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위험천만 ‘낙태약’ 버젓이 유통

입력 2010.10.0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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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사용 자체가 금지된 '낙태약'이 인터넷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국내에서는 안전성 검증도 되지 않은 낙태약이 유통되고 있지만 정부는 실태 파악도 못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김영은 기자,

<질문> 낙태약이 인터넷에서 팔리고 있다는 것 믿기 힘든데요, 우리나라는 낙태가 불법 아닙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낙태약 사용과 낙태 시술을 모두 불법으로 규정해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실제로 낙태가 이뤄지고 있는지 또 낙태약은 사용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산부인과 병원들을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서울의 한 산부인과입니다. 낙태 시술이 가능하냐고 물어봤더니 요즘에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녹취> △△산부인과 (음성변조): "요즘에는 거의 불법이어서 (낙태 수술은) 힘드실 것 같으세요. 저희 병원은"

지난 2월, 낙태 근절운동을 하는 한 의사 모임인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병원 3곳을 불법 낙태시술을 했다며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이 즉각 수사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한 곳은 과장광고로 벌금형을 받았고, 또 다른 곳은 병원 사무장이 징역 2년 6개월 형을 받았습니다.

프로라이프로부터 고발당한 낙태 시술한 의사가 직접 처벌을 받진 않았지만, 병원들은 고소 사건이 있은 뒤로 낙태 시술과 관련해 문의를 하면 대외적으로 시술을 선뜻 해준다고 말하긴 꺼리는 분위깁니다.

현재 우리나라 형법은 낙태 시술하는 의사와 낙태 시술을 받는 여성에 대해 징역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낙태가 허용되는데요,

관련 법에 따르면 부모가 유전학적 질환이 있거나 임신부의 건강에 위해가 될 경우 등에 한해서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질문> 아무래도 낙태 시술을 하기가 옛날보다는 어려워지니까 이제 인터넷에서 낙태약을 찾는 사람들이 있나 보군요. 어떤 방식으로 유통되고 있습니까?

<답변>

네, 인터넷에서 낙태약을 찾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심지어 병원에도 가지 않고 낙태약을 먹고 낙태를 했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지금까지 이 글을 본 사람만 만 4천 명이 넘습니다.

취재진도 인터넷에서 낙태약 판매자를 수소문해 한 낙태약 판매 사이트를 찾아봤습니다.

판매자에게 약에 대해 문의하자 입금한 다음날 바로 약을 받을 수 있다며 구입하기를 부추겼습니다.

<녹취> 낙태약 판매자: "오후에 입금해도 (도착)날짜는 내일일 겁니다."

25만 원을 입금하고 낙태약을 주문하자, 바로 다음날 중국산 낙태약이 택배로 배달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사용 자체가 금지된 의약품인 '낙태약'을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구입한 겁니다.

<질문> 인터넷에서 산 낙태약을 복용하면 부작용도 심할 것 같은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낙태약 사용 자체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낙태약은 모두 그 성분에 대해 국내에서 검증이 되지 않은 것들입니다.

미국 식품의약청 FDA에도 해당 약과 같은 성분의 약을 복용한 여성이 사망한 사례도 수 차례 보고됐습니다.

이렇다보니 낙태약 사용을 허가한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의사의 처방과 지속적인 진단이 있어야만 낙태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엄격히 관리 하고 있습니다.

또, 인터넷에서는 중국에서 한 임신부가 이런 낙태약을 먹고 부작용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글도 올라와 있습니다.

이처럼 검증도 되지 않은 낙태약을 임신부가 의사의 진단도 없이 복용하면 심한 출혈이 일어나는 등 부작용이 생기고 합병증까지 올 수 있습니다.

심하면 생명의 위협도 받을 수 있다는 게 산부인과 전문의의 의견입니다.

<인터뷰> 심상덕(산부인과 전문의): "불완전유산이 되면은 태아가 죽어있는 조직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골반 내 감염도 초래하고. 패혈증까지 초래될 수 있는데, 패혈증은 치사율 40%의 무서운 병입니다"

심지어 낙태약 판매자도 죽은 태아가 자궁에 남아있는 이런 계류유산과 같은 부작용이 있었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낙태약 판매자 (음성변조): "계류유산 많이 돼가지고, 25만 원에 (낙태약을) 팔았는데 계류유산 됐다고 하면 5만 원만 환불해주고 그랬어요." 환불해주고 그랬어요."

식품의약품안전청도 불법 유통된 의약품을 복용한 뒤 발생한 부작용 등에 대해선 법적인 보호를 받기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식약청이야말로 의약품 불법 유통을 감시해야 하는 곳인데,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하던가요?

<답변>

네, 식약청은 낙태약 유통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의약품 불법유통 모니터링을 본격적으로 실시한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사이트 천 백여 곳을 적발해 삭제 등의 조치를 벌였지만 낙태약 유통에 대한 조치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식약청은 모니터링요원 8명을 고용해 인터넷에서 처방전 없이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을 집중 모니터해왔다고 밝혔는데요,

식약청 관계자는 뒤늦게 낙태약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해서도 불법유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인범(식약청 의약품관리과장): "인터넷 상에서의 의약품 불법 거래행위는 소비자에게 위험을 줄 수 있으므로 가능한한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모니터링을 적극 강화해나가겠습니다."

식약청은 '낙태약' 등을 인터넷 사이트 모니터링 검색 지정어 등에 포함하고 인터넷 블로그나 게시판 댓글 등도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에서 낙태약이 유통되고 있고 관련 게시물 등에 대한 조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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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10-03 07:4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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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사용 자체가 금지된 '낙태약'이 인터넷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국내에서는 안전성 검증도 되지 않은 낙태약이 유통되고 있지만 정부는 실태 파악도 못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김영은 기자, <질문> 낙태약이 인터넷에서 팔리고 있다는 것 믿기 힘든데요, 우리나라는 낙태가 불법 아닙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낙태약 사용과 낙태 시술을 모두 불법으로 규정해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실제로 낙태가 이뤄지고 있는지 또 낙태약은 사용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산부인과 병원들을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서울의 한 산부인과입니다. 낙태 시술이 가능하냐고 물어봤더니 요즘에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녹취> △△산부인과 (음성변조): "요즘에는 거의 불법이어서 (낙태 수술은) 힘드실 것 같으세요. 저희 병원은" 지난 2월, 낙태 근절운동을 하는 한 의사 모임인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병원 3곳을 불법 낙태시술을 했다며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이 즉각 수사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한 곳은 과장광고로 벌금형을 받았고, 또 다른 곳은 병원 사무장이 징역 2년 6개월 형을 받았습니다. 프로라이프로부터 고발당한 낙태 시술한 의사가 직접 처벌을 받진 않았지만, 병원들은 고소 사건이 있은 뒤로 낙태 시술과 관련해 문의를 하면 대외적으로 시술을 선뜻 해준다고 말하긴 꺼리는 분위깁니다. 현재 우리나라 형법은 낙태 시술하는 의사와 낙태 시술을 받는 여성에 대해 징역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낙태가 허용되는데요, 관련 법에 따르면 부모가 유전학적 질환이 있거나 임신부의 건강에 위해가 될 경우 등에 한해서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질문> 아무래도 낙태 시술을 하기가 옛날보다는 어려워지니까 이제 인터넷에서 낙태약을 찾는 사람들이 있나 보군요. 어떤 방식으로 유통되고 있습니까? <답변> 네, 인터넷에서 낙태약을 찾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심지어 병원에도 가지 않고 낙태약을 먹고 낙태를 했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지금까지 이 글을 본 사람만 만 4천 명이 넘습니다. 취재진도 인터넷에서 낙태약 판매자를 수소문해 한 낙태약 판매 사이트를 찾아봤습니다. 판매자에게 약에 대해 문의하자 입금한 다음날 바로 약을 받을 수 있다며 구입하기를 부추겼습니다. <녹취> 낙태약 판매자: "오후에 입금해도 (도착)날짜는 내일일 겁니다." 25만 원을 입금하고 낙태약을 주문하자, 바로 다음날 중국산 낙태약이 택배로 배달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사용 자체가 금지된 의약품인 '낙태약'을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구입한 겁니다. <질문> 인터넷에서 산 낙태약을 복용하면 부작용도 심할 것 같은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낙태약 사용 자체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낙태약은 모두 그 성분에 대해 국내에서 검증이 되지 않은 것들입니다. 미국 식품의약청 FDA에도 해당 약과 같은 성분의 약을 복용한 여성이 사망한 사례도 수 차례 보고됐습니다. 이렇다보니 낙태약 사용을 허가한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의사의 처방과 지속적인 진단이 있어야만 낙태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엄격히 관리 하고 있습니다. 또, 인터넷에서는 중국에서 한 임신부가 이런 낙태약을 먹고 부작용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글도 올라와 있습니다. 이처럼 검증도 되지 않은 낙태약을 임신부가 의사의 진단도 없이 복용하면 심한 출혈이 일어나는 등 부작용이 생기고 합병증까지 올 수 있습니다. 심하면 생명의 위협도 받을 수 있다는 게 산부인과 전문의의 의견입니다. <인터뷰> 심상덕(산부인과 전문의): "불완전유산이 되면은 태아가 죽어있는 조직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골반 내 감염도 초래하고. 패혈증까지 초래될 수 있는데, 패혈증은 치사율 40%의 무서운 병입니다" 심지어 낙태약 판매자도 죽은 태아가 자궁에 남아있는 이런 계류유산과 같은 부작용이 있었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낙태약 판매자 (음성변조): "계류유산 많이 돼가지고, 25만 원에 (낙태약을) 팔았는데 계류유산 됐다고 하면 5만 원만 환불해주고 그랬어요." 환불해주고 그랬어요." 식품의약품안전청도 불법 유통된 의약품을 복용한 뒤 발생한 부작용 등에 대해선 법적인 보호를 받기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식약청이야말로 의약품 불법 유통을 감시해야 하는 곳인데,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하던가요? <답변> 네, 식약청은 낙태약 유통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의약품 불법유통 모니터링을 본격적으로 실시한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사이트 천 백여 곳을 적발해 삭제 등의 조치를 벌였지만 낙태약 유통에 대한 조치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식약청은 모니터링요원 8명을 고용해 인터넷에서 처방전 없이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을 집중 모니터해왔다고 밝혔는데요, 식약청 관계자는 뒤늦게 낙태약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해서도 불법유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인범(식약청 의약품관리과장): "인터넷 상에서의 의약품 불법 거래행위는 소비자에게 위험을 줄 수 있으므로 가능한한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모니터링을 적극 강화해나가겠습니다." 식약청은 '낙태약' 등을 인터넷 사이트 모니터링 검색 지정어 등에 포함하고 인터넷 블로그나 게시판 댓글 등도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에서 낙태약이 유통되고 있고 관련 게시물 등에 대한 조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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