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위험천만! 죽음 부른 ‘목숨 턱걸이’

입력 2010.06.23 (08:48) 수정 2010.06.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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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중학생이 고층아파트 7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추락 사고가 아니었습니다.



아파트 난간에 매달려 턱걸이 놀이를 한게 화근이었습니다.



이민우 기자,이런 위험한 놀이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고요?



<리포트>



예, 시작은 외국 동영상이었습니다.



정말 높은 철탑에 맨 손으로 매달려 있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떴는데, 이걸 보고 따라하기 시작한 거죠.



그럼 왜 따라하느냐, 스릴 만점이라서 혹은 담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남보다 튀고 싶은 청소년들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건 정말 아닙니다.



목숨 걸고 하는 짓이 고작 턱걸이란 말입니까.



목숨, 그 귀한 목숨을 그저 턱걸이하는 데 써버렸다는 게, 너무도 너무도 안타까울 뿐입니다.



까마득한 높이의 고층건물 철탑.



두 외국인 남성이 아무런 보호 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매달려 있습니다.



순간의 실수만으로도 그대로 수백 미터 아래로 추락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 보기만 해도, 위험천만한 장면인데요.



인터넷에 퍼지고 있는 이른바, ‘목숨 턱걸이’ 동영상입니다.



아파트나 고층건물 난간에 오랫동안 매달리는 이른바, ‘목숨 턱걸이’ 놀이.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장난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위험한 이 놀이가 우리 10대들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녹취> 중학생 : “정말 높은데서 (난관을) 잡고, 팔굽혀 펴기하고 턱걸이 하고...”



<녹취> 중학생 : “고층 아파트 같은 데서요. 담장 같은데서 잡고 하는 거예요.”



전북 군산의 한 아파트. 7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현기증이 날만큼 아찔한 높이인데요.



지난 21일 새벽, 이곳에서 실제로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중학교 2학년 안 모군이 이 7층 비상계단 난간에서 20여 미터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은 겁니다.



<인터뷰> 김지온(경감/군산경찰서 강력계) : “7층에서 떨어져서 주차돼있던 승용차 우측 범퍼에 1차 충격을 받고, 머리 부위가 이쪽, 다리부위가 이쪽 그리고 가방은 이쪽에 떨어져 있었고...”



숨진 안군은 사고를 당한 날,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요.



옷을 갈아입고 나오겠다는 친구를 따라, 잠시 친구네 집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친구를 기다리던 안군이 갑자기 비상계단 난간 쪽으로 다가갔습니다. 함께 있던 또 다른 친구에게 ‘목숨을 건 턱걸이를 보여 주겠다’며, 난간 밖으로 매달린 겁니다.



<인터뷰> 김지온(경감/군산경찰서 강력계) : “옆에 있던 친구는 설마하면서 안하겠지 생각을 했는데... 5분 정도 매달려 있었는데요. 처음에는 힘이 있어서 여유가 있는 상태였고.”



그렇게 매달려있기를 5분 여, 하지만 안군은 점점 손에서 힘이 빠졌습니다.



그제서야 다급하게 주변의 도움을 청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결국 순식간에 떨어졌습니다.



<녹취> 목격자 : “(처음에는) 놀랐는데 일단 살리고 봐야하니까 뛰어올라가려고 했는데 소리가 나더니, 그 때 떨어졌어요.”



119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안군은 생명이 위급한 상태였는데요.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전에,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녹취> 119 구급대원 : “(당시 안군은) 머리를 부딪쳐서 출혈이 심했고 팔, 다리가 땅에 맞닿아 있던 상태였습니다. 호흡, 맥박, 의식이 없는 상태여서 사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친구들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안군의 갑작스런 죽음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녹취> 숨진 안군의 친구 : “별로 실감이 안 나고요. 올 것 같은데, 다시.”



<녹취> 숨진 안군의 친구 : “(다들) 장난인 것 같다고, 안 믿긴다고...(안군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꿈에 자주 나타나달라고, 보고 싶다고.”



자신의 담력과 힘을 보여주겠다며, 외국의 인터넷 동영상을 모방하는 청소년들의 위험천만한 놀이는 이번이 처음만은 아닙니다.



목을 조르거나 가슴을 강하게 눌러 실신하게 만드는 이른바, ‘기절놀이’가 여전히 청소년들에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녹취> 중학생 : “깨어날 수 없다는 생각에 겁이 나기는 하는데요. 그래도 한 번 도전해보는 거죠.”



지난 2007년에는 한 학생이 친구들에게 가슴을 눌려 실신하면서, 얼굴을 크게 다치기도 했습니다.



<녹취> 당시 피해학생 : “호기심에서 하다보니까 재미있어서요.”



건물 옥상이나 빌딩에서 추락해 다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맨몸으로 도심 건물을 뛰어다니는 ‘야마카시’라는 스포츠를 흉내 내다 벌어진 일입니다.



<녹취> 당시 피해학생 친구 : “학교 2층에서 많이 뛰어내리고요. 차도 막 넘고...”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놀이, 청소년들은 왜 이런 끔찍한 장난을 흉내 내는 걸까.



<인터뷰> 이윤조(팀장/서울시 청소년상담센터) : “또래들 사이에서 강해보이고 싶고, 우월해 보이고 싶고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행동으로 표출해내는 거죠.”



그러나 단순한 놀이로 치부하기엔 본인뿐 아니라 그 가족에게까지 너무도 큰 아픔과 고통을 주는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인터뷰> 김연심(학부모) : “너무 충격적이어서 할 말이 없더라고요. 부모도 어느 정도 책임은 있겠지만 위험하다는 것,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학교에서) 공부를 많이 시켜주셨으면 좋겠어요.”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잘못된 청소년들의 놀이문화, 더 이상의 모방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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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위험천만! 죽음 부른 ‘목숨 턱걸이’
    • 입력 2010-06-23 08:48:26
    • 수정2010-06-23 14: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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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중학생이 고층아파트 7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추락 사고가 아니었습니다.

아파트 난간에 매달려 턱걸이 놀이를 한게 화근이었습니다.

이민우 기자,이런 위험한 놀이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고요?

<리포트>

예, 시작은 외국 동영상이었습니다.

정말 높은 철탑에 맨 손으로 매달려 있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떴는데, 이걸 보고 따라하기 시작한 거죠.

그럼 왜 따라하느냐, 스릴 만점이라서 혹은 담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남보다 튀고 싶은 청소년들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건 정말 아닙니다.

목숨 걸고 하는 짓이 고작 턱걸이란 말입니까.

목숨, 그 귀한 목숨을 그저 턱걸이하는 데 써버렸다는 게, 너무도 너무도 안타까울 뿐입니다.

까마득한 높이의 고층건물 철탑.

두 외국인 남성이 아무런 보호 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매달려 있습니다.

순간의 실수만으로도 그대로 수백 미터 아래로 추락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 보기만 해도, 위험천만한 장면인데요.

인터넷에 퍼지고 있는 이른바, ‘목숨 턱걸이’ 동영상입니다.

아파트나 고층건물 난간에 오랫동안 매달리는 이른바, ‘목숨 턱걸이’ 놀이.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장난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위험한 이 놀이가 우리 10대들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녹취> 중학생 : “정말 높은데서 (난관을) 잡고, 팔굽혀 펴기하고 턱걸이 하고...”

<녹취> 중학생 : “고층 아파트 같은 데서요. 담장 같은데서 잡고 하는 거예요.”

전북 군산의 한 아파트. 7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현기증이 날만큼 아찔한 높이인데요.

지난 21일 새벽, 이곳에서 실제로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중학교 2학년 안 모군이 이 7층 비상계단 난간에서 20여 미터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은 겁니다.

<인터뷰> 김지온(경감/군산경찰서 강력계) : “7층에서 떨어져서 주차돼있던 승용차 우측 범퍼에 1차 충격을 받고, 머리 부위가 이쪽, 다리부위가 이쪽 그리고 가방은 이쪽에 떨어져 있었고...”

숨진 안군은 사고를 당한 날,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요.

옷을 갈아입고 나오겠다는 친구를 따라, 잠시 친구네 집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친구를 기다리던 안군이 갑자기 비상계단 난간 쪽으로 다가갔습니다. 함께 있던 또 다른 친구에게 ‘목숨을 건 턱걸이를 보여 주겠다’며, 난간 밖으로 매달린 겁니다.

<인터뷰> 김지온(경감/군산경찰서 강력계) : “옆에 있던 친구는 설마하면서 안하겠지 생각을 했는데... 5분 정도 매달려 있었는데요. 처음에는 힘이 있어서 여유가 있는 상태였고.”

그렇게 매달려있기를 5분 여, 하지만 안군은 점점 손에서 힘이 빠졌습니다.

그제서야 다급하게 주변의 도움을 청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결국 순식간에 떨어졌습니다.

<녹취> 목격자 : “(처음에는) 놀랐는데 일단 살리고 봐야하니까 뛰어올라가려고 했는데 소리가 나더니, 그 때 떨어졌어요.”

119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안군은 생명이 위급한 상태였는데요.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전에,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녹취> 119 구급대원 : “(당시 안군은) 머리를 부딪쳐서 출혈이 심했고 팔, 다리가 땅에 맞닿아 있던 상태였습니다. 호흡, 맥박, 의식이 없는 상태여서 사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친구들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안군의 갑작스런 죽음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녹취> 숨진 안군의 친구 : “별로 실감이 안 나고요. 올 것 같은데, 다시.”

<녹취> 숨진 안군의 친구 : “(다들) 장난인 것 같다고, 안 믿긴다고...(안군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꿈에 자주 나타나달라고, 보고 싶다고.”

자신의 담력과 힘을 보여주겠다며, 외국의 인터넷 동영상을 모방하는 청소년들의 위험천만한 놀이는 이번이 처음만은 아닙니다.

목을 조르거나 가슴을 강하게 눌러 실신하게 만드는 이른바, ‘기절놀이’가 여전히 청소년들에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녹취> 중학생 : “깨어날 수 없다는 생각에 겁이 나기는 하는데요. 그래도 한 번 도전해보는 거죠.”

지난 2007년에는 한 학생이 친구들에게 가슴을 눌려 실신하면서, 얼굴을 크게 다치기도 했습니다.

<녹취> 당시 피해학생 : “호기심에서 하다보니까 재미있어서요.”

건물 옥상이나 빌딩에서 추락해 다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맨몸으로 도심 건물을 뛰어다니는 ‘야마카시’라는 스포츠를 흉내 내다 벌어진 일입니다.

<녹취> 당시 피해학생 친구 : “학교 2층에서 많이 뛰어내리고요. 차도 막 넘고...”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놀이, 청소년들은 왜 이런 끔찍한 장난을 흉내 내는 걸까.

<인터뷰> 이윤조(팀장/서울시 청소년상담센터) : “또래들 사이에서 강해보이고 싶고, 우월해 보이고 싶고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행동으로 표출해내는 거죠.”

그러나 단순한 놀이로 치부하기엔 본인뿐 아니라 그 가족에게까지 너무도 큰 아픔과 고통을 주는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인터뷰> 김연심(학부모) : “너무 충격적이어서 할 말이 없더라고요. 부모도 어느 정도 책임은 있겠지만 위험하다는 것,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학교에서) 공부를 많이 시켜주셨으면 좋겠어요.”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잘못된 청소년들의 놀이문화, 더 이상의 모방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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