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백수피해 농민 실질적 보상 요구

입력 2010.10.1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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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태풍 '곤파스'로 백수피해를 입은 충남 서산지역 농민들이 말라죽은 벼를 갈아엎고 불태우면서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농민들은 정부의 지원 대책이 생계유지는 물론 내년 농사도 불가능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유진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황금빛 물결 대신 생기를 잃고 잿빛으로 변해버린 들판.

트랙터가 들어서더니 추수를 앞둔 논을 모두 갈아엎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논에 불을 지릅니다.

바짝 말라 쭉정이만 남은 벼이삭에 빠른 속도로 불이 번지면서 순식간에 재로 변합니다.

자신들이 논을 갈아엎고 태웠지만 농민들은 할 말을 잊은 듯한 표정입니다.

<인터뷰>최명기(피해농민): "불을 내고 갈아엎는 것을 눈으로 보는 심정은 울고 싶은 심정이다."

지난달 2일, 충남 서산과 태안에는 태풍 초속 40미터가 넘는 태풍 곤파스의 강풍이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일부 해안지역에서만 강한 바람에 벼이삭의 수분이 순간적으로 증발해 하얗게 말라죽는 백수현상이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서산.태안지역 논의 1/3인 1억 5천만㎡, 축구장 3만 개 면적이 백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인터뷰>고국환: "어느 정도 먹을 줄 알았는데 계속 이런 현상이 나타나서 이것을 벼알이라고 보겠습니까?"

정부가 백수피해를 입은 농민들에게 만㎡당 110만 원의 지원을 하겠다고 하자 농민들은 보상을 거부하면서 집단행동에 들어갔습니다.

예년 소득의 10%가량에 불과한 보상으로는 생계유지나 내년 농사가 불가능하다며 소득의 80%를 보장한 2002년 태풍 루사 때와 같은 지원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종선(AB지구경작자연합회장): "우리가 많을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농민들이 자립을 할 수 있고 자활할 수 있게 하라는 것이지."

서산에 이어 태안지역 농민들도 곧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백수피해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유진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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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 백수피해 농민 실질적 보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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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태풍 '곤파스'로 백수피해를 입은 충남 서산지역 농민들이 말라죽은 벼를 갈아엎고 불태우면서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농민들은 정부의 지원 대책이 생계유지는 물론 내년 농사도 불가능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유진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황금빛 물결 대신 생기를 잃고 잿빛으로 변해버린 들판. 트랙터가 들어서더니 추수를 앞둔 논을 모두 갈아엎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논에 불을 지릅니다. 바짝 말라 쭉정이만 남은 벼이삭에 빠른 속도로 불이 번지면서 순식간에 재로 변합니다. 자신들이 논을 갈아엎고 태웠지만 농민들은 할 말을 잊은 듯한 표정입니다. <인터뷰>최명기(피해농민): "불을 내고 갈아엎는 것을 눈으로 보는 심정은 울고 싶은 심정이다." 지난달 2일, 충남 서산과 태안에는 태풍 초속 40미터가 넘는 태풍 곤파스의 강풍이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일부 해안지역에서만 강한 바람에 벼이삭의 수분이 순간적으로 증발해 하얗게 말라죽는 백수현상이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서산.태안지역 논의 1/3인 1억 5천만㎡, 축구장 3만 개 면적이 백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인터뷰>고국환: "어느 정도 먹을 줄 알았는데 계속 이런 현상이 나타나서 이것을 벼알이라고 보겠습니까?" 정부가 백수피해를 입은 농민들에게 만㎡당 110만 원의 지원을 하겠다고 하자 농민들은 보상을 거부하면서 집단행동에 들어갔습니다. 예년 소득의 10%가량에 불과한 보상으로는 생계유지나 내년 농사가 불가능하다며 소득의 80%를 보장한 2002년 태풍 루사 때와 같은 지원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종선(AB지구경작자연합회장): "우리가 많을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농민들이 자립을 할 수 있고 자활할 수 있게 하라는 것이지." 서산에 이어 태안지역 농민들도 곧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백수피해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유진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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