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 대피 공간 ‘있으나 마나’

입력 2010.10.04 (22:01) 수정 2010.10.04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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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초고층 아파트는 화재시, 긴급 대피가 무척 중요하죠.

 

그런데, 대피 공간인 피난 시설에 화재 위험이  있는 시설물이  들어서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박찬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두 달 전 입주를 시작한 53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불이 났을 때를 대비해 마련된 대피공간에 들어가 봤습니다.



대피공간에 가스계량기는 물론 공기청정 급배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진공청소 집진기도 거실과 연결돼 있습니다.



<녹취>이종문(입주예정자) : "안을 보시면 전체 플라스틱 제품에다가 이 안으로 가스 다 들어올 수 있다는 얘기죠."



2.4제곱미터의 좁은 공간에 각종 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보니 4명이 들어가기도 벅찹니다.



<인터뷰> 김선희(입주예정자) : "당신같으면 여기들어와서 살라고 했을때 살겠습니까. 이렇게 얘기하니까 저같으면 돈이 없어서 못들어와 삽니다. 이렇게 농담식으로 받아서 넘기고요."



건설사측은 사업승인 당시 내부마감재료를 불연재로 쓰라고 돼 있을 뿐 다른 규정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불이 났을 때에는 대피공간이 외부와 차단되도록 별도의 시설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박찬순(건설사 현장 차장) : "가스 자동차단밸브도 설치를 했고, 나머지는 법적으로 문제도 없고..."



하지만, 국토부 입장은 다릅니다.



<녹취> 국토부 관계자 : "(대피공간안에 그런 시설물이 들어오는 것 자체는 잘못됐다고 보시는 건가요?) 그렇죠. 대피공간에 대피를 위한 시설이 아니라면 대피공간 자체 개념을 잠식하지 않았나 하는 거죠."



지난달 관련 법이 뒤늦게 개정됐지만, 이미 지어진 대피공간을 이용해야 할 주민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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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층 아파트 대피 공간 ‘있으나 마나’
    • 입력 2010-10-04 22:01:11
    • 수정2010-10-04 23: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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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초고층 아파트는 화재시, 긴급 대피가 무척 중요하죠.
 
그런데, 대피 공간인 피난 시설에 화재 위험이  있는 시설물이  들어서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박찬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두 달 전 입주를 시작한 53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불이 났을 때를 대비해 마련된 대피공간에 들어가 봤습니다.

대피공간에 가스계량기는 물론 공기청정 급배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진공청소 집진기도 거실과 연결돼 있습니다.

<녹취>이종문(입주예정자) : "안을 보시면 전체 플라스틱 제품에다가 이 안으로 가스 다 들어올 수 있다는 얘기죠."

2.4제곱미터의 좁은 공간에 각종 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보니 4명이 들어가기도 벅찹니다.

<인터뷰> 김선희(입주예정자) : "당신같으면 여기들어와서 살라고 했을때 살겠습니까. 이렇게 얘기하니까 저같으면 돈이 없어서 못들어와 삽니다. 이렇게 농담식으로 받아서 넘기고요."

건설사측은 사업승인 당시 내부마감재료를 불연재로 쓰라고 돼 있을 뿐 다른 규정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불이 났을 때에는 대피공간이 외부와 차단되도록 별도의 시설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박찬순(건설사 현장 차장) : "가스 자동차단밸브도 설치를 했고, 나머지는 법적으로 문제도 없고..."

하지만, 국토부 입장은 다릅니다.

<녹취> 국토부 관계자 : "(대피공간안에 그런 시설물이 들어오는 것 자체는 잘못됐다고 보시는 건가요?) 그렇죠. 대피공간에 대피를 위한 시설이 아니라면 대피공간 자체 개념을 잠식하지 않았나 하는 거죠."

지난달 관련 법이 뒤늦게 개정됐지만, 이미 지어진 대피공간을 이용해야 할 주민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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