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사회적 기업 3년…아직 ‘걸음마’

입력 2010.07.07 (21:57) 수정 2010.07.0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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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회적 기업제도’가 시행된지 꼭 3년이 됐습니다.



장애인, 독거노인들에게 소중한 일자리를 만들어주자는 취진데, 지금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을까요?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 집중 점검해 보겠습니다.



먼저 김철민 기자가 사회적 기업의 현황부터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폐품을 재활용해 각종 악기를 만들어서 소외계층에 다양한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기업은 3 년전 출범 당시 연매출이 3 억원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는 매출이 15 억원이 넘을 정도로 회사 규모를 키웠습니다.



폐가전제품이나 휴대전화를 분해해 금속을 추출하고 있는 이 회사 직원들은 대부분 고령자와 여성들입니다.



근로자 61명 가운데 40명이 노숙자나 고령자, 장애인입니다.



이들의 월급 130만원 가운데 93만원은 서울시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취약계층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기업이 사회적 기업입니다.



지난 2007 년 7 월부터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시행돼 현재 전국에 319 개의 사회적 기업이 만들어졌고 8 천 7 백여명의 취약계층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서울광장에서 열린 사회적 기업 3주년 기념 행사에서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인천시장이 나란히 참석해 사회적 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시청자 여러분도 ’사회적 기업’이 이런 거구나, 이해가 되셨을텐데요. 하나 하나 더 자세히 짚어 보겠습니다.



김철민 기자! 방금 부족한 점이 아직도 많다고 했는데, 왜 그렇습니까?



<답변>



우선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적자를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기업당 평균 취약계층의 고용자 수가 늘어나기는 커녕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 사회적 기업이 만든 제품이 일반 회사 제품과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은 것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문제점을 김상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리 밀로 과자를 만드는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10월 정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중증지적 장애인 38명을 고용해 사회적 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고는 있지만 회사 경영은 어렵기만 합니다.



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일반 상품과 시장에서 경쟁하기가 벅찹니다.



<인터뷰> 채수희(사회적기업기획팀장):"쿠키는 시장을 상대로 경쟁을 해야 하는데 장애인에 대한 의식이나 사회적 기업 홍보가 안돼 있어 시장 진입이 어렵습니다...."



노인들에게 2천원을 받고 추억의 영화를 보여주는 이 사회적 기업은 극장 임대료와 인건비가 많이 들어 지난해 1월 문을 연 이후 계속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것은 직원 1명의 인건비가 전부입니다.



<인터뷰> 김은주(사회적기업 대표):"임대료나 직원들 급여 걱정없이 일하는게 최종의 목표이구요..."



정부가 인건비 지원 뿐 아니라 세금도 깎아주고 경영자문도 해 주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기업당 평균 고용 인원도 2007년 45.2명에서 지난해에는 19.5명까지 오히려 줄었습니다.



<질문> 그러니까 사회적 의미가 있긴 하지만 시장 현실에서 성공하긴 어렵다. 이게 문젠데, 김기자! 해외 선진국에선 훨씬 오래전에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잘 뿌리 내렸는지요?



<답변>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1970 년대부터 사회적 기업이 도입됐습니다.



유럽에서는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을 해 와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영국만해도 사회적 기업 수가 5만개를 넘고 있습니다.



영국의 사례를 런던에서 김태선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런던 북부의 한 공장.



사람들이 폐가구를 정리, 분해합니다.



그린웍스.



쓰레기처럼 버려지는 사무용 가구들을 새 것처럼 다시 만들고 싼 값에 되 파는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입니다.



10년전 설립됐습니다.



<인터뷰> 존 플레밍 (경영 매니저)



연간 매출액 우리돈 3,40억원대.



종업원은 50여명입니다.



이곳 그린웍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장기 실업자와 장애인 등 주로 영국사회의 취약계층들입니다.



<인터뷰> 아론 자일스 (근로자)



만든 재활용가구들을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무상 기증도 합니다.



때문에 영국 여왕에게 상도 받았습니다.



이같은 사회적 기업이 영국에는 모두 5만 5천개가 있습니다.



전체 고용의 5%를 담당중이고, 총매출액은 50조원, GDP 1%대입니다.



<질문> 네, 영국은 그렇고 우리는 사회적 기업의 목표를 어느정도로 잡고 있습니까?



<답변>



네, 오는 2012 년까지 경쟁력있는 사회적 기업 천 개를 육성해서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5 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입니다.



<질문> 영국의 사례를 본받으면서도 한국적 현실을 감안해야 할텐데 먼저 어떤 점을 시급히 보완해야 할까요?



<답변>



인건비나 세금 등 소극적인 지원책 이외에, 사회적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녹취>김범수 (사회적기업 지원센터장):"소규모고 열악하기 때문에 아이템 선정부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처럼 대기업이 갖고 있는 아이템을 받아서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하면"



<녹취>양용희 (호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단순히 내가 사회적 기업의 상품을 산다는데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살 때마다 우리가 사회를 위해서 일하는데 동참한다 이렇게 생각해 주시면."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사회적 기업 육성을 위한 법적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지만 아직까지는 사회적 기업의 자립을 제약하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물고기를 직접 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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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사회적 기업 3년…아직 ‘걸음마’
    • 입력 2010-07-07 21:57:15
    • 수정2010-07-08 10:36:22
    뉴스 9
<앵커 멘트>

’사회적 기업제도’가 시행된지 꼭 3년이 됐습니다.

장애인, 독거노인들에게 소중한 일자리를 만들어주자는 취진데, 지금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을까요?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 집중 점검해 보겠습니다.

먼저 김철민 기자가 사회적 기업의 현황부터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폐품을 재활용해 각종 악기를 만들어서 소외계층에 다양한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기업은 3 년전 출범 당시 연매출이 3 억원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는 매출이 15 억원이 넘을 정도로 회사 규모를 키웠습니다.

폐가전제품이나 휴대전화를 분해해 금속을 추출하고 있는 이 회사 직원들은 대부분 고령자와 여성들입니다.

근로자 61명 가운데 40명이 노숙자나 고령자, 장애인입니다.

이들의 월급 130만원 가운데 93만원은 서울시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취약계층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기업이 사회적 기업입니다.

지난 2007 년 7 월부터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시행돼 현재 전국에 319 개의 사회적 기업이 만들어졌고 8 천 7 백여명의 취약계층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서울광장에서 열린 사회적 기업 3주년 기념 행사에서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인천시장이 나란히 참석해 사회적 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시청자 여러분도 ’사회적 기업’이 이런 거구나, 이해가 되셨을텐데요. 하나 하나 더 자세히 짚어 보겠습니다.

김철민 기자! 방금 부족한 점이 아직도 많다고 했는데, 왜 그렇습니까?

<답변>

우선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적자를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기업당 평균 취약계층의 고용자 수가 늘어나기는 커녕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 사회적 기업이 만든 제품이 일반 회사 제품과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은 것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문제점을 김상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리 밀로 과자를 만드는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10월 정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습니다.

중증지적 장애인 38명을 고용해 사회적 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고는 있지만 회사 경영은 어렵기만 합니다.

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일반 상품과 시장에서 경쟁하기가 벅찹니다.

<인터뷰> 채수희(사회적기업기획팀장):"쿠키는 시장을 상대로 경쟁을 해야 하는데 장애인에 대한 의식이나 사회적 기업 홍보가 안돼 있어 시장 진입이 어렵습니다...."

노인들에게 2천원을 받고 추억의 영화를 보여주는 이 사회적 기업은 극장 임대료와 인건비가 많이 들어 지난해 1월 문을 연 이후 계속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것은 직원 1명의 인건비가 전부입니다.

<인터뷰> 김은주(사회적기업 대표):"임대료나 직원들 급여 걱정없이 일하는게 최종의 목표이구요..."

정부가 인건비 지원 뿐 아니라 세금도 깎아주고 경영자문도 해 주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기업당 평균 고용 인원도 2007년 45.2명에서 지난해에는 19.5명까지 오히려 줄었습니다.

<질문> 그러니까 사회적 의미가 있긴 하지만 시장 현실에서 성공하긴 어렵다. 이게 문젠데, 김기자! 해외 선진국에선 훨씬 오래전에 이 제도를 시행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잘 뿌리 내렸는지요?

<답변>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1970 년대부터 사회적 기업이 도입됐습니다.

유럽에서는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을 해 와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영국만해도 사회적 기업 수가 5만개를 넘고 있습니다.

영국의 사례를 런던에서 김태선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런던 북부의 한 공장.

사람들이 폐가구를 정리, 분해합니다.

그린웍스.

쓰레기처럼 버려지는 사무용 가구들을 새 것처럼 다시 만들고 싼 값에 되 파는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입니다.

10년전 설립됐습니다.

<인터뷰> 존 플레밍 (경영 매니저)

연간 매출액 우리돈 3,40억원대.

종업원은 50여명입니다.

이곳 그린웍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장기 실업자와 장애인 등 주로 영국사회의 취약계층들입니다.

<인터뷰> 아론 자일스 (근로자)

만든 재활용가구들을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무상 기증도 합니다.

때문에 영국 여왕에게 상도 받았습니다.

이같은 사회적 기업이 영국에는 모두 5만 5천개가 있습니다.

전체 고용의 5%를 담당중이고, 총매출액은 50조원, GDP 1%대입니다.

<질문> 네, 영국은 그렇고 우리는 사회적 기업의 목표를 어느정도로 잡고 있습니까?

<답변>

네, 오는 2012 년까지 경쟁력있는 사회적 기업 천 개를 육성해서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5 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입니다.

<질문> 영국의 사례를 본받으면서도 한국적 현실을 감안해야 할텐데 먼저 어떤 점을 시급히 보완해야 할까요?

<답변>

인건비나 세금 등 소극적인 지원책 이외에, 사회적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녹취>김범수 (사회적기업 지원센터장):"소규모고 열악하기 때문에 아이템 선정부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처럼 대기업이 갖고 있는 아이템을 받아서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하면"

<녹취>양용희 (호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단순히 내가 사회적 기업의 상품을 산다는데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살 때마다 우리가 사회를 위해서 일하는데 동참한다 이렇게 생각해 주시면."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사회적 기업 육성을 위한 법적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지만 아직까지는 사회적 기업의 자립을 제약하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물고기를 직접 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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