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로 인한 ‘과수 냉해’ 피해 공방

입력 2010.08.3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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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한국도로공사에 대해 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냉해를 입은 과수 농가들에 대해 배상하라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법원에 소송을 내겠다는 입장입니다.

어찌된 일인지 최건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한 그루에 3,4백 개의 감이 열리던 나무지만 올해는 감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미 말라 죽은 가지는 힘없이 부러집니다.

<인터뷰>도덕현(감나무 농장주) : "2009년도에는 아예 85%에서 90% 정도, 그리고 올해도 지금 예상 수확량이 10% 미만이니까, 거의 90% 이상 피해를 보는 거죠."

맞은 편 배나무 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한 가지에 겨우 한두 개가 달려있을 정도고 그마저도 제대로 열리지 못했습니다.

농민들은 인근에 생긴 고속도로가 바람 길을 막아 냉해가 발생했다며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지난 11월 6억 7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과수원이 위치한 골짜기의 개방부에 고속도로 흙쌓기 공사가 이뤄지면서 정체기류가 발생해 기온이 낮아졌다는 겁니다.

실제로, 2만 7천여 제곱미터의 과수원에서 제대로 열매가 맺은 곳은 고속도로보다 높은 고지대 약 3천 제곱미터뿐입니다.

고속도로 방음벽과 같은 높이인 이곳을 기준으로 아래쪽과 위쪽의 열매 개수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환경부 산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농민들에게 당초 요구액보다는 작지만 8천 7백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하며 도로공사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녹취> 김정식(심사관/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 "성토구간에 의해서 바람의 흐름이 완전히 막혀버린 거에요. 3월과 4월 사이에 바람이, 통풍이 저해되니까 온도가 기온이 내려가 가지고 발아한 꽃들이 얼어 죽거나..."

하지만, 한국도로공사 측은 이 같은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어서 과수 피해를 둘러싼 공방은 법정다툼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최건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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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속도로로 인한 ‘과수 냉해’ 피해 공방
    • 입력 2010-08-31 07:09:37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한국도로공사에 대해 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냉해를 입은 과수 농가들에 대해 배상하라고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법원에 소송을 내겠다는 입장입니다. 어찌된 일인지 최건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한 그루에 3,4백 개의 감이 열리던 나무지만 올해는 감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미 말라 죽은 가지는 힘없이 부러집니다. <인터뷰>도덕현(감나무 농장주) : "2009년도에는 아예 85%에서 90% 정도, 그리고 올해도 지금 예상 수확량이 10% 미만이니까, 거의 90% 이상 피해를 보는 거죠." 맞은 편 배나무 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한 가지에 겨우 한두 개가 달려있을 정도고 그마저도 제대로 열리지 못했습니다. 농민들은 인근에 생긴 고속도로가 바람 길을 막아 냉해가 발생했다며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지난 11월 6억 7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과수원이 위치한 골짜기의 개방부에 고속도로 흙쌓기 공사가 이뤄지면서 정체기류가 발생해 기온이 낮아졌다는 겁니다. 실제로, 2만 7천여 제곱미터의 과수원에서 제대로 열매가 맺은 곳은 고속도로보다 높은 고지대 약 3천 제곱미터뿐입니다. 고속도로 방음벽과 같은 높이인 이곳을 기준으로 아래쪽과 위쪽의 열매 개수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환경부 산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농민들에게 당초 요구액보다는 작지만 8천 7백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하며 도로공사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녹취> 김정식(심사관/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 "성토구간에 의해서 바람의 흐름이 완전히 막혀버린 거에요. 3월과 4월 사이에 바람이, 통풍이 저해되니까 온도가 기온이 내려가 가지고 발아한 꽃들이 얼어 죽거나..." 하지만, 한국도로공사 측은 이 같은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어서 과수 피해를 둘러싼 공방은 법정다툼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최건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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