실망하고 포기했다면 우주 강국 인도의 오늘은 없었을 것입니다.
아시아권에서 인도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우주 개발 역사 또한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 중국에선 로켓 발사 실패가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1996년 중국은 로켓 장정 3호를 발사했습니다. 로켓은 몇 초 지나지 않아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채 추락하고 맙니다.
로켓은 발사장에서 1.5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을 덮쳐 주민과 군인 등 59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참사를 빚었습니다. 중국은 불과 한 해 전에도 같은 발사대에서 장정 2호를 발사했지만 발사 직후 폭발했습니다.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려던 마을 주민 가운데 6명이 파편에 희생됐습니다. 1970년, 일찌감치 자체 발사체를 이용해 위성을 쏘아올린 중국으로선 치욕의 순간이었지만 포기란 없었습니다.
59명이 숨진 대형참사 7년 뒤, 중국은 유인 우주선인 신저우 5호를 쏘아올려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구 소련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유인 우주선 발사국이 된 겁니다. 이후 중국의 우주 개발은 일사천리였습니다.
2007년엔 달 탐사위성인 창어 1호를 쏘아올리는가 하면, 2008년엔 우주인이 우주 공간에서 유영을 선보이며 우주 개발 강국의 이미지를 세계인의 머릿속에 심었습니다.
중국은 올해 10월엔 두 번째 달 탐사위성 창어 2호를 발사할 예정입니다.
내년 하반기엔 소형 우주정거장 텐궁 1호를 쏘아올리고, 하반기엔 무인 도킹 실험을 한 뒤 2017년엔 우주인을 달에 보낸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중국의 비약적인 발전은 거듭된 실패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아시아의 또다른 우주 강국 일본은 어땠을까요?
일본 또한 비슷한 실패를 여러 차례 경험했지만 그 경험은 고스란히 최첨단 우주 기술 개발의 자양분이 됐습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H-2A 로켓이 굉음을 내며 하늘로 솟구쳐 오릅니다. 고도 360킬로미터에서 일본의 첫 금성탐사위성인 아카쓰키가 분리됐습니다.
앞으로 4년 동안 금성 주변을 돌면서 특수 카메라로 금성의 대기권을 관측합니다.
<인터뷰> 히구찌 키오시(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부이사장):"유럽과 대등한 수준에 올랐습니다.국제협력이 가능한 기반을 확립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연료없이 태양광만으로 움직이는 우주 범선도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일본의 우주개발 기술은 이처럼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지만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험난함 그 자체였습니다.
1970년 자체 기술 로켓을 쏘아올리기까지 일본은 4차례 연속으로 실패를 맛봐야 했습니다. 1975년 이후에도 3차례 더 로켓 발사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2003년엔 정찰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했지만 고체로켓 부스터가 분리되지 않아 공중에서 폭파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4년 만에 아시아 최초로 달탐사 위성을 쏘아 올리며 단숨에 명예를 회복했습니다. 달 탐사에만 앞으로 10년간 2000억 엔, 우리돈 2조 7천억 원 정도의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일본의 우주 개발 역사 또한 실패를 극복해가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왜 실패했는지 알기 위해 먼저 추락한 로켓 파편을 찾았습니다.
바다 밑 3천 미터를 뒤져 수거한 로켓 부속들을 실험실로 보내 정밀 분석해 실패 원인을 파악했습니다.
<인터뷰> 사카즈메 노리오(일본다네가시미 우주기지 소장) : "일본도 큰 실패를 3번 했습니다. 문제점을 극복해 지금은 그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 1위가 됐습니다."
분석이 끝난 부품들은 일본 우주센터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초심을 잊지 말고 실패를 기억하자는 이유에섭니다.
우주개발에서 실패는 줄일 수는 있어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아시아 우주 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는 일본과 중국, 인도의 우주 개발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 나라들은 조급하게 눈 앞의 성공을 추구하지 않고 충분한 준비를 거쳐 느리지만 탄탄한 성공을 만들어왔습니다.
재발사에 실패한 나로호.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성공을 보여주기 위해 조급하게 서두른 측면은 없는지 3차 발사 추진에 앞서 짚어봐야 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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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0-06-13 10:07:30

우여곡절 끝에 다시 발사된 나로호가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폭발한 후 추락했습니다. 많이 아쉬우셨죠?
네.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셨을 텐데요.
하지만 아시아 주요 나라들의 우주개발 역사를 살펴보면 실패로 점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시련을 겪었다고 하니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실패를 딛고 우주 개발 강국으로 부상했을까요?
일본과 중국 인도의 험난했던 우주 개발사를 이진성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기대... 환호와 탄성... 당혹... 그리고 탄식. 발사대를 박차고 힘차게 솟아오른 나로호는 137초만에 70킬로미터 상공에서 폭발하며 바닷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나로호는 원래 하루 전 발사가 예정됐지만 발사 3시간 전 기계가 오작동하면서 소화 용액이 분출돼 발사가 연기됐습니다.
나로호는 지난해 1차 발사 때도 자동 시퀀스의 기술적 문제로 발사가 늦춰졌습니다. 발사 뒤에는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아 위성 궤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로켓의 발사 연기나 실패는 드문 일이 아닙니다. 우주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도 이같은 실패를 되풀이했습니다.
인도는 지난 2006년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하며 발사에 실패했습니다. 2001년엔 로켓 발사 1초를 남겨두고 액체 엔진의 오작동을 감지해 발사를 중단한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실패의 경험은 오히려 인도 우주 개발에 밑거름이 됐습니다. 원인을 분석하고 기술 결함을 개선하길 여러 차례, 인도는 마침내 2008년 무인 달 탐사 위성을 쏘아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세계에서 6번째로 달탐사국이 된 겁니다. 탐사 위성은 1년 만에 달에서 물의 존재를 확인하는 개가를 올려습니다.
<인터뷰> 나이르(당시 인도우주연구소 소장):"찬드라얀 1호가 달 표면에서 물 분자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자랑스럽습니다."
당당히 우주 강국의 대열에 합류한 인도지만 지금도 실패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인도는 자체 개발한 극저온 엔진을 단 정지궤도위성 로켓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통신위성을 실은 로켓은 발사 후 정상궤도를 벗어나더니 결국 바다로 떨어졌습니다.
<인터뷰>라다크리쉬난(인도우주연구소 소장):"소형 엔진들이 점화되지 않아 충분한 동력을 내지 못했습니다."
거듭된 발사 실패에 실망하고 포기했다면 우주 강국 인도의 오늘은 없었을 것입니다.
아시아권에서 인도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우주 개발 역사 또한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 중국에선 로켓 발사 실패가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1996년 중국은 로켓 장정 3호를 발사했습니다. 로켓은 몇 초 지나지 않아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채 추락하고 맙니다.
로켓은 발사장에서 1.5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을 덮쳐 주민과 군인 등 59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참사를 빚었습니다. 중국은 불과 한 해 전에도 같은 발사대에서 장정 2호를 발사했지만 발사 직후 폭발했습니다.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려던 마을 주민 가운데 6명이 파편에 희생됐습니다. 1970년, 일찌감치 자체 발사체를 이용해 위성을 쏘아올린 중국으로선 치욕의 순간이었지만 포기란 없었습니다.
59명이 숨진 대형참사 7년 뒤, 중국은 유인 우주선인 신저우 5호를 쏘아올려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구 소련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유인 우주선 발사국이 된 겁니다. 이후 중국의 우주 개발은 일사천리였습니다.
2007년엔 달 탐사위성인 창어 1호를 쏘아올리는가 하면, 2008년엔 우주인이 우주 공간에서 유영을 선보이며 우주 개발 강국의 이미지를 세계인의 머릿속에 심었습니다.
중국은 올해 10월엔 두 번째 달 탐사위성 창어 2호를 발사할 예정입니다.
내년 하반기엔 소형 우주정거장 텐궁 1호를 쏘아올리고, 하반기엔 무인 도킹 실험을 한 뒤 2017년엔 우주인을 달에 보낸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중국의 비약적인 발전은 거듭된 실패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아시아의 또다른 우주 강국 일본은 어땠을까요?
일본 또한 비슷한 실패를 여러 차례 경험했지만 그 경험은 고스란히 최첨단 우주 기술 개발의 자양분이 됐습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H-2A 로켓이 굉음을 내며 하늘로 솟구쳐 오릅니다. 고도 360킬로미터에서 일본의 첫 금성탐사위성인 아카쓰키가 분리됐습니다.
앞으로 4년 동안 금성 주변을 돌면서 특수 카메라로 금성의 대기권을 관측합니다.
<인터뷰> 히구찌 키오시(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부이사장):"유럽과 대등한 수준에 올랐습니다.국제협력이 가능한 기반을 확립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연료없이 태양광만으로 움직이는 우주 범선도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일본의 우주개발 기술은 이처럼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지만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험난함 그 자체였습니다.
1970년 자체 기술 로켓을 쏘아올리기까지 일본은 4차례 연속으로 실패를 맛봐야 했습니다. 1975년 이후에도 3차례 더 로켓 발사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2003년엔 정찰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했지만 고체로켓 부스터가 분리되지 않아 공중에서 폭파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4년 만에 아시아 최초로 달탐사 위성을 쏘아 올리며 단숨에 명예를 회복했습니다. 달 탐사에만 앞으로 10년간 2000억 엔, 우리돈 2조 7천억 원 정도의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일본의 우주 개발 역사 또한 실패를 극복해가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왜 실패했는지 알기 위해 먼저 추락한 로켓 파편을 찾았습니다.
바다 밑 3천 미터를 뒤져 수거한 로켓 부속들을 실험실로 보내 정밀 분석해 실패 원인을 파악했습니다.
<인터뷰> 사카즈메 노리오(일본다네가시미 우주기지 소장) : "일본도 큰 실패를 3번 했습니다. 문제점을 극복해 지금은 그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 1위가 됐습니다."
분석이 끝난 부품들은 일본 우주센터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초심을 잊지 말고 실패를 기억하자는 이유에섭니다.
우주개발에서 실패는 줄일 수는 있어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아시아 우주 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는 일본과 중국, 인도의 우주 개발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 나라들은 조급하게 눈 앞의 성공을 추구하지 않고 충분한 준비를 거쳐 느리지만 탄탄한 성공을 만들어왔습니다.
재발사에 실패한 나로호.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성공을 보여주기 위해 조급하게 서두른 측면은 없는지 3차 발사 추진에 앞서 짚어봐야 할 대목입니다.
네.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셨을 텐데요.
하지만 아시아 주요 나라들의 우주개발 역사를 살펴보면 실패로 점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시련을 겪었다고 하니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실패를 딛고 우주 개발 강국으로 부상했을까요?
일본과 중국 인도의 험난했던 우주 개발사를 이진성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기대... 환호와 탄성... 당혹... 그리고 탄식. 발사대를 박차고 힘차게 솟아오른 나로호는 137초만에 70킬로미터 상공에서 폭발하며 바닷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나로호는 원래 하루 전 발사가 예정됐지만 발사 3시간 전 기계가 오작동하면서 소화 용액이 분출돼 발사가 연기됐습니다.
나로호는 지난해 1차 발사 때도 자동 시퀀스의 기술적 문제로 발사가 늦춰졌습니다. 발사 뒤에는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아 위성 궤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로켓의 발사 연기나 실패는 드문 일이 아닙니다. 우주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도 이같은 실패를 되풀이했습니다.
인도는 지난 2006년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하며 발사에 실패했습니다. 2001년엔 로켓 발사 1초를 남겨두고 액체 엔진의 오작동을 감지해 발사를 중단한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실패의 경험은 오히려 인도 우주 개발에 밑거름이 됐습니다. 원인을 분석하고 기술 결함을 개선하길 여러 차례, 인도는 마침내 2008년 무인 달 탐사 위성을 쏘아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세계에서 6번째로 달탐사국이 된 겁니다. 탐사 위성은 1년 만에 달에서 물의 존재를 확인하는 개가를 올려습니다.
<인터뷰> 나이르(당시 인도우주연구소 소장):"찬드라얀 1호가 달 표면에서 물 분자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게 돼 자랑스럽습니다."
당당히 우주 강국의 대열에 합류한 인도지만 지금도 실패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인도는 자체 개발한 극저온 엔진을 단 정지궤도위성 로켓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통신위성을 실은 로켓은 발사 후 정상궤도를 벗어나더니 결국 바다로 떨어졌습니다.
<인터뷰>라다크리쉬난(인도우주연구소 소장):"소형 엔진들이 점화되지 않아 충분한 동력을 내지 못했습니다."
거듭된 발사 실패에 실망하고 포기했다면 우주 강국 인도의 오늘은 없었을 것입니다.
아시아권에서 인도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우주 개발 역사 또한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 중국에선 로켓 발사 실패가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1996년 중국은 로켓 장정 3호를 발사했습니다. 로켓은 몇 초 지나지 않아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채 추락하고 맙니다.
로켓은 발사장에서 1.5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을 덮쳐 주민과 군인 등 59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 참사를 빚었습니다. 중국은 불과 한 해 전에도 같은 발사대에서 장정 2호를 발사했지만 발사 직후 폭발했습니다.
역사적 순간을 지켜보려던 마을 주민 가운데 6명이 파편에 희생됐습니다. 1970년, 일찌감치 자체 발사체를 이용해 위성을 쏘아올린 중국으로선 치욕의 순간이었지만 포기란 없었습니다.
59명이 숨진 대형참사 7년 뒤, 중국은 유인 우주선인 신저우 5호를 쏘아올려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구 소련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유인 우주선 발사국이 된 겁니다. 이후 중국의 우주 개발은 일사천리였습니다.
2007년엔 달 탐사위성인 창어 1호를 쏘아올리는가 하면, 2008년엔 우주인이 우주 공간에서 유영을 선보이며 우주 개발 강국의 이미지를 세계인의 머릿속에 심었습니다.
중국은 올해 10월엔 두 번째 달 탐사위성 창어 2호를 발사할 예정입니다.
내년 하반기엔 소형 우주정거장 텐궁 1호를 쏘아올리고, 하반기엔 무인 도킹 실험을 한 뒤 2017년엔 우주인을 달에 보낸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중국의 비약적인 발전은 거듭된 실패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아시아의 또다른 우주 강국 일본은 어땠을까요?
일본 또한 비슷한 실패를 여러 차례 경험했지만 그 경험은 고스란히 최첨단 우주 기술 개발의 자양분이 됐습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H-2A 로켓이 굉음을 내며 하늘로 솟구쳐 오릅니다. 고도 360킬로미터에서 일본의 첫 금성탐사위성인 아카쓰키가 분리됐습니다.
앞으로 4년 동안 금성 주변을 돌면서 특수 카메라로 금성의 대기권을 관측합니다.
<인터뷰> 히구찌 키오시(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부이사장):"유럽과 대등한 수준에 올랐습니다.국제협력이 가능한 기반을 확립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연료없이 태양광만으로 움직이는 우주 범선도 본궤도에 올랐습니다. 일본의 우주개발 기술은 이처럼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지만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험난함 그 자체였습니다.
1970년 자체 기술 로켓을 쏘아올리기까지 일본은 4차례 연속으로 실패를 맛봐야 했습니다. 1975년 이후에도 3차례 더 로켓 발사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2003년엔 정찰위성을 실은 로켓을 발사했지만 고체로켓 부스터가 분리되지 않아 공중에서 폭파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4년 만에 아시아 최초로 달탐사 위성을 쏘아 올리며 단숨에 명예를 회복했습니다. 달 탐사에만 앞으로 10년간 2000억 엔, 우리돈 2조 7천억 원 정도의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일본의 우주 개발 역사 또한 실패를 극복해가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왜 실패했는지 알기 위해 먼저 추락한 로켓 파편을 찾았습니다.
바다 밑 3천 미터를 뒤져 수거한 로켓 부속들을 실험실로 보내 정밀 분석해 실패 원인을 파악했습니다.
<인터뷰> 사카즈메 노리오(일본다네가시미 우주기지 소장) : "일본도 큰 실패를 3번 했습니다. 문제점을 극복해 지금은 그 분야에 있어서는 세계 1위가 됐습니다."
분석이 끝난 부품들은 일본 우주센터에 전시되고 있습니다. 초심을 잊지 말고 실패를 기억하자는 이유에섭니다.
우주개발에서 실패는 줄일 수는 있어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아시아 우주 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는 일본과 중국, 인도의 우주 개발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 나라들은 조급하게 눈 앞의 성공을 추구하지 않고 충분한 준비를 거쳐 느리지만 탄탄한 성공을 만들어왔습니다.
재발사에 실패한 나로호.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성공을 보여주기 위해 조급하게 서두른 측면은 없는지 3차 발사 추진에 앞서 짚어봐야 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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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 기자 e-gij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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