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포커스] 헝가리 슬러지 유출 재앙

<앵커 멘트>

최악의 환경 참사로 불린 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건이 겨우 수습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헝가리에서 산업폐기물인 독성 슬러지가 유출돼 환경 재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월드포커스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마른하늘에 날벼락" "끔찍한 공포 영화"

지난 4일 헝가리 서부 여커 시의 한 알루미늄 공장에서 유출된 독성 슬러지가 마을을 덮친 순간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의 증언입니다.

갑작스런 재앙으로 최소한 8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천여 명은 농토와 집 등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녹취> 바르가(마을 주민):"무엇이 그렇게 위험하냐고요? 제 친구는 진흙 속에 다리를 넣었다가 화상을 입었어요."

현지에 계속 폭우가 내린 탓으로 슬러지 저수조가 붕괴됐다는 분석도 있지만, 사고 발생 전부터 둑에 심각한 균열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슬러지 유출로 인한 환경오염입니다.

헝가리 정부는 다행히 슬러지가 유입된 하천과 다뉴브강의 수질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환경 단체들은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슬러지'에는 납, 카드뮴, 비소 등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섞여 있는데요, 이게 마르면 유해 성분들이 호흡기를 통해 폐나 혈관에 유입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독소가 토양으로 스며들어 식수 오염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녹취> 주리엔 웨스터호프(그린피스):"젖어있던 슬러지가 말라갈수록 상황은 나빠질 것입니다. 공기에 많은 비소가 섞여있고 토양 샘플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독성 슬러지가 유출된 알루미늄 공장 저수조의 추가 붕괴 가능성이 제기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다른 동유럽 국가들도 강 건너 불구경만 할 순 없는 처집니다.

과거 공산주의 시절에 개발됐다가 방치된 공장이나 광산, 여기에다 폐기물 저장소가 많이 널려 있어서 이런 대형 환경 사고는 뜻하지 않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월드포커스였습니다.