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공모교장, 자기소개서까지 베껴

입력 2010.10.04 (22:01) 수정 2010.10.0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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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부터 실시하는 교장공모제.

응모자들이 낸 경영계획서는 어떤지 살펴 봤습니다.

'교육자'가 맞나 싶을만큼 짜깁기, 베끼기의 결정판입니다.

황현택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올해 서울 지역 교장 공모에 응시한 390여 명이 각 학교에 제출한 경영계획서를 분석해 봤습니다.

17쪽짜리 계획서가 서로 글꼴이나 제목, 디자인은 물론, 내용까지 모두 똑같습니다.

다른 점이라곤 학교 이름 뿐입니다.

이번엔 같은 학교에 응모한 두 명의 경영계획서.

교육 환경 개선이나 지역 사회 연계 등 상당수 내용이 토씨 하나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 지난달 이 학교 교장이 된 응모자는 서로 경영계획서를 나눠보며 베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말합니다.

<녹취> ○○초등 공모 교장 : "많이들 카피해 갔다고요. 서로들. 서로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사실은 자기 소신껏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았어요."

일부는 아예 전문 대행업체를 썼다는 의혹까지 나왔습니다.

<녹취> ○○중학교 교감 : "돈을 주고 (계획서를) 맡긴다고. 설명회 같은 경우에도 프리젠테이션을 깔끔하게 만들어서 잘 설명할 수 있게끔. 학부형들에게."

이렇다보니 자신의 교육 철학을 담은 자기소개서마저 내용이 똑같은 웃지 못할 사례까지 발견됩니다.

<인터뷰> 박보환(의원/국회 교과위) : "공약과 같은 중요한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교장 공모를 통해 짜깁기와 베끼가 도를 넘어선 '표절 교장'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교장공모제는 학교 비리를 막고, 능력있는 인물을 모시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됐습니다.

준비안 된 교장들이 학교를 부실 운영하지나 않을 지 우려됩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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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엉터리’ 공모교장, 자기소개서까지 베껴
    • 입력 2010-10-04 22:01:15
    • 수정2010-10-05 08: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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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부터 실시하는 교장공모제. 응모자들이 낸 경영계획서는 어떤지 살펴 봤습니다. '교육자'가 맞나 싶을만큼 짜깁기, 베끼기의 결정판입니다. 황현택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올해 서울 지역 교장 공모에 응시한 390여 명이 각 학교에 제출한 경영계획서를 분석해 봤습니다. 17쪽짜리 계획서가 서로 글꼴이나 제목, 디자인은 물론, 내용까지 모두 똑같습니다. 다른 점이라곤 학교 이름 뿐입니다. 이번엔 같은 학교에 응모한 두 명의 경영계획서. 교육 환경 개선이나 지역 사회 연계 등 상당수 내용이 토씨 하나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 지난달 이 학교 교장이 된 응모자는 서로 경영계획서를 나눠보며 베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말합니다. <녹취> ○○초등 공모 교장 : "많이들 카피해 갔다고요. 서로들. 서로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사실은 자기 소신껏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았어요." 일부는 아예 전문 대행업체를 썼다는 의혹까지 나왔습니다. <녹취> ○○중학교 교감 : "돈을 주고 (계획서를) 맡긴다고. 설명회 같은 경우에도 프리젠테이션을 깔끔하게 만들어서 잘 설명할 수 있게끔. 학부형들에게." 이렇다보니 자신의 교육 철학을 담은 자기소개서마저 내용이 똑같은 웃지 못할 사례까지 발견됩니다. <인터뷰> 박보환(의원/국회 교과위) : "공약과 같은 중요한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교장 공모를 통해 짜깁기와 베끼가 도를 넘어선 '표절 교장'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교장공모제는 학교 비리를 막고, 능력있는 인물을 모시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됐습니다. 준비안 된 교장들이 학교를 부실 운영하지나 않을 지 우려됩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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