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논란 자초한 KB금융지주 회장 인선
입력 2010.06.17 (07:02)
수정 2010.06.17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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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모 해설위원]
KB금융지주 회장에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이 내정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논란의 요지는 크게 두 가집니다. 하나는 이른바 관치 논란입니다. 회장 내정이 정말 정부의 입김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이뤄졌느냐는 겁니다. 또 하나는 자격 시빕니다. 어 내정자가 과연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을 이끌 자격을 제대로 갖추고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우선 관치 논란은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습니다. KB금융지주는 국민연금이 투자목적으로 4% 가량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자사주이거나 외국인과 개인, 기관투자가들이 갖고 있습니다.
정부가 인사에 개입할 수 없는 민간금융회사라는 얘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회장으로 내정됐다가 사퇴하는 과정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당시 KB금융에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번 어윤대 회장 내정에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헤드헌터사의 추천과 회장추천위원회의 면접을 거쳤다는 게 KB금융 측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정부가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분위기를 조성해왔다는 의혹을 떨쳐버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 내정자가 금융실무를 경험하지 못한 것도 시비거립니다.
어 내정자는 금융통화위원과 은행의 사외이사 등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금융시장에서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적은 없습니다. 국내 은행권은 현재 물밑에서 조심스럽게 합병 움직임이 일고 있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의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현장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어 내정자가 이런 급격한 환경변화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미지숩니다. 게다가 학연 등 대통령과의 친분도 인적쇄신을 약속한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어 내정자의 회장 선임은 이제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승인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비록 절차와 형식상 하자가 없다 하더라도 관치 논란이나 자격 시비에서 벗어나려면, 이제라도 확고한 자율 경영의지를 약속해야 합니다. 그것이 그나마 시장을 중시해온 경영학자로서의 명예를 지키고 관치 의혹을 받고 있는 정부의 부담도 덜어 줄 수 있는 길입니다.
KB금융지주 회장에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이 내정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논란의 요지는 크게 두 가집니다. 하나는 이른바 관치 논란입니다. 회장 내정이 정말 정부의 입김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이뤄졌느냐는 겁니다. 또 하나는 자격 시빕니다. 어 내정자가 과연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을 이끌 자격을 제대로 갖추고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우선 관치 논란은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습니다. KB금융지주는 국민연금이 투자목적으로 4% 가량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자사주이거나 외국인과 개인, 기관투자가들이 갖고 있습니다.
정부가 인사에 개입할 수 없는 민간금융회사라는 얘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회장으로 내정됐다가 사퇴하는 과정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당시 KB금융에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번 어윤대 회장 내정에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헤드헌터사의 추천과 회장추천위원회의 면접을 거쳤다는 게 KB금융 측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정부가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분위기를 조성해왔다는 의혹을 떨쳐버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 내정자가 금융실무를 경험하지 못한 것도 시비거립니다.
어 내정자는 금융통화위원과 은행의 사외이사 등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금융시장에서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적은 없습니다. 국내 은행권은 현재 물밑에서 조심스럽게 합병 움직임이 일고 있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의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현장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어 내정자가 이런 급격한 환경변화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미지숩니다. 게다가 학연 등 대통령과의 친분도 인적쇄신을 약속한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어 내정자의 회장 선임은 이제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승인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비록 절차와 형식상 하자가 없다 하더라도 관치 논란이나 자격 시비에서 벗어나려면, 이제라도 확고한 자율 경영의지를 약속해야 합니다. 그것이 그나마 시장을 중시해온 경영학자로서의 명예를 지키고 관치 의혹을 받고 있는 정부의 부담도 덜어 줄 수 있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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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0-06-17 07: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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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회장에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이 내정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논란의 요지는 크게 두 가집니다. 하나는 이른바 관치 논란입니다. 회장 내정이 정말 정부의 입김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이뤄졌느냐는 겁니다. 또 하나는 자격 시빕니다. 어 내정자가 과연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을 이끌 자격을 제대로 갖추고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우선 관치 논란은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습니다. KB금융지주는 국민연금이 투자목적으로 4% 가량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자사주이거나 외국인과 개인, 기관투자가들이 갖고 있습니다.
정부가 인사에 개입할 수 없는 민간금융회사라는 얘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회장으로 내정됐다가 사퇴하는 과정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당시 KB금융에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번 어윤대 회장 내정에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헤드헌터사의 추천과 회장추천위원회의 면접을 거쳤다는 게 KB금융 측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여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정부가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분위기를 조성해왔다는 의혹을 떨쳐버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 내정자가 금융실무를 경험하지 못한 것도 시비거립니다.
어 내정자는 금융통화위원과 은행의 사외이사 등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금융시장에서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적은 없습니다. 국내 은행권은 현재 물밑에서 조심스럽게 합병 움직임이 일고 있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의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현장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어 내정자가 이런 급격한 환경변화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미지숩니다. 게다가 학연 등 대통령과의 친분도 인적쇄신을 약속한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어 내정자의 회장 선임은 이제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승인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비록 절차와 형식상 하자가 없다 하더라도 관치 논란이나 자격 시비에서 벗어나려면, 이제라도 확고한 자율 경영의지를 약속해야 합니다. 그것이 그나마 시장을 중시해온 경영학자로서의 명예를 지키고 관치 의혹을 받고 있는 정부의 부담도 덜어 줄 수 있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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