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對이란 제재, 해법은

입력 2010.08.05 (07:10) 수정 2010.08.0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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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객원해설위원]

 


미국이 우리 정부에 대해 이란에 대한 제재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 멜라트 은행(Bank Mellat) 서울지점에 대한 제재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의 자산이 동결되면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져 사실상 지점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아직 미국의 구체적인 요청이 없었고 국내 은행법에 자산 동결 조치의 내용이 없기 때문에 아직 고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 6월 UN 안보리에서 이란 제재 결의 를 끌어낸 데 이어 이란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어 미국의 요구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EU)도 지난달 아인혼 조정관이 유럽을 방문한 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과 거래하는 국내 기업수가 2000여개나 되는 상황에서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에 자산동결과 유사한 조치를 할 경우 이란과 거래하는 국내 기업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우리 정부가 멜라트 은행에 대해 제재를 가할 경우 이란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2005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핵 결의안에 한국이 찬성했다는 이유로 한국제품 수입을 금지했던 사례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 이란 수출은 지난해 40억 달러에 달하고 있어 우리 기업의 피해가 우려됩니다. 



현재 이란과 수출 계약을 맺거나 이란에서 투자 건설 사업을 진행 중인 우리나라 기업은 20 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중동에서 원유도 들여오고 플랜트 공사도 많이 하기 때문에 다각적인 고려가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고려해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북 제재의 긴박성 때문에 한미 정부의 협력관계 역시 아주 중요합니다. 따라서 미국의 대 이란 제재의 기본 취지에는 적극 동참하면서도 제재의 대상이 아닌 원유 수입이나 정상적인 무역거래는 보호될 수 있도록 미국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윈-윈의 외교력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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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8-05 07:10:29
    • 수정2010-08-05 08: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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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객원해설위원]
 

미국이 우리 정부에 대해 이란에 대한 제재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 멜라트 은행(Bank Mellat) 서울지점에 대한 제재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의 자산이 동결되면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져 사실상 지점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아직 미국의 구체적인 요청이 없었고 국내 은행법에 자산 동결 조치의 내용이 없기 때문에 아직 고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 6월 UN 안보리에서 이란 제재 결의 를 끌어낸 데 이어 이란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어 미국의 요구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EU)도 지난달 아인혼 조정관이 유럽을 방문한 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과 거래하는 국내 기업수가 2000여개나 되는 상황에서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에 자산동결과 유사한 조치를 할 경우 이란과 거래하는 국내 기업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우리 정부가 멜라트 은행에 대해 제재를 가할 경우 이란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2005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핵 결의안에 한국이 찬성했다는 이유로 한국제품 수입을 금지했던 사례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 이란 수출은 지난해 40억 달러에 달하고 있어 우리 기업의 피해가 우려됩니다. 

현재 이란과 수출 계약을 맺거나 이란에서 투자 건설 사업을 진행 중인 우리나라 기업은 20 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중동에서 원유도 들여오고 플랜트 공사도 많이 하기 때문에 다각적인 고려가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고려해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북 제재의 긴박성 때문에 한미 정부의 협력관계 역시 아주 중요합니다. 따라서 미국의 대 이란 제재의 기본 취지에는 적극 동참하면서도 제재의 대상이 아닌 원유 수입이나 정상적인 무역거래는 보호될 수 있도록 미국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윈-윈의 외교력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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