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불법 사찰’ 변죽만 울린 한달 수사

입력 2010.08.11 (22:1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검찰이 3명을 기소하고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 수사를 끝냈습니다.

비선 보고 의혹은 근처도 못가고 변죽만 울린거 아니냐,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승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검찰이 기소한 사람은 3명입니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이인규 전 지원관과 김모 전 팀장 그리고 원모 전 조사관입니다.

모두 총리실이 지난달 수사의뢰했던 인물들로 민간인 김종익씨를 불법 사찰하고 김씨가 회사 대표에서 물러나도록 강요한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수사의 핵심이랄 수 있는 비선 보고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는 당사자들의 입을 더 이상 열지 못했습니다.

사찰 관련 핵심 인물들이 사용한 컴퓨터 7대가 훼손돼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내부 문서 작성용으로 쓰인 4개의 하드디스크를 누군가 자성이 강한 물질로 손상시켰고, 다른 3개의 디스크는 '이레이저'라는 전문 프로그램으로 삭제됐습니다.

<인터뷰> 컴퓨터 복원 전문가 : "(이레이저는) 헥사 코드까지 들어가서 실질적인 데이터 영역까지 삭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인규 전 지원관 등은 "당시 업무에서 배제돼 컴퓨터가 훼손된 이유를 모르겠다"고 버티고 있는데 이마저 뒤짚지 못했습니다.

남경필 의원 부부에 대한 내사 행위의 배경을 찾는 것도 실패했습니다.

특별수사팀까지 꾸리고 사상 최초로 총리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한달 넘게 계속된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사찰 배경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채 변죽만 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민간인 불법 사찰’ 변죽만 울린 한달 수사
    • 입력 2010-08-11 22:11:33
    뉴스 9
<앵커 멘트> 검찰이 3명을 기소하고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 수사를 끝냈습니다. 비선 보고 의혹은 근처도 못가고 변죽만 울린거 아니냐,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승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검찰이 기소한 사람은 3명입니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이인규 전 지원관과 김모 전 팀장 그리고 원모 전 조사관입니다. 모두 총리실이 지난달 수사의뢰했던 인물들로 민간인 김종익씨를 불법 사찰하고 김씨가 회사 대표에서 물러나도록 강요한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수사의 핵심이랄 수 있는 비선 보고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는 당사자들의 입을 더 이상 열지 못했습니다. 사찰 관련 핵심 인물들이 사용한 컴퓨터 7대가 훼손돼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내부 문서 작성용으로 쓰인 4개의 하드디스크를 누군가 자성이 강한 물질로 손상시켰고, 다른 3개의 디스크는 '이레이저'라는 전문 프로그램으로 삭제됐습니다. <인터뷰> 컴퓨터 복원 전문가 : "(이레이저는) 헥사 코드까지 들어가서 실질적인 데이터 영역까지 삭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인규 전 지원관 등은 "당시 업무에서 배제돼 컴퓨터가 훼손된 이유를 모르겠다"고 버티고 있는데 이마저 뒤짚지 못했습니다. 남경필 의원 부부에 대한 내사 행위의 배경을 찾는 것도 실패했습니다. 특별수사팀까지 꾸리고 사상 최초로 총리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한달 넘게 계속된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사찰 배경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채 변죽만 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