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 언제까지

입력 2001.07.15 (21:0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서울의 첫 추모공원 건립을 둘러싸고 공원 예정지인 서초구가 서울시를 상대로 법정투쟁까지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지자체 간의 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지역이기주의와 이런 극단의 님비주의 저변에 깔린 우리의 잘못된 장묘의식을 진단합니다.
복창현, 김현경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시내 첫 추모공원이 들어설 청계산 개나리골 일대입니다.
터가 확정되면서 주민 반발은 그칠 줄 모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저희들은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투쟁합시다.
⊙기자: 관할 서초구청도 추모공원 터에 먼저 산림욕장을 개장하는 등 추모공원 건립을 막기 위한 주민 여론몰이에 나섰습니다.
게다가 추모공원이 들어설 수 없게 그린벨트에 3만제곱미터 이상의 건물은 짓지 못하도록 조례까지 만들었습니다.
⊙조남호(서울 서초구청장): 해당 구청장을 배제한 채 어떤 도시계획 시설을 한다고 하는 그러한 발상은 이제 버리시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기자: 서울시도 이에 맞서 서초구가 공포한 구 조례가 상위법률에 위반된다며 시정조치를 내렸습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현재 자치구청장 등에게만 있는 그린벨트 내 허가권을 시도지사에게도 줘야 한다고 건교부에 검토의견을 냈습니다.
⊙이춘희(서울시 공원녹지과장):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행위 허가권자를 군수나 구청장으로 한정할 경우에 강력적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추모공원과 같은 도시계획 시설의 설치가 곤란하기 때문에...
⊙기자: 서울시는 이에 따라 추모공원터 일대 그린벨트 해제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만큼은 혐오시설이 들어올 수 없다는 극단적인 님비주의가 지자체 사이의 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복창현입니다.
⊙기자: 추모공원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우선 추모공원에 대한 혐오감이 깊습니다.
⊙서울 서초구 주민: 화장장이 들어선다면 화장장 주변에 있는 집값이라는 건 이거는 분명히 떨어질 거 아닙니까?
⊙서울 서초구 주민: 냄새나고 연기나도 다 그래요.
그러니까 어차피 할 거면 20개를 한쪽에 몽땅 하지 말고...
⊙기자: 주민들의 이 같은 생각은 기존 화장장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추모공원을 과연 혐오시설로만 볼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서울시내 첫 추모공원의 화장로에는 무연무취의 최신식 설비가 갖춰집니다.
또 화장장인 승하원과 납골당인 추모의 집은 공원 전체 면적의 10%에 불과하고 90%는 인공호수와 야외공연장 등 주민 편의시설로 꾸며집니다.
화장문화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는 추모공원에 갖가지 예술장식품을 설치해 안락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꾸준한 공원사업으로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하는 도심의 휴식공간이 됐습니다.
⊙박복순(장묘문화개혁협의회 사무총장): 기피시설이 아니라 복지시설, 또 생활필수시설로써 이제 친숙한 공간으로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자: 잘못된 화장의식이 님비현상으로 이어져 시설확충에 큰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현경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님비 언제까지
    • 입력 2001-07-1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서울의 첫 추모공원 건립을 둘러싸고 공원 예정지인 서초구가 서울시를 상대로 법정투쟁까지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지자체 간의 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지역이기주의와 이런 극단의 님비주의 저변에 깔린 우리의 잘못된 장묘의식을 진단합니다. 복창현, 김현경 두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시내 첫 추모공원이 들어설 청계산 개나리골 일대입니다. 터가 확정되면서 주민 반발은 그칠 줄 모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저희들은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투쟁합시다. ⊙기자: 관할 서초구청도 추모공원 터에 먼저 산림욕장을 개장하는 등 추모공원 건립을 막기 위한 주민 여론몰이에 나섰습니다. 게다가 추모공원이 들어설 수 없게 그린벨트에 3만제곱미터 이상의 건물은 짓지 못하도록 조례까지 만들었습니다. ⊙조남호(서울 서초구청장): 해당 구청장을 배제한 채 어떤 도시계획 시설을 한다고 하는 그러한 발상은 이제 버리시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기자: 서울시도 이에 맞서 서초구가 공포한 구 조례가 상위법률에 위반된다며 시정조치를 내렸습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현재 자치구청장 등에게만 있는 그린벨트 내 허가권을 시도지사에게도 줘야 한다고 건교부에 검토의견을 냈습니다. ⊙이춘희(서울시 공원녹지과장): 개발제한구역 내에서 행위 허가권자를 군수나 구청장으로 한정할 경우에 강력적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추모공원과 같은 도시계획 시설의 설치가 곤란하기 때문에... ⊙기자: 서울시는 이에 따라 추모공원터 일대 그린벨트 해제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만큼은 혐오시설이 들어올 수 없다는 극단적인 님비주의가 지자체 사이의 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복창현입니다. ⊙기자: 추모공원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우선 추모공원에 대한 혐오감이 깊습니다. ⊙서울 서초구 주민: 화장장이 들어선다면 화장장 주변에 있는 집값이라는 건 이거는 분명히 떨어질 거 아닙니까? ⊙서울 서초구 주민: 냄새나고 연기나도 다 그래요. 그러니까 어차피 할 거면 20개를 한쪽에 몽땅 하지 말고... ⊙기자: 주민들의 이 같은 생각은 기존 화장장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추모공원을 과연 혐오시설로만 볼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서울시내 첫 추모공원의 화장로에는 무연무취의 최신식 설비가 갖춰집니다. 또 화장장인 승하원과 납골당인 추모의 집은 공원 전체 면적의 10%에 불과하고 90%는 인공호수와 야외공연장 등 주민 편의시설로 꾸며집니다. 화장문화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는 추모공원에 갖가지 예술장식품을 설치해 안락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꾸준한 공원사업으로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하는 도심의 휴식공간이 됐습니다. ⊙박복순(장묘문화개혁협의회 사무총장): 기피시설이 아니라 복지시설, 또 생활필수시설로써 이제 친숙한 공간으로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기자: 잘못된 화장의식이 님비현상으로 이어져 시설확충에 큰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현경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