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노인들 돈내야”…“그게 왜 우리 탓?”

입력 2010.06.17 (08:47) 수정 2010.06.1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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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5살 이상의 어르신들은 지하철을 무료로 탈수 있죠, 그런데 이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하철 적자가 워낙 크다 보니 나오는 이야긴데요, 적자 탈출을 위해 불가피 하다, 아니다, 왜 문제를 노인 탓으로 돌리냐,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 지하철 적자가 얼마나 되기에, 무임 승차 폐지가 다시 거론되나요?



<리포트>



꼭 그런 건 아니구요, 무임승차를 폐지하면 적자가 크게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지하철 적자가 지난해 9천억이나 되는데요, 이 적자를 그대로 두면 결국 요금을 올리거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폐지하자는 겁니다. 하지만 반발도 심합니다. 노인들 한 두명 더 탄다고 연료가 더 들어가냐. 경영은 엉터리로 해놓고 왜 애꿎은 노인 탓이냐. 여러분은 어느 쪽이십니까.



이 파란색 카드만 있으면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65살 이상 노인에게 제공되는 노인무임승차권인 복지카드입니다.



<인터뷰> 김상희(67세) : "이거 있으니까 너무 고맙고 나라에서 너무 잘 해준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요즘, 노인들은 지하철이 가시방석입니다.



<인터뷰> 강창월(70세) : "우리는 늙었으니까 지금은 아무 쓸모도 없어. 그런데다가 그것(노인무임승차권)까지 없어지게 하면 너무 하는 거지."



지하철 영업 적자가 워낙 커서, 이걸 줄이려면 노인무임승차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인들은 상처받고 발끈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1,3,5호선이 만나는 이곳,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는 종로의 종묘 공원입니다.



<녹취> 김00(80세) : "집에 있으면 누워야 돼요. 몸이 아프니까. 그러나 일단 나오면 어차피 움직여야 되지 않습니까. 운동되고. 그러니까 나오게 되는 거예요."



<녹취> 이00(78세) : "집에 가야 식구들이 환영 안하지. 며느리하고 같이 사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집에 있을 수가 없잖아."



이 곳은 노인들의 쉼터가 된지 오래인데요, 하루 평균 4천 여명의 노인분들이 이 곳을 찾습니다.



<녹취> 이00(78세) : "아침 한 술 떠먹으면 그냥 전철 타러 나온데. 인천에서도 오고 의정부에서도 오고 멀리서도 오는 사람 많아."



사는 곳은 달라도 공원에 오는 방법은 같았습니다. 바로 지하철입니다. 그리고 이 복지카드 하나면 지하철은 무료입니다.



<녹취> 장00(70세) : "버스는 1000원 내야 되잖아요. 지하철은 무료잖아요. 내가 65세가 넘었으니까. 그러니까 주로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죠."



그런데 운동삼아, 마실삼아 왔던 이곳이 이제는 오기 힘들어 질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노인 무임 승차제 폐지 방안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영분(71세) : "돈 내면 하루에 2000원이 넘을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다니기가 힘들지."



<녹취> 박00(80세) : "젊을 때는 1,2만원 우습게 알지만 나이 먹으면 돈이 만원도 아쉽다고..."



노인무임승차제란, 1980년대부터 경로우대차원에서 만 65살 노인들에게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이게 한 제도인데요,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제도의 정책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 것입니다.



지난해 6개 지하철의 영업손실 중에서 무임 운송인원이 요금을 냈다면 손실의 37%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 국토해양부의 판단입니다.



<녹취> 국토해양부 관계자 : "한해 적자가 9000억 이상이고 노인 분들이 만약 요금을 냈다면 이만큼 적자를 감수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거거든요. 실제로 발생하는 적자와는 차이가 있긴 한데 어쨌든 가량의 손실이라고는 할 수 있죠."



특히 지하철 적자가 커지면 요금을 올리거나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노인들은 강하게 반발합니다.



<인터뷰> 이필창(75세) : "(노인네들한테 돈 받는다고 흑자 날 것 같아요?) 흑자 안 납니다."



자신들은 단지 숟가락 하나만 더 얹었을 뿐이다는 것입니다.



<녹취> 양00(65세) : "사람이 100명 타냐 50명 타느냐 그 무게에 의해서 전기 요금이 올라간다고 하면 저는 할 말이 없지만 그 많은 차량 중에서 어르신이 더 탄다고 해서 적자가 나는 건 아니고..."



<녹취> 이00(78세) : "매일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 번씩 한 삼 일만에 한 번씩 가는 걸..."



이 제도가 폐지되면 특히 생활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은 더 어려워질 수 있는데요. 폐지줍는 노인들과 기초생활수급자들이 그렇습니다.



<인터뷰> 고기주(79세) : "못 줍죠. 이거 주워봐야 지하철 차비도 못나오는데 뭐 하러 주워요. 노인들한테 지하철 요금 내고 타라고 하면 노인들 죽어라 그 말밖에 안돼요."



또 노인들이 무임승차제로 지하철을 이용하게 되면 의료비 절감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녹취> 복지부 관계자 : "노인들의 건강측면, 의료비 부담문제를 감안한다면 노인들이 활동하면 한만큼 좋아진다고 봐야 되거든요. 그럼 국가적으로 봤을 때 득이 되면 됐지 실은 아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들도 이 제도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인터뷰> 박주원(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 "좀 나오셔서 활동 좀 하게 그런 것도 좀 해줘야지..."



<인터뷰> 윤선미(서울시 광진구 능동) : "그런 제도가 없어지고 나면 (노인 분들이) 대중교통 수단을 잘 이용하지 못하실 것 같아요. 수입이 없으신 분들은...제 생각엔 유지를 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노인들이 가장 화가 난 것은 모든 문제를 자신들에게 전가시키려는 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강00(73세) : "해법을 찾아야 되는데 해법을 왜 노인에게 미루냐 이거지. 거기서 더 경영 혁신해갖고 더 짜임새 있게 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경영 잘못한 거를 노인들한테 떠넘긴단 말이야..."



<녹취> 복지부 관계자 : "노인들이 부채의 주범인 것처럼 매도를 하고 있는 거죠."



노인무임승차를 없애자니 반발이 너무 크고, 지하철 적자를 그대로 두자니 요금 상승이나 세금 압박이 커지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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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6-17 08:47:36
    • 수정2010-06-17 09: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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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5살 이상의 어르신들은 지하철을 무료로 탈수 있죠, 그런데 이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하철 적자가 워낙 크다 보니 나오는 이야긴데요, 적자 탈출을 위해 불가피 하다, 아니다, 왜 문제를 노인 탓으로 돌리냐,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 지하철 적자가 얼마나 되기에, 무임 승차 폐지가 다시 거론되나요?

<리포트>

꼭 그런 건 아니구요, 무임승차를 폐지하면 적자가 크게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지하철 적자가 지난해 9천억이나 되는데요, 이 적자를 그대로 두면 결국 요금을 올리거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폐지하자는 겁니다. 하지만 반발도 심합니다. 노인들 한 두명 더 탄다고 연료가 더 들어가냐. 경영은 엉터리로 해놓고 왜 애꿎은 노인 탓이냐. 여러분은 어느 쪽이십니까.

이 파란색 카드만 있으면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65살 이상 노인에게 제공되는 노인무임승차권인 복지카드입니다.

<인터뷰> 김상희(67세) : "이거 있으니까 너무 고맙고 나라에서 너무 잘 해준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요즘, 노인들은 지하철이 가시방석입니다.

<인터뷰> 강창월(70세) : "우리는 늙었으니까 지금은 아무 쓸모도 없어. 그런데다가 그것(노인무임승차권)까지 없어지게 하면 너무 하는 거지."

지하철 영업 적자가 워낙 커서, 이걸 줄이려면 노인무임승차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인들은 상처받고 발끈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1,3,5호선이 만나는 이곳,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는 종로의 종묘 공원입니다.

<녹취> 김00(80세) : "집에 있으면 누워야 돼요. 몸이 아프니까. 그러나 일단 나오면 어차피 움직여야 되지 않습니까. 운동되고. 그러니까 나오게 되는 거예요."

<녹취> 이00(78세) : "집에 가야 식구들이 환영 안하지. 며느리하고 같이 사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집에 있을 수가 없잖아."

이 곳은 노인들의 쉼터가 된지 오래인데요, 하루 평균 4천 여명의 노인분들이 이 곳을 찾습니다.

<녹취> 이00(78세) : "아침 한 술 떠먹으면 그냥 전철 타러 나온데. 인천에서도 오고 의정부에서도 오고 멀리서도 오는 사람 많아."

사는 곳은 달라도 공원에 오는 방법은 같았습니다. 바로 지하철입니다. 그리고 이 복지카드 하나면 지하철은 무료입니다.

<녹취> 장00(70세) : "버스는 1000원 내야 되잖아요. 지하철은 무료잖아요. 내가 65세가 넘었으니까. 그러니까 주로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죠."

그런데 운동삼아, 마실삼아 왔던 이곳이 이제는 오기 힘들어 질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노인 무임 승차제 폐지 방안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영분(71세) : "돈 내면 하루에 2000원이 넘을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다니기가 힘들지."

<녹취> 박00(80세) : "젊을 때는 1,2만원 우습게 알지만 나이 먹으면 돈이 만원도 아쉽다고..."

노인무임승차제란, 1980년대부터 경로우대차원에서 만 65살 노인들에게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이게 한 제도인데요,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제도의 정책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 것입니다.

지난해 6개 지하철의 영업손실 중에서 무임 운송인원이 요금을 냈다면 손실의 37%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 국토해양부의 판단입니다.

<녹취> 국토해양부 관계자 : "한해 적자가 9000억 이상이고 노인 분들이 만약 요금을 냈다면 이만큼 적자를 감수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거거든요. 실제로 발생하는 적자와는 차이가 있긴 한데 어쨌든 가량의 손실이라고는 할 수 있죠."

특히 지하철 적자가 커지면 요금을 올리거나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노인들은 강하게 반발합니다.

<인터뷰> 이필창(75세) : "(노인네들한테 돈 받는다고 흑자 날 것 같아요?) 흑자 안 납니다."

자신들은 단지 숟가락 하나만 더 얹었을 뿐이다는 것입니다.

<녹취> 양00(65세) : "사람이 100명 타냐 50명 타느냐 그 무게에 의해서 전기 요금이 올라간다고 하면 저는 할 말이 없지만 그 많은 차량 중에서 어르신이 더 탄다고 해서 적자가 나는 건 아니고..."

<녹취> 이00(78세) : "매일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 번씩 한 삼 일만에 한 번씩 가는 걸..."

이 제도가 폐지되면 특히 생활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은 더 어려워질 수 있는데요. 폐지줍는 노인들과 기초생활수급자들이 그렇습니다.

<인터뷰> 고기주(79세) : "못 줍죠. 이거 주워봐야 지하철 차비도 못나오는데 뭐 하러 주워요. 노인들한테 지하철 요금 내고 타라고 하면 노인들 죽어라 그 말밖에 안돼요."

또 노인들이 무임승차제로 지하철을 이용하게 되면 의료비 절감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녹취> 복지부 관계자 : "노인들의 건강측면, 의료비 부담문제를 감안한다면 노인들이 활동하면 한만큼 좋아진다고 봐야 되거든요. 그럼 국가적으로 봤을 때 득이 되면 됐지 실은 아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들도 이 제도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인터뷰> 박주원(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 "좀 나오셔서 활동 좀 하게 그런 것도 좀 해줘야지..."

<인터뷰> 윤선미(서울시 광진구 능동) : "그런 제도가 없어지고 나면 (노인 분들이) 대중교통 수단을 잘 이용하지 못하실 것 같아요. 수입이 없으신 분들은...제 생각엔 유지를 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노인들이 가장 화가 난 것은 모든 문제를 자신들에게 전가시키려는 했다는 것입니다.

<녹취> 강00(73세) : "해법을 찾아야 되는데 해법을 왜 노인에게 미루냐 이거지. 거기서 더 경영 혁신해갖고 더 짜임새 있게 하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경영 잘못한 거를 노인들한테 떠넘긴단 말이야..."

<녹취> 복지부 관계자 : "노인들이 부채의 주범인 것처럼 매도를 하고 있는 거죠."

노인무임승차를 없애자니 반발이 너무 크고, 지하철 적자를 그대로 두자니 요금 상승이나 세금 압박이 커지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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