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공사현장

⊙앵커: 수방대책을 허술이 한 채 공사에만 열을 올렸던 공사장들은 집중적인 폭우에 초토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철우 기자입니다.
⊙기자: 물에 잠겨 마치 수영장을 연상시키는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입니다.
갑작스런 폭우에 배수로가 막혀 기중기 등 공사장비가 물에 잠겨 있습니다.
이 동네는 전체가 포탄을 맞은 듯 초토화되었습니다.
골목길에 세워져 있던 차량들은 대학 공사장의 축대가 무너지면서 유출된 토사 등으로 완전히 파손됐습니다.
흘러내린 토사 앞에 집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부서져 두 명의 사상자가 났습니다.
⊙주민: 한전은 돌아가면서 공사를 하고 있는데 이 비가 오면 어느 정도 물이 나가게 해 주어야 되는데 하나도 천막도 안 쳐놓고 대비가 하나도 없어요.
⊙기자: 서울 신림동의 한 재건축 아파트 축대도 폭우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축대가 무너지면서 흘러내린 토사가 이같이 차량 10여 대를 덮쳤습니다.
공사장 토사가 300여 가구를 삼켰지만 반나절이 지나도록 물이 빠질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주민: 하수도 배수공사를 하지 않아 가지고 그 토사가 흘러내려 가지고 하수도를 다 막아버렸어요.
그래서 마을이 완전히 물바다가 된 거죠.
⊙기자: 물이 가득 찬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에는 각종 차량이 둥둥 떠 있습니다.
급류가 흘러든 인근 주택가에도 각종 오물과 차량이 뒤엉켜 있습니다.
이같이 온 마을을 휩쓴 급류로 이은희 씨 등 세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주민: 이거 때문에 그래요.
이것 때문에 물이 내려가지 못하고 옆으로 침범을 하는 거예요.
⊙기자: 호우에 대비한 수방대책을 게을리 했던 곳곳의 공사장과 시설물들이 이번 수해를 더욱 크게 만들었습니다.
KBS뉴스 김철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