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한반도 긴장 北, 무엇을 노리나?

입력 2010.08.14 (10:5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북한군이 서해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우리 쪽 해역에까지 해안포 사격을 가해오면서 남북 간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습니다.

천안함 도발에 대한 어떠한 유감표명도 없는 북한이 오히려 또다시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려는 시도가 감지되고 있는데요.

견고해지고 있는 한미동맹에 대한 반발에다 중국을 믿고 끝까지 가보겠다는 북한의 속내를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후계 작업을 진행 중인 북한의 속사정을 알아보고, 미-중 관계를 포함한 향후 한반도 정세를 남북의 창이 전망해 봅니다.


닷새 간 진행된 우리 군의 서해 대잠훈련이 마무리된 지난 9일 저녁.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 NLL 남쪽을 향해해안포 117발을 잇따라 발사했습니다.

백령도 인근 해상에 10여 발을 먼저 발사하고, 연평도와 대청도 쪽으로 100여 발을 추가로 발사했는데요.

우리 군은 즉각 사격 중단을 요구하는 경고 통신을 북측에 보냈고, 해안포 발사는 40여분 만에 멈췄습니다.

포탄이 NLL을 넘지는 않았다고 밝힌 군은 다음날 백령도 쪽 10여 발이 NLL을 넘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녹취>이붕우 (대령/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어제 북한의 백령도 북방으로의 해안포 사격은 NLL 남쪽으로 1~2km 지점에 탄착된 것으로 최종 확인했습니다.”

북한이 NLL을 넘어 해안포를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뜬금없이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입했다며 우리 어선을 나포한 데 이어 우리를 위협하기 위한 의도적 도발이 분명했습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지난 1월 북한이 NLL 인근에 해안포 사격을 한 바가 있습니다만, 그 당시에는 NLL 지점을 넘어서지는 않았거든요. 추가적인 도발 가능성에 대해 유념해야 되는 의미 있는 상황이라고 봐야 됩니다.”

다음 달, 북한은 44년 만의 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지목한 셋째아들 김정은이 노동당의 공식 직책을 받음으로써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처럼 전국가적인 후계 작업 속에서 북한 정권은 체제 결속과 내부 단속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데, 해안포 발사와 같은 대남 무력도발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조윤영(중앙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북한이 지금 한창 추진 중인 후계체제 작업과 맞물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북한의 갈등을 이용해서 군 내부의 충성심을 유도하고 북한 주민을 단합시키려고 하는 이런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우리 군의 서해 육해공 합동훈련이 끝나는 시점에 포를 발사한 점도 주목됩니다.

북한은 우리 군의 서해 합동훈련을 침공행위라 주장하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위협해왔는데요.

<녹취>조선인민군 전선서부지구사령부 통고 (조선중앙TV, 지난 3일):“역적패당의 무모한 해상사격 소동을 강력한 물리적 대응타격으로 진압할 데 대한 단호한 결심을 채택하였다.”

앞서 지난 달 동해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도발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녹취>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 (조선중앙TV, 지난달 24일):“의도적으로 정세를 전쟁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는 데 대응하여 필요한 임의의 시기에 핵 억제력에 기초한 우리 식의 보복성전을 개시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자신들을 겨냥한 제재성격의 훈련에 대해 북한은 계속해서 협박과 위협을 가해왔는데, 그런 말들이 엄포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려는 무력시위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인터뷰>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빈 말은 하지 않겠다. 그리고 행동으로 뭔가를 보여주겠다. 이러한 전략 속에서 남과 북의 강 대 강 맞대응 전략의 일환이 아니겠느냐 전 그렇게 보고요.”

<녹취>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보도 (조선중앙TV, 지난달 12일):“현인택은 남조선 괴뢰통치부들 가운데서도 가장 악질적인 반통일 대결분자이다. 매국 역적 현인택은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경색의 원인을 우리 정부에게 돌리며, 외교안보라인의 교체를 사실상 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해안포 발사 하루 전에 발표된 개각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외교․국방장관 전원을 유임시켰습니다.

5.24 제재조치를 포함한 기존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입니다.

이에 자극받은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켜 남한 내부의 불안감을 키움으로서 안보라인에 대한 우려와 피로감을 키우고자 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추가 대북제재를 준비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항의 성격도 읽을 수 있습니다.

<녹취>외무성 대변인 대답 (조선중앙TV, 지난달 24일):“미국이 칼을 내밀면 칼을 내대는 것이 우리의 대응방식이다. 군사적 위협이나 제재 같은 데 놀랄 우리가 아니다.”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혔음에도 미국이 ‘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겠다’며 북한 권력층을 겨냥한 맞춤형 금융제재를 추진하는데 대한 반감이 표출된 것입니다.

여기에다 한반도 긴장을 원치 않는 중국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확보하기 위한 속내도 엿보입니다.

<인터뷰>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북한의 경우 중국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죠. 내부적으로,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그러한 차원의 긴장이 조성된다 이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은 동북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에 불을 당겼습니다.

<녹취> 겅옌셩(중국 국방부 대변인):“중국의 안보이익에 영향을 주는 외국 군함과 군용기의 활동은 서해나 다른 근해를 막론하고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미국은 한발 더 나아가 베트남 등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며 남쪽에서도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어, 날로 국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과의 마찰음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8일, 오징어 잡이 우리 어선 대승호가북한 경비정에 나포된 뒤, 정부가 선원들의 조기 송환을 촉구하는 대북 전통문을 발송했지만, 북한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윤영(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북한이 이러한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대한 정치적으로 이용한 후에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에, 판단에 근거해서 움직일 것으로 봅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서해에서 또다시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있어 후계구도 중인 북한의 내부사정과 맞물려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긴장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 더불어 북한 측의 어선 나포와 해안포 사격 등으로 한반도의 바다는 고도의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명확하고 분명치 못한 대응으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향후 예상되는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해 군이 어떤 대응조치를 취할지 국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한반도] 한반도 긴장 北, 무엇을 노리나?
    • 입력 2010-08-14 10:52:21
    남북의 창
북한군이 서해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우리 쪽 해역에까지 해안포 사격을 가해오면서 남북 간 긴장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습니다. 천안함 도발에 대한 어떠한 유감표명도 없는 북한이 오히려 또다시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려는 시도가 감지되고 있는데요. 견고해지고 있는 한미동맹에 대한 반발에다 중국을 믿고 끝까지 가보겠다는 북한의 속내를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후계 작업을 진행 중인 북한의 속사정을 알아보고, 미-중 관계를 포함한 향후 한반도 정세를 남북의 창이 전망해 봅니다. 닷새 간 진행된 우리 군의 서해 대잠훈련이 마무리된 지난 9일 저녁.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 NLL 남쪽을 향해해안포 117발을 잇따라 발사했습니다. 백령도 인근 해상에 10여 발을 먼저 발사하고, 연평도와 대청도 쪽으로 100여 발을 추가로 발사했는데요. 우리 군은 즉각 사격 중단을 요구하는 경고 통신을 북측에 보냈고, 해안포 발사는 40여분 만에 멈췄습니다. 포탄이 NLL을 넘지는 않았다고 밝힌 군은 다음날 백령도 쪽 10여 발이 NLL을 넘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녹취>이붕우 (대령/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어제 북한의 백령도 북방으로의 해안포 사격은 NLL 남쪽으로 1~2km 지점에 탄착된 것으로 최종 확인했습니다.” 북한이 NLL을 넘어 해안포를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뜬금없이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입했다며 우리 어선을 나포한 데 이어 우리를 위협하기 위한 의도적 도발이 분명했습니다. <인터뷰> 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지난 1월 북한이 NLL 인근에 해안포 사격을 한 바가 있습니다만, 그 당시에는 NLL 지점을 넘어서지는 않았거든요. 추가적인 도발 가능성에 대해 유념해야 되는 의미 있는 상황이라고 봐야 됩니다.” 다음 달, 북한은 44년 만의 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지목한 셋째아들 김정은이 노동당의 공식 직책을 받음으로써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처럼 전국가적인 후계 작업 속에서 북한 정권은 체제 결속과 내부 단속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데, 해안포 발사와 같은 대남 무력도발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조윤영(중앙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북한이 지금 한창 추진 중인 후계체제 작업과 맞물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북한의 갈등을 이용해서 군 내부의 충성심을 유도하고 북한 주민을 단합시키려고 하는 이런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우리 군의 서해 육해공 합동훈련이 끝나는 시점에 포를 발사한 점도 주목됩니다. 북한은 우리 군의 서해 합동훈련을 침공행위라 주장하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위협해왔는데요. <녹취>조선인민군 전선서부지구사령부 통고 (조선중앙TV, 지난 3일):“역적패당의 무모한 해상사격 소동을 강력한 물리적 대응타격으로 진압할 데 대한 단호한 결심을 채택하였다.” 앞서 지난 달 동해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도발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녹취>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 (조선중앙TV, 지난달 24일):“의도적으로 정세를 전쟁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는 데 대응하여 필요한 임의의 시기에 핵 억제력에 기초한 우리 식의 보복성전을 개시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자신들을 겨냥한 제재성격의 훈련에 대해 북한은 계속해서 협박과 위협을 가해왔는데, 그런 말들이 엄포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려는 무력시위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인터뷰>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빈 말은 하지 않겠다. 그리고 행동으로 뭔가를 보여주겠다. 이러한 전략 속에서 남과 북의 강 대 강 맞대응 전략의 일환이 아니겠느냐 전 그렇게 보고요.” <녹취>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보도 (조선중앙TV, 지난달 12일):“현인택은 남조선 괴뢰통치부들 가운데서도 가장 악질적인 반통일 대결분자이다. 매국 역적 현인택은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경색의 원인을 우리 정부에게 돌리며, 외교안보라인의 교체를 사실상 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해안포 발사 하루 전에 발표된 개각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외교․국방장관 전원을 유임시켰습니다. 5.24 제재조치를 포함한 기존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입니다. 이에 자극받은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켜 남한 내부의 불안감을 키움으로서 안보라인에 대한 우려와 피로감을 키우고자 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추가 대북제재를 준비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항의 성격도 읽을 수 있습니다. <녹취>외무성 대변인 대답 (조선중앙TV, 지난달 24일):“미국이 칼을 내밀면 칼을 내대는 것이 우리의 대응방식이다. 군사적 위협이나 제재 같은 데 놀랄 우리가 아니다.”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혔음에도 미국이 ‘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겠다’며 북한 권력층을 겨냥한 맞춤형 금융제재를 추진하는데 대한 반감이 표출된 것입니다. 여기에다 한반도 긴장을 원치 않는 중국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확보하기 위한 속내도 엿보입니다. <인터뷰>김연수(국방대학교 교수):“북한의 경우 중국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죠. 내부적으로,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그러한 차원의 긴장이 조성된다 이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은 동북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에 불을 당겼습니다. <녹취> 겅옌셩(중국 국방부 대변인):“중국의 안보이익에 영향을 주는 외국 군함과 군용기의 활동은 서해나 다른 근해를 막론하고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미국은 한발 더 나아가 베트남 등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며 남쪽에서도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어, 날로 국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과의 마찰음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8일, 오징어 잡이 우리 어선 대승호가북한 경비정에 나포된 뒤, 정부가 선원들의 조기 송환을 촉구하는 대북 전통문을 발송했지만, 북한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윤영(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북한이 이러한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대한 정치적으로 이용한 후에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에, 판단에 근거해서 움직일 것으로 봅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서해에서 또다시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있어 후계구도 중인 북한의 내부사정과 맞물려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긴장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에 더불어 북한 측의 어선 나포와 해안포 사격 등으로 한반도의 바다는 고도의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명확하고 분명치 못한 대응으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향후 예상되는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해 군이 어떤 대응조치를 취할지 국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