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버스 인질범 진압, 경찰 ‘오인사격’ 개연성

<앵커 멘트>

마닐라 버스 인질 사건 진압과정에서 희생된 홍콩 관광객 8명 가운데 일부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을 개연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만약 사실로 확인될 경우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입니다.

방콕에서 한재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8명이 희생된 마닐라 인질 사건이 끝난 뒤 필리핀 경찰은 인질 모두가 범인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인질이 경찰의 총에 맞았을 개연성이 제기됐습니다.

리마 법무장관은 어제 청문회에서 인질범이 쏜 것으로 볼 수 없는 총탄이 일부 있음을 확신한다며 직접 경찰의 오인사격 개연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리마(필리핀 법무장관): "총탄이 어디서 날아왔죠? 인질범이 쐈습니까? 아니면 진압팀입니까? 그것도 아니면 다른 팀입니까?"

일부 시신 검안 결과, 인질범이 가까운 거리에서 관광객들에게 총을 쐈다는 버스 운전사의 진술과 다른 부분도 발견했다고 설명합니다.

전문가들이 버스에 맞은 총탄을 분석했더니 당시 경찰 저격수 위치보다 더 멀리서 발사된 것으로 보이는 경우도 나왔다는 지적했습니다.

<녹취>리마(필리핀 법무장관): "모든 총탄을 저격수가 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저격수의 위치를 알고 있습니다."

리마 장관은 희생자 가운데 일부가 오인 사격으로 숨졌을 개연성을 철저히 조사해 보고서에도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압작전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경찰의 오인사격으로 일부 인질이 희생된 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필리핀과 중국과의 외교마찰이 격화되는 등 큰 파장이 예상됩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한재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